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봉춘이 간다] 더위보다 무서운 지진.."텐트에라도 살아야죠"

입력 2018. 6. 22. 07:31 수정 2018. 6. 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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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앵커 ▶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대피소 생활을 하는 사람이 아직도 2백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더워진 날씨에 텐트 생활이 고역이지만 불안함에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는 이들을 <마봉춘이 간다>에서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진원지로부터 3킬로미터, 규모 5.4의 지진은 콘크리트 기둥까지 부쉈고 5층 높이 아파트가 기울었습니다.

물을 쏟거나 물건을 굴려보면 삐딱해진 바닥이 한눈에 보이는데요.

6개 동 가운데 4개 동이 복구가 불가능한 완파 판정을 받았습니다.

[박순옥/주민] "저게 만날 불안하죠. 우리는. 매일 쳐다보고 있으니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인근에 있는 이 아파트도 긴급 대피 명령과 함께 폐쇄됐는데요.

미처 챙겨가지 못한 살림살이도 그대로, 지진이 덮친 2017년 11월, 달력은 멈췄습니다.

[권향숙/이재민] "다 무너졌죠. 멀쩡한 데 있나? 그나마 벽에 금가고 완파 안 된 데는 사람이 살고…. 거기도 멀쩡한 데 없어요. 한번 또 흔들렸다 하면 다 (무너져요)."

이 아파트는 안전진단 결과 '소파', 파손이 경미하다고 판정됐습니다.

[박목순/주민] "(승용차가) 풀쩍 풀쩍 뛰는데 나는 지진 난 줄도 모르고 '저 차가 왜 뛰나?' 하고 빨리 지나가려고 했는데 내가 넘어진 거예요."

안전펜스가 설치된 벽면 곳곳에 금이 가 있고 1백여 차례 이어진 여진 이후 틈은 점점 더 벌어졌다는데요.

[임혜경/주민] "지진 당일에 그러고 그 이후에 또 (여진이) 크게 한번 왔잖아요. 그러고 나서 좀 더 심해졌고요. 어느 순간 보니까 정말 이 정도로 눈에 확 들어올 정도로 점점 심해지고 있어요."

불안한 마음에 집을 비워둔 채 대피소 생활을 하는 주민들이 2백여 명, 벌써 7개월이 넘었습니다.

[김상자/이재민] "형제들도 서울에 있는데 아직 텐트 생활한다고 하니까 놀라요. 아직 그렇게 하고 있느냐고…."

텐트가 밀집한 체육관, 좁고 딱딱한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니 이재민 대부분이 약을 달고 산다는데요.

[김상자/이재민] "다리가 아파서 통증이 와서 잠을 못 자요. 여기 와서 2개월 만에 그 병이 생겨서…."

[박도순/이재민] "알레르기가 온몸에 퍼져서 가려워서 못 잤어요. 그 이튿날 괜찮더니 또 그래서 (119) 두 번 실려 갔어요."

안 그래도 불편했던 잠자리인데 이제 날씨까지 더워지면서 생활은 더 고역이 됐습니다.

[최명순/이재민] "날이 좀 차가울 때는 괜찮았는데 지금은 덥다 보니까 못 자죠. 한 명은 여기 밖에서 자고…."

짐 놓을 공간도 부족한 텐트 안, 그래도 항상 머리맡에 안전모를 둬야 마음이 놓인다고 이들은 말합니다.

대피소 생활에 지쳐 가끔 집에 들어갔다가도 하루도 안 돼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숙녀/이재민] "노이로제 걸렸어요. 집에 가 있다가 약간 꿈틀해도 이런다니까요. 자꾸 놀란다고요."

하지만 그나마 안심하고 몸을 누일 수 있는 이 공간마저 조만간 폐쇄될지도 모른다는데요.

정부의 안전진단 결과가 바뀌지 않으면 주민들은 다시 불안한 아파트로 돌아가야 할 처지입니다.

[조은호/이재민] "빈 천막도 원래는 뜯으려고 그랬습니다. 우리가 못 뜯게 했습니다. 만약에 지진이 다시 오게 되면 또 들어와야 될 것 아니냐?"

한평생 벌어 남은 거라곤 집 한 채 뿐인 이들.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지진도 두렵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이 더 막막하다고 합니다.

[김대하/이재민] "수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만한 값어치가 생기나? 안 생기거든요. 그러니까 팔지도 못하고 들어가서 살려니까 그것도 겁나고…."

<마봉춘이 간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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