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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많이 오른 자치구는 배제
빈부지역 공존하는 자치구 '분통'
"동별 상황 외면 불합리" 목소리에
국토부 "집값 안정땐 제외지역에 기회"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서울에서 초고가 주택이 밀집한 ‘부촌’과 낡고 오래된 소형 주택이 모여 잇는 ‘달동네’가 극과 극으로 공존하는 대표 지역인 성북구. 성북구청은 정부가 재생사업 예산을 지원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신청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예산 약 2000만원을 들여 성북4구역(성북동 29-51번지 일원) 재생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달 초 진행된 사업 후보지 공모에서 아예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구 전체 집값 상승률이 서울 평균 집값 상승률보다 높아 정부가 정한 신청 자격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낡고 오래된 소형 주택들이 밀집한 서울 성북구 한 저층주거지 일대. 서울연구원 제공.
낡고 오래된 소형 주택들이 밀집한 서울 성북구 한 저층주거지 일대. 서울연구원 제공.

정부가 매년 10조원씩 5년간 50조원을 투입해 전국적인 도시 재생을 추진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선정과 관련, 서울시 자치구별 신청 자격을 두고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집값이 많이 오른 자치구는 신청할 수 없도록 ‘커트라인’을 제시해 구 내 재생사업이 필요한 곳이 후보지에서 원천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집값 상승률 적용 시점이 애매모호해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같은 구라고 부자동네 옆 낙후지역은 원천 배제

서울시에 따르면 강북구 등 10개 자치구는 지난 6일 도시재생 뉴딜 사업 후보지로 강북구 번동과 송중동 등을 신청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도 청량리시장과 장안평 중고차 매매시장 등을 후보지로 신청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도시재생 뉴딜 신규 사업지에 서울지역 10곳을 처음으로 포함하면서 10곳 중 7곳은 서울시가, 3곳은 LH와 SH공사가 제안하도록 했다. 선정 후 총 10곳에 약 1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그런데 사업 신청단계부터 배제된 지자체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작년 8·2 부동산 대책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서울 평균 집값 상승률(4.92%)을 웃도는 강남·강동·광진·동작·마포·성동·성북·양천·영등포구 등 13개구에는 신청 자격을 주지 않았다. 구 전체 집값 상승률로 신청 자격을 부여하다 보니 재생사업이 절실히 필요한 동마저 아예 제외된 것이다.

실제 성북구가 신청을 준비했던 성북4구역은 1960년대에 조성된 달동네로 2015년 재개발 지역에서 해제된 이후 낡은 건물 200여채가 붕괴 위험을 안은 채 방치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이곳은 고지대라 여태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고 골목 폭은 1m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하다”며 “뉴딜 사업을 통해 정비를 진행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결국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양천구 역시 노후 건축물이 밀집한 신월3동과 목2동 등을 후보지로 신청하려고 준비했으나 결국 배제됐다. 양천구 관계자는 “구 전체 집값 상승률로 (사업지 신청 자격을) 거르지 말고 최소 동별로 검토했어야 했다”며 “신청 대상지의 개별 상황을 외면하고 자치구 전체 집값을 신청 기준으로 삼은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집값 상승률 적용 시점을 작년 8·2대책 이후부터 6월 말까지로 적용한 것부터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부는 신청서 제출과 가장 근접한 시점 기준 집값을 반영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3~6개월에 이르는 신청 준비과정에서 집값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특정 시점을 정해줬어야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성북구는 6월 말까지 집값 상승률이 5.15%로 기준치(4.92%)를 소폭 웃돌면서 아슬아슬하게 ‘커트라인’에 걸렸다. 기준 시점이 만약 5월 말까지였다면 성북구의 집값 상승률은 서울 평균보다 0.03%가량 낮았기 때문에 신청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이 지역의 7월 집값 상승률이 7월 서울 평균을 밑돌더라도 이미 신청은 끝난 상태다.

◇이미 신청한 곳도 8월 집값 오르면 ‘탈락’

이미 서류를 제출한 지자체도 안심할 수 없다. 이번에 신청한 10개 자치구의 집값 상승률이 뉴딜 대상지 최종 선정 시점인 8월 말 기준으로 서울 집값 평균 상승률을 웃돈다면 선정 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이 국토부 방침이다. 가령 서류를 제출한 10개구 중 평균 집값 상승률이 높은 강서구(4.51%)와 서대문구(4.35%)의 주택 가격이 두 달 새 뛰어 8월 말 기준 서울 평균을 넘으면 선정 대상에서 탈락하는 것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시장 과열을 자치구가 억지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도시재생 사업은 그와 별개로 봐야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우려해 집값 상승률 산정 기준 시점을 각 지자체가 본격 용역에 들어간 올해 1월로 하든지, 국토부 뉴딜 안이 발표된 4월의 전달인 3월로 하든지 명확히 해 달라고 정부에 전했다”며 “일찌감치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됐다면 몇몇 자치구에서 결과적으로 용역비를 낭비하면서 헛심을 쓰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부동산 과열지역은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에서 배제하는 것이 당초 원칙이었고 서울시의 경우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면 내년쯤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서울 여타 지역도 신청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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