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투자로 75억 빌딩 만든 리모델링 기술

백승환 빌딩드림 과장 2018. 6. 1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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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은 각종 규제가 심해지면서 예전처럼 큰 시세차익을 얻기 어려워 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빌딩 투자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3가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인접 도로·상권·수익률을 따져봐야 합니다. 물론 3가지를 모두 갖춘 건물은 단언컨대 없습니다. 셋 중 하나 정도 부족한 물건을 골라 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방법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리모델링 공사 이전의 서울 강남구 5층 건물. /빌딩드림


실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1995년 건축한 지하1층~지상 5층 건물입니다. 폭 10m와 4m 도로의 코너를 접한 건물로 상권도 준수합니다. 하지만 임차 업종과 임대 수익률이 아쉬운 건물이었습니다. 전 소유자가 고령인데다 대부분 15년쯤 된 장기 임차인들로 구성돼 임대료가 오랫돋안 그대로였습니다. A씨가 43억원에 이 건물을 매입했습니다. 매입 당시 투자 수익률은 연 2.1%에 불과했습니다.

A씨가 빌딩을 사들이기 전 층별 임차 현황. /빌딩드림


다만, 이 빌딩은 A씨가 매입할 당시 주변 시세 대비 5~10% 정도 저렴한 3.3㎡(1평)당 5100만원에 매물로 나왔죠. 그런데 1년이 지난 현재 시세가 평당 6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세 차익은 확보된 셈이죠. 하지만 A씨는 여기서 더 큰 시너지를 내기 위해 리모델링을 시작했습니다.

이 건물은 현재 2종 일반주거지역이지만 이미 용적률 244%를 적용받아 신축보다 리모델링이 적합했습니다. 리모델링하려면 임차인 명도(明渡)가 가장 힘듭니다. 계약기간이 남은 임차인들이 거부하면 내보내기 쉽지 않죠.

리모델링 공사 이후 달라질 건물 모습. /빌딩드림


다행스럽게도 이 건물은 임차인 명도가 비교적 쉽게 이뤄졌습니다. 보통 이 정도 상권에서는 임차인 1명을 내보내려면 합의금과 권리금·이사비용 등을 합쳐 5000만~8000만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재 연면적 305평의 리모델링 공사비는 평당 200만~250만원 정도로 총 5억원이 소요됩니다. 공사비 5억원에는 엘리베이터 설치비도 포함돼 있습니다. 기존 건물이 5층임에도 그동안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실 옆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습니다. 계단실 옆 화장실 공간이 넓은 편이어서 건물의 임대 가능 면적은 거의 줄어들지 않고 공사가 가능했습니다.

여기서 알아둬야 할 점은 엘리베이터 설치하는데 발주부터 생산까지 최소 3개월은 걸린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리모델링 공사는 1개월이면 끝나지만 엘리베이터가 필요할 경우 그 기간이 많이 늘어납니다.

공사는 지난 4월 시작해 7월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기 전에 미리 임대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런 상권에 깔끔하고 번듯하게 리모델링한 코너 빌딩은 임차인들이 아주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주차장이 있던 1층엔 테라스와 주차장을 겸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1~2층은 복층(復層) 구조로 두 개 층을 함께 사용하는 프랜차이즈 음식점 업체를 유치할 계획입니다. 미용실과 이자카야(일본식 술집)도 임대 문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리모델링 이후 층별 임차인 모집 계획과 예상 임대료. /빌딩드림


리모델링 후 수익성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표를 보면 전체 보증금 3억 7000만원, 월 임대료 2300만원이 예상되고, 관리비는 총 268만원으로 추산됩니다. 주변 상권을 감안하면 충분히 실현 가능합니다. A씨는 계획대로 리모델링과 임대를 마친 뒤 내년에 75억원에 재매각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결론적으로 A씨는 대출 37억원을 받았기 때문에 현금 6억원, 리모델링 공사비 5억원을 합쳐 총 11억원만 투자한 셈입니다. 내년에 75억원에 매각에 성공하면 차익은 32억원이고 양도소득세를 제외해도 실제 순수익은 약 13억~13억5000만원입니다. 현금 11억원을 들여 1년만에 100%가 넘는 13억원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죠.

각종 규제로 인해 주택 투자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입가 정도인 현금 10억~15억원으로 건물을 산다면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투자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리모델링은 조금만 노력하면 많은 추가 수익을 남길 수 있습니다. 다만 임차인 명도 과정이 얼마나 순탄하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투자 성패가 좌우될 수 있습니다. 명도 과정에서 돈은 돈대로 들고 시간도 허비하면서 수익을 남기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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