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되면 수억 번다".. 모델하우스 입장에만 4시간

진중언 기자 2018. 3. 1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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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 첫날.. 문 열기도 전에 4000명 장사진]
3.3㎡당 평균 분양가 4160만원, 주변 아파트보다 1000만원 싸
강남 분양시장 다시 과열 조짐.. 중도금 대출 없고 불법 집중 단속
청약 경쟁률 예상보다 낮을 수도

16일 오후 서울 양재동 '디에이치자이 개포' 모델하우스 앞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맨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50대 여성은 지친 표정으로 "여기까지 오는 데 4시간 가까이 걸렸다"고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오전 6시부터 대기 줄이 생기더니 오전 10시 모델하우스 문을 열 때 4000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었다"며 "하루에 1만5000명씩, 일요일까지 4만5000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내부도 북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오후 1시 50분에 상담 번호표를 뽑으니 대기 인원이 877명이었다.

“강남 로또 아파트 보자” 4시간 줄 섰다 -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문을 연 ‘디에이치자이 개포’ 모델하우스 앞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늘어섰다. 오전 10시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었을 때 입장 대기 인원이 4000여명에 달했고, 종일 일대가 혼잡을 빚었다. 일부 방문객은 모델하우스 입장까지 4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평일임에도 1만5000여명이 방문했고, 모델하우스를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했다”고 밝혔다. /장련성 객원기자

올해 서울 강남권에 공급되는 아파트 중 '최대어'로 꼽히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에 주택 수요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단지의 청약 성적이 올해 강남권 주택 경기를 예상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본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최근 강남권 아파트 값 상승세가 꺾였는데, 디에이치자이 개포 청약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 시중 여유 자금이 다시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당첨되면 수억원 번다' 기대에 구름 인파

"30평대 당첨되면 최소 3억원은 벌지 않을까요? (중도금 등) 자금 마련은 나중에 생각하려고요."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 8단지를 재건축하는 이 단지가 '로또 아파트'라고 불리며 시장에서 과도한 관심을 받는 것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이 단지는 정부가 사실상 분양가를 규제하면서 주변 시세보다 낮은 3.3㎡당 평균 4160만원에 공급된다. 내년 초 입주하는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면적 84㎡ 분양권이 작년 12월 18억2080만원에 거래됐는데, 공급 면적 기준 3.3㎡당 5360만원 정도이다. 청약자들은 디에이치자이 개포에 당첨되면 3.3㎡당 1000만원 넘는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년 9월 서초구 잠원동에서 분양한 '신반포센트럴자이'도 3.3㎡당 분양가가 주변보다 수백만원 낮게 책정되면서 평균 1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를 낮춰도 집값은 결국 시세를 쫓아가는데, 정부 규제가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15개 동(棟)에 1996가구가 들어서는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임대 물량을 뺀 169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전용 85㎡ 이하는 무주택 기간, 부양 가족, 청약통장 가입 기간 등을 따져 100% 가점제로 뽑는다. 85㎡ 초과 주택형은 50% 가점제, 나머지 50%는 추첨제이다. 강남구 주민인 윤모(67)씨는 "청약가점제로는 확률이 없어 40평형대 추첨을 노리고 있다"면서 "당첨만 되면 지금 사는 집을 처분해서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중도금 대출 안 되고, 불법행위 단속 심해

중도금 대출이 없어서 청약 경쟁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가장 작은 주택형인 전용 63㎡도 분양가가 10억원 정도여서 계약금(10%)과 중도금(60%)으로 7억원가량 자체 조달해야 한다. 무턱대고 청약했다가 자금 마련이 어려우면 아까운 청약 기회만 날리게 된다.

정부도 디에이치자이 개포를 비롯해 강남권 분양 시장이 과열 분위기가 나타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날 모델하우스 곳곳에는 '부정 당첨자는 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고, 위장 전입 여부 등을 관계 기관에서 직권 조사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국토부와 강남구청은 오는 23일 이 단지 특별 공급 당첨자를 대상으로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날 '강남권'에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외에도 모델하우스 두 곳이 문을 열었다. SK건설과 롯데건설이 경기도 과천에 공급하는 '과천 위버필드'와 HDC아이앤콘스가 분양하는 강남구 논현동 '논현 아이파크' 모델하우스에도 수천 명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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