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신규분양 아파트 이젠 '반값 아파트' 됐네

김관웅 2018. 5. 2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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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역 파라곤 주변시세의 54% 수준.. 10만 청약설 등 청약광풍 예고
하남감일 포웰시티, 디에이치자이 개포 등도 주변 시세의 70%수준
업계 "과거 보금자리주택도 시세의 80% 이하로는 안떨어졌었는데.." 

서울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공급되는 신규 분양 아파트가 사실상 '반값 아파트'가 됐다. 지난주 말 미사강변도시에서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 일정을 시작한 '미사역 파라곤'의 분양가격은 인근 시세의 50%를 겨우 넘기는 수준에서 책정돼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는 얼마전 서울 강남권에서 청약광풍을 몰고 왔던 '디에이치자이 개포'나 하남감일지구 '포웰시티'의 70% 수준보다도 더 낮아진 것이다.

이처럼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거의 반값 수준까지 내려간 것은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절차를 활용해 분양가 규제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어서다. 실제 최근 신규 분양단지의 분양가는 과거 이명박 정부때 분양가를 주변 시세의 80~85% 수준으로 분양했던 보금자리주택보다 더 싸게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사역 파라곤 시세의 54.8% 수준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건설산업이 미사강변도시 C1블록에서 지난 25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시작한 '미사역 파라곤'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430만원이다. 분양공고가 나오기전까지만해도 현지 중개업소들은 3.3㎡당 1600만~1700만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분양가가 훨씬 낮은 가격으로 나오자 수도권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현재 인근에 위치한 공공분양 24평(전용면적 59㎡)아파트도 6억원이 넘는데 미사역 파라곤 40평(전용면적 102㎡)이 5억원 중반대에 나왔으니 얼마나 싸게 나온 것인지 알수 있다"며 "분양가가 3.3㎡당 1700만원이라도 청약을 하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는데 청약을 받아봐야 알겠지만 이미 일각에선 '10만 청약설'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미사역 파라곤 전용면적 별 분양가는 지상 20층 이상 기준으로 102㎡가 5억6800만원, 107㎡이 5억8300만원, 117㎡이 6억4650만원이다. 미사강변도시 북쪽에 위치한 미사강변리버포레 전용면적 102㎡(18층)의 최근 실거래가격이 10억35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미사역 파라곤의 분양가는 시세의 54.8% 수준인 셈이다. 분양받는 즉시 시세차익만 해도 5억원 가까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미사역 파라곤이 미사역을 낀 초역세권 단지여서 미사강변도시에서 가장 선호하는 단지라는 것을 감안하면 시세차익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는게 현지의 분석이다. 미사역 파라곤은 지하 3층~지상 30층 8개동에 전용면적 102㎡ 462가구, 107㎡ 229가구, 117㎡ 232가구, 195㎡ 2가구 등 총 925가구로 구성됐다.

■"보금자리주택도 시세의 80% 수준이었는데…."
업계에서는 이미 미사역 파라곤 분양 이전부터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과거 보금자리주택 수준 아하로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말 하남 감일지구에서 포스코건설이 분양했던 포웰시티만 봐도 그렇다. 포웰시티는 비슷한 입지로 평가받는 미사강변도시 시세의 70% 수준이다. 포웰시티 전용면적 99㎡(20층 이상) 분양가는 6억7800만원으로 미사강변센트럴자이 전용면적 98㎡의 최근 실거래가격이 9억6000만원인 것을 감안할때 70.6%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포웰시티는 청약 1순위에서 총 2096가구 모집에 무려 5만5110명이 청약통장을 접수했다. 이 가운데 청약가점 만점(84점) 당첨자도 무려 3명이나 나왔다.

앞서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현대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공무원연금공단 아파트를 재건축해 공급한 '디에이치자이 개포'도 주변 시세의 70% 수준에서 분양돼 청약 1순위에서만 3만1423명이 몰리는 등 청약광풍을 일으켰다.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가 14억1700만원(20층 이상)으로 바로 옆에 위치한 래미안루체하임의 같은면적대 아파트 시세가 19억원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74.5% 수준이었다. 또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블레스티지의 전용면적 84㎡의 시세 21억원과 비교하면 67.4%에 불과했다.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도 이처럼 싸지는 않았다. 분양받는 일부만 혜택을 누리게 된다는 지적에 따라 서울 강남권 내곡, 세곡, 우면지구 등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세의 80~85%를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사역 파라곤에 이어 서울 강동 고덕지구에서 분양예정인 고덕자이도 시세의 60%대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이처럼 주변 시세에 비해 과도하게 낮은 분양가는 주택시장 왜곡과 더불어 온 국민을 요행만 바라보게 만들수 있다"고 지적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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