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은 급랭'..소리 없이 바쁜 '재개발'

권이상 기자 2018. 5.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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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권이상 기자]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 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조합들이 잇따라 시공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철거가 진행 중인 지방의 한 재개발 현장 모습.ⓒ데일리안DB

재개발·재건축을 주축으로 움직이는 도시정비업계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재건축 시장은 최근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 폭탄으로 급격히 분위기가 냉랭해지고 있다. 그러나 재개발은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가 활발해지면서 조용하지만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서울 재개발에는 시공사 선정에 따라 수억원의 피(웃돈)이 붙기 시작한 곳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재건축은 조합 설립 이후 조합원 지위양도가 제한되지만 재개발 사업은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때까지는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가는 것도 재개발의 사업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같이 수요자들의 눈길이 재건축에서 재개발로 옮겨가자 시공사들도 최근 규제가 덜한 재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서울의 한 재개발 수주전에서는 과거 재건축에서 보이던 대형사들의 수주과열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2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 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조합들이 잇따라 시공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에서는 가장 최근 SK건설이 지난 13일 노량진2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SK건설은 이미 수주한 노량진 6·7구역을 포함해 노량진 일대에 2500여가구 규모의 ‘SK 뷰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계룡건설은 지난 11일 서울시 성북구 보문동 1가 일대 ‘서울 보문 제2구역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의 첫 서울 진출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번 수주를 교두보로 삼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시공사를 결정할 서울 흑석9구역 재개발에서는 과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GS건설과 롯데건설이 맞붙었기 때문이다.

양 건설사 모두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데다, 특히 롯데건설이 조합원들에게 ‘확정이익 보증금 지급’을 약속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서 문제가 된 거액의 이사비와 다름없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파주시 금촌새말지구 재개발을 중흥토건·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지난 12일 시공권을 따내 업계 눈길을 끌었다.

앞서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중흥토건·롯데건설 컨소시엄을 비롯해 동부건설, 대방건설, 라인건설, STX건설, 서해종합건설, 동양건설산업 등이 참여해 시공자 선정을 향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지방에서는 대구지역 재개발 사업지가 올 상반기 지방권 정비사업 수주시장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신축 가구수가 1000∼3000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해 수주시장을 달구고 있다.

우선 지난 8일 서대구지구 재개발 조합이 시공사 현설을 열었다. 이곳은 10년 이상 사업이 정체됐던 곳이지만,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공모한 2018년 ‘상반기 공공지원 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의 신규 후보지로 선정되며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서대구지구 인근 평리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조합도 비슷한 일정으로 시공사를 모집한다. 평리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31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대구 북구 노원2동 재개발 조합도 평리2재정비촉진구역과 같은 일정으로 시공사를 모집한다.

이 밖에 대전 대흥4구역 재개발과 부산 당리2구역 등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재개발이 재건축을 제치고 도시정비업계의 주인공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재개발이 재건축 보다 규제가 덜해 시공사는 물론 수요자들에게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열기 너무 달궈지면 정부가 재건축과 같이 각종 세금 폭탄을 매길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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