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하루만에 품절"..큰손들이 찾는 '해외 부동산 펀드'

진경진 기자 2018. 3. 2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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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재테크]"자금 조달 비용·임차 조건 등 꼼꼼하게 따졌다면 과감한 투자도 OK"




서울 강남에 사는 A씨(54세)는 최근 퇴직금 투자처를 찾다가 주거래 증권사 창구에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 예약을 부탁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의 경우 상품이 나오기만 하면 바로 완판되는 경우가 많아 시기를 놓치면 다음 펀드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A씨는 "담당 PB로부터 대기하고 있는 고객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괜찮은 펀드일수록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좋은 상품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간 부동산 펀드는 자산가들에게 그야말로 없어서 못사는 상품이 됐다.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식에 비해 큰 변동성이 없다는 인식 때문에 자산배분 차원에서 훌륭한 투자처라는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 부동산 펀드의 경우 수익형 부동산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어 큰손들의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상품기획팀 부장은 "저금리 체제에서 주식·채권 등 모든 상품을 통틀어 연 6~7%의 수익이 나오는 상품은 그리 많지 않다"며 "부동산 펀드는 채권이 아닌데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주식이 아닌데도 배당을 받을 수 있어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없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주식보다 안전하고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 매력"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체 부동산 펀드 판매잔고는 56조원으로 지난해 1월 말(44조) 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인 상황에서 예금이나 채권보다 수익률이 좋고, 주식보다는 변동성이 적은 부동산으로 투자금이 많이 유입됐다. 전체 부동산 펀드 판매 잔고 중 98% 수준인 55조원이 사모 펀드로 운용되고 있다.

사모펀드의 경우 최저 가입 금액이 1억원 이상, 투자자 49인 이하 등 가입 요건만 충족하면 되기 때문에 부동산 펀드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도 마찬가지지만 해외 부동산의 경우 좋은 물건일수록 전 세계에서 경쟁자가 몰리기 때문에 가장 빠르게 투자자를 모집한 펀드가 해당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 제한이 없는 공모 펀드 보다 소수의 투자자로 구성된 사모펀드가 시장 상황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모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적으로 국내보다는 해외가, 해외에서도 일본, 유럽 등이 좋은 투자처로 꼽힌다. 일본, 유럽 현지 금융기관의 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손현승 하나금융투자 반포금융센터 VIP PB(프라이빗뱅커) 부장은 "일반적으로 유럽이나 일본의 대출 금리는 1%대여서 국내보다 저렴한 이자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며 "대출을 1%대로 받으면 큰 사이즈의 부동산을 매입하는데 무리가 없고, 대출 금리를 제외해도 실질 수익률 6~9%를 얻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펀드 투자자들은 투자 건물 내 어떤 임차인이 들어와 있는지, 계약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따지는 것도 중요시 한다.

리치먼드 자산운용 관계자는 "부동산 펀드의 수익률은 임차인이 누구냐에 따라 극명하게 갈라진다"며 "평소 임차인의 임대료로 이익을 얻고, 건물 매각시에는 임차인이 누구냐에 따라 빠르게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 부장도 "건물 내 입주자가 누구인지, 임대료를 못 낼 우려는 없는지, 계약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꼼꼼하게 파악해 상품을 선별해야 좋은 수익률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해외 부동산 펀드 대부분이 글로벌 기업이 입주한, 임차인 리스크가 적은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외무부 청사 장기임차권을 사들였고, KTB자산운용은 영국 메리어트 호텔에 투자했다. 하나자산운용과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도 지난해 벨기에 소재 유럽의회 오피스 빌딩을 인수했다.

◇"금리 인상·가격 거품은 주의해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해외 부동산 펀드의 기간별 평균 수익률은 △최근 1년 2.61% △3년 7.06% △5년 13.82% 수준으로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개별 펀드로 들어가면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수익률이 공개되는 공모형의 경우 '미래에셋맵스아시아퍼시필부동산공모1'는 2007년 설정 이후 펀드 수익률이 80.44%에 달하는 반면,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브라질월지급식부동산'(2012년)은 마이너스(-) 53.1%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도 부동산 투자를 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 매각 작업이 순조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생긴 손실은 고스란히 투자자가 안을수 밖에 없다.

또 부동산 펀드의 경우 상당한 기간이 지난 후에야 수익이 실현되는 구조라 당장의 시장 상황만 보고 투자하기도 쉽지 않다. 더욱이 해외 부동산 펀드는 세부적인 정보가 부족해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 조달 비용과 부동산 가격 고평가 부담감이 더해져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임차 조건이나 자금 조달 비용 조건 등 좋은 부동산 펀드를 찾아냈다면 과감하게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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