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팔라진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6월 거래량 전년比 70% 감소

이재원 기자 2018. 6. 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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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7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파트 값은 여전히 내려갈 기미가 보이질 않는 상황.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눈치 싸움이 팽팽한 가운데, 아파트 값이 다시 상승세를 탈지 아니면 고개를 숙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의 아파트 단지. /오종찬 기자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6월 들어 지난 18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는 모두 2720건이 이뤄졌다. 하루 평균 151건이 거래된 것으로, 작년 6월(477건)의 31.7%에 불과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처가 시행된 지난 4월부터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다주택자 중 집을 팔겠다고 결정한 사람들이 집을 내다 판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3838건에 달했다. 작년 3월(6658건)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4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월의 절반 수준인 6237건에 그쳤다. 작년 4월과 비교해 20%쯤 줄어든 수치다. 감소세는 5월에도 이어졌다. 지난해 5월(1만194건)의 54.3% 수준인 5536건밖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거래량은 6월 들어 더 줄었다. 거래 절벽을 실감케 하는 상황이다.

특히 강남 4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의 거래량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줄었다. 강남구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작년 6월의 10분의 1 수주인 4건에 불과했고, 서초구와 송파구의 거래량도 각각 하루 평균 6건과 7건에 그쳤다.

이런 거래 위축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3월에 거래량이 크게 늘었던 것과 전세가율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거래량이 크게 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하반기 거래량은 작년의 절반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거래는 많이 줄었지만, 서울 대부분 지역의 집값은 오히려 소폭 올랐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보다 0.05% 오르며 상승 폭이 오히려 커졌다. 구별로 보면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광진구 등이 내림세(-0.01~-0.11%)를 보였을 뿐 나머지 지역에서는 모두 보합이나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눈치 보기가 극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상당수 지역에서는 직전 실거래가보다 호가가 높아진 상태에서 거래가 정체됐다. 용산구 이촌동 A공인 관계자는 “매물을 찾는 수요자는 꾸준히 있지만, 매도자와 눈높이가 크게 차이 나는 상황”이라면서 “매도자도 값을 낮추려고 하지 않고 매수자도 올려 잡지 않는 상태로 기 싸움만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집을 처분할 사람은 대부분 처분한 상태라 조급하게 집을 팔려는 사람도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집값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리지만, 큰 폭의 상승이나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보유세 인상 가능성과 이미 현실로 다가온 금리 인상 기조에 대출 규제 강화와 세무조사까지 겹쳐 연말까지는 전반적으로 보합 내지 소폭 하락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거래가 줄면 가격이 떨어지고, 늘면 오르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면서 “수급 상황에 따라 국지적으로 오르는 곳과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은 전체적으로 상당 기간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정책 변수는 이제 부동산 값에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결국 부동산 시장 흐름은 경기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하반기 경기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지만, 서울 부동산 가격이 경제성장률 만큼은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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