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잡음 들리는 '50조원 도시재생뉴딜'

김창성 기자 입력 2018. 4. 25.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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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이화마을 곳곳에 써진 일부 주민들의 도시재생사업 반대 의견. /사진=김창성 기자
“사람들이 자꾸 집 앞에 찾아와 사진 찍으니까 너무 시끄러워요.” (북촌한옥마을 주민 A씨)
“개발도 좋지만 원래 살던 사람을 배려하는 정책이 우선시 돼야죠.” (이화마을 주민 B씨)

5년간 50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은 강제 철거와 같은 기존의 막무가내 식 재개발이 아닌 기존의 것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지역 특성에 맞게 새 옷을 입힌다는 취지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도시재생뉴딜사업이 곳곳에서 암초를 만났다.

각 지자체는 방송이나 영화 촬영장소 등으로 유명세를 탄 곳을 관광산업에 걸맞은 방향으로 개발하기 위해 자체 도시재생사업계획을 수립했지만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끊이지 않는 관광객의 발길로 시끄럽다는 주민과 동네의 상징성을 보존해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기 때문.

과연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과 지자체의 도시재생사업은 갈등을 봉합하고 원활히 추진될 수 있을까.

◆전국 500곳에 50조 투입

전국 500여곳의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은 문 대통령 임기 5년 동안 매년 10조원씩 총 50조원이 투입되는 핵심 국정과제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기존의 무분별한 재개발과 달리 사람과 도시가 한데 어우러진 조화로운 개발을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무조건 낡은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다시 짓는 방식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활력을 불어넣는 방식으로 추진해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는 사업 추진에 국비 등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구도심과 노후주거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과 도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국토교통부는 지역별 사정에 맞는 도시재생뉴딜사업 모델 개발에 나서는 동시에 부작용으로 우려되는 원주민 내몰림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다. 또 다양한 도시재생사업 관련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학계·지자체·사회적협동조합·마을활동가 등 전문가 그룹의 의견도 수렴할 방침이다.

◆개발에서 재생으로 전환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도시재생뉴딜사업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토부와 국토연구원,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공동 주최한 ‘제5차 국토종합계획’ 수립 심포지엄에 참석해 개발 중심의 국토정책 패러다임을 재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모두를 위한 국토를 만들기 위해 ‘포용·지속가능성·혁신과 통합’이라는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며 “이는 인구감소·저성장·4차 산업혁명 등을 고려할 때 제조업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 추진 계획에 발맞춰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도 이와 연계된 차별화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과거 뉴타운정책 등에서 야기된 무분별한 재개발정책이 아닌 관광사업 중심의 도시재생사업을 계획했다.

다만 두 거대도시는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 초기 대상지역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자체적으로 팀을 꾸려 낙후지역 활성화에 나섰다. 서울과 부산이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는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서다. 부동산시장이 과열양상으로 치달았지만 정부 역점사업에서 규제와 재생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엇박자 행보를 보인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곳곳에 자리한 갈등

기대만큼 우려도 큰 법이다,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과 각 지자체가 추진 중인 관광활성화에 역점을 둔 도시재생사업을 둘러싸고 곳곳에 잡음도 감지된다.

부산시는 지난해 방영된 KBS2 TV 드라마 <쌈, 마이웨이> 주요 촬영지를 관광객 유치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지만 이곳에 거주 중인 주민들은 촬영 당시에도 불만이 가득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동네를 찾아와 사진을 찍고 벽에 낙서를 하는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

서울 낙원아파트와 북촌한옥마을, 이화마을도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두고 주민 갈등을 빚는다. 서울시는 악기상점이 밀집한 낙원상가 옥상을 내년까지 북악산, 창덕궁, 종묘, 남대문, 남산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조망 명소로 재생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몇년째 상권이 침체된 낙원상가 측은 도시재생사업을 찬성하지만 아파트 주민들은 주거불편을 이유로 반대해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북촌한옥마을과 이화마을의 경우도 관광산업에 걸맞은 방향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했지만 끊이지 않는 관광객 발길로 일부 주민이 불편을 호소하는 바람에 개발 찬성 주민과 대립 중이다.

이화마을의 경우 명물로 자리한 벽화를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 때문에 불만이 쌓인 일부 주민이 벽화를 훼손하고 빨간 페인트로 도시재생사업에 불만을 표출하는 메시지를 적었다, 반면 사업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동네의 상징으로 자리한 벽화의 상품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개발계획을 수립한 관할 지자체는 주민 갈등이 원만히 봉합되길 원하지만 의견 대립이 워낙 첨예해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다. 이에 정부의 도시재생뉴딜사업과 지자체의 도시재생사업은 당분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7호(2018년 4월25일~5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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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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