전세살이 고달파도 다세대·연립 안산다

이혜진 기자 2018. 2. 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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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지난해 결혼을 앞두고 지하철 7호선 역세권의 신축 빌라를 알아봤다.

A씨는 "전세 한두 번 살면서 돈을 모아 아파트 전세로 옮길 생각"이라며 "계속 전세로 살더라도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연립·다세대를 매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 초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수도권 연립·다세대 가격이 평균 1.6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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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대비 상승률 절반 그쳐
"투자가치 없다" 매매수요 줄어
서민주거 한 축서 애물단지 전락
[서울경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지난해 결혼을 앞두고 지하철 7호선 역세권의 신축 빌라를 알아봤다. 전용 60㎡를 2억2,000만~2억5,000만원선이면 전세로 구할 수 있었다. 매매와 전세의 차이가 1,000만~3,00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중개업소 사장은 매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했지만 A씨는 거절했다. A씨는 “전세 한두 번 살면서 돈을 모아 아파트 전세로 옮길 생각”이라며 “계속 전세로 살더라도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연립·다세대를 매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서민 주거의 한 축을 담당했던 다세대·연립이 아파트 인기에 밀려 내리막을 걷고 있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만 몰리는 주택 시장 양극화의 또 다른 단면인 셈이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 초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수도권 연립·다세대 가격이 평균 1.6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아파트는 3.16% 올라 연립·다세대 상승률이 아파트의 절반에 그쳤다.

서울의 경우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서울의 경우 연립·다세대는 같은 기간 2.29% 오른 데 반해 아파트는 평균 6.07%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랑구·강북구 등이 위치한 서울 동북권은 1.45% 올랐으며 은평구·서대문구 등이 속해 있는 서울 서북권의 연립·다세대는 2.8% 상승했다. 이 같은 시세도 정비구역 내 다세대까지 포함한 것으로 재개발 가능성이 없는 일반 다세대 주택의 경우 실제 시세는 더욱 떨어진다는 것이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종수 에이스공인 대표(서경 부동산 펠로)는 “과거 빌라의 전세가율이 70%선은 됐으나 이제는 90%가 넘는다”며 “빌라는 입주 후 5년이 지나면 결로가 생기는 등 노후가 급격히 진행되기 때문에 ‘나 홀로 아파트’라도 빌라 대신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사이트에 따르면 강동구 천호역 인근의 한 연립주택(1994년 준공)은 2013년 전용 82.5㎡가 2억4,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4월 같은 연립의 70.7㎡형이 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중랑구 면목역 인근 R빌라(2002년 준공)는 전용 46.9㎡가 지난해 12월 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2016년 11월에는 같은 빌라의 49.6㎡형이 1억9,500만원, 2014년에는 49㎡형이 2억6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가격이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인기가 시들하다 보니 주택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온 연립·다세대·다가구의 향후 인허가 물량도 줄고 있다. 2015년 서울에서만 5만7,465가구의 다세대·연립이 건설 인허가를 받았으나 2016년에는 4만5,755가구, 지난해에는 3만3,818가구로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2015년 14만2,104가구 △2016년 12만2,464가구 △2017년 9만7,086가구로 하향 추세다. 서울 내 다세대·연립의 재고주택은 85만927가구로 아파트(166만7,318가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통계 스타트업 공감의 최우현 이사는 “정비구역 내 다세대·다가구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재개발 가능성이 없는 다세대·연립 가격은 주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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