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별곡] 무너지는 40년 상권.. "자업자득"
노량진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점차 활기를 잃어가는 이곳을 모래시계에 비유했다. 모래가 줄어들고 있지만 겉으로는 잘 티가 나지 않는 모래시계처럼 공시생이 하나둘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1970년대 말 정부의 도심기능분산정책에 따라 종로학원들의 대규모 이전이 이뤄지며 국내를 대표하는 공시촌으로 성장한 노량진은 정말 침몰하고 있을까. 2018년 6월 노량진의 모습을 살펴봤다.
◆인기 뷔페식당 폐업… 상인들 살길 찾기 혈안
현충일 하루 전인 지난 5일 오전 노량진을 찾았다. 통계상 노량진 공시생 유출이 본격화됐다지만 여전히 길거리에는 헐렁한 트레이닝복 차림의 공시생들이 거리를 활보했다.
사장 박모씨(43)는 "지난해 말부터 손님이 계속 줄었다"며 "매출이 20% 정도 떨어져 알바생을 1명 줄였다"고 말했다. 눈에 띈 것은 고기값. 기자가 지난해 방문할 당시 9000원이던 삼겹살 1인분 값이 1만원으로 올라있다. 박씨는 "공시생 상대로 장사하는 건데 나라고 가격을 올리고 싶었겠나. 수지타산을 맞추려니 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달부터 매일 이곳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공시생 남모씨(29)는 "원래 고구려 고시식당을 이용했는데 지난달 문을 닫았다"며 "그나마 이 식당이 사는 곳과 가까워 자주 찾는다. 호텔요리사 출신이 조리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빨리 먹고 가는 게 목표"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남씨가 말한 '고구려'는 지난달 18일 폐점한 서울 노량진의 대표 뷔페식당을 말한다. 이곳에서는 3000~4000원만 내면 그날 나오는 메뉴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어 공시생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갈수록 매출이 줄어 개업 8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용객 수가 꽤 많았던 고구려가 문을 닫을 정도니 다른 뷔페식당의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지하 뷔페식당 옆 점포 사장에게 5900원 뷔페가격이 다소 비싸지 않느냐고 묻자 "4000원짜리 고구려가 망할 정도면 말 다한 것 아니냐"며 "5000원 이상 받지 않으면 뷔페식당을 운영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유흥거리 안쪽으로 들어가자 많은 고시텔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큰 문구는 '빈방 있음'이다. A고시텔 아르바이트생 김모씨(30)는 "객실 15개 중 6개가 빈방"이라며 "각종 시험이 끝나는 기간에 공실이 많아진다. 이 시기에 빈방이 이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노량진 거주 공시생의 꿈은 시험에 합격해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곳 상인들도 노량진을 벗어나려 하지 않을까. 40년간 쌓아온 노량진 모래성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4호(2018년 6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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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kjhnpc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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