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완성형 부촌' 꿈꾸는 성수동의 빛과 그늘

김창성 기자 입력 2018. 4. 2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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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건물을 개조해 만든 성수동의 한 갤러리 카페.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이 완성형 부촌으로 거듭날 채비를 갖췄다. 한강과 서울숲을 내려다볼 수 있는 부지에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선 데다 가까운 지하철역과 차량을 이용해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하기도 편해서다. 시세도 수십억원대를 형성해 강북 최고가를 넘어 부촌의 상징인 강남도 위협할 기세다.

최근 서울시는 2022년 6월까지 이전·철거를 확정한 인근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를 포함해 미완의 서울숲 총 61만㎡를 완성하는 내용의 미래 구상안도 발표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인근 노후아파트의 기대감도 한층 고조됐다. 반면 폐업율이 증가하며 부침을 겪은 인근 상권은 치솟는 임대료 걱정이 앞선다.

◆시세 수십억원… 강남 넘보는 부촌

갤러리아포레는 성수동을 신흥부촌으로 이끈 주역이다. 서울숲과 분당선 서울숲역 앞에 자리 잡은 갤러리아포레는 2011년 입주한 45층의 주상복합 아파트다. 이곳은 강북 최고가 아파트라는 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최근 몇년간 시세가 껑충 뛰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4월17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168㎡는 32억~35억원, 217㎡는 42억5000만~45억5000만원, 241㎡는 47억~52억5000만원에 평균 시세가 형성됐다. 워낙 고가 아파트이다 보니 등록 매물도 몇건 없다.

월세의 경우 241㎡가 보증금 2억원에 월 2000만원이고 170㎡는 전셋값이 25억원에 형성돼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 7~8채 매매가를 보였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갤러리아포레는 성수동에 부촌 이미지를 각인시킨 아파트”라며 “큰 폭의 시세 변동 없이 30억원 이상을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갤러리아포레의 뒤를 이어 지난해 8월 입주한 트리마제는 성수동의 부촌시대 본격 개막을 알린 아파트다. 트리마제의 입지는 갤러리아 포레와 비슷하지만 강변북로 바로 앞에 위치해 한강 조망은 더 뛰어나다. 한때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로 남았지만 입주를 앞두고 모두 완판된 데다 배우·가수 등 유명인까지 이사하며 이름값을 높였다.

트리마제 역시 뛴 이름값만큼 시세도 비싸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 136㎡는 26억5000만~28억원, 140㎡는 29억~31억원이며 최고층인 46층에 자리한 216㎡ 펜트하우스는 67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월세는 84㎡가 보증금 1억~3억원에 월 450만~720만원, 전세는 136㎡~140㎡가 24억~34억원까지 형성됐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트리마제는 갤러리아포레나 몇년 뒤 들어설 아크로서울포레스트보다 한강 조망이 더 뛰어나다”며 “최근 TV에 소녀시대 써니 등 유명 연예인이 거주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건설현장(앞)과 갤러리아포레. /사진=김창성 기자
◆완성형 입지 탄탄… 상권은 침울

성수동의 부촌시대를 연 갤러리아포레와 트리마제에 이어 2021년에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도 서울숲 옆에 들어선다. 사업 추진이 더디긴 하지만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부지 앞에는 부영이 호텔 건립도 계획 중이다. 한강과 서울숲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입지에 4개의 초고층 주거시설과 위락시설 등이 들어서면 부동산시장에서 성수동의 부촌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재건축을 바라보는 인근 노후아파트는 갤러리아포레, 트리마제,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후광효과를 입을 가능성이 커 기대감이 팽배하다.

트리마제 인근 아파트 입주민 C씨는 “성수동 일대는 학군이나 편의시설 등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재건축 연한까지는 한참 남았지만 성수동을 보는 시장 인식이 달라져 지속적인 집값 상승 기대감은 크다”고 말했다.

갤러리아포레 인근 주택가 거주민 D씨도 비슷한 입장. 그는 “공장지대였던 성수동에 높은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니 위화감이 든다”며 “하지만 이들 덕에 성수동의 가치가 높아져 집값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기대했다.

성수동에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며 완성형 부촌 등극이 기대되면서 집주인과 시장의 관심이 커졌지만 상권은 걱정이 태산이다. 땅값과 임대료가 동시에 올라 내몰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갤러리아포레 인근 상인 E씨는 “성동구에서 임대료 상승을 제한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지역의 가치가 계속 뛰는 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며 “근처 카페거리만 가도 문 연지 얼마 안돼 나가는 이가 수두룩하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서울숲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수제화거리, 카페거리에는 독특한 콘셉트의 음식점과 커피숍이 즐비하지만 공사 중인 곳도 많았다. 주민들은 얼마 못버티고 가게가 자주 바뀌는 곳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상인 F씨는 “비싼 임대료를 충당할 만큼 수익이 받쳐주지 못하니 못 버티는 것”이라며 “성수동에 씌워진 부촌이미지가 모두에게 달갑지는 않다”고 씁쓸해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7호(2018년 4월25일~5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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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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