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용산 부동산, 철로 지하화에 '또 들썩'..문제는 시간과의 싸움

양길성/서기열 입력 2018. 7. 16. 07:37 수정 2018. 7. 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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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공원·철로 지하화 계획..10년 만에 다시 들썩
이촌동 등 수혜 예상.."용역만 3년 걸릴 듯"
서울 용산역 주변 재개발 매물은 3.3㎡당 최고 1억원까지 호가한다. 사진은 한강로1가의 한 중개업소. 양길성 기자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주변. 한 중개업소엔 재개발 매물을 소개하는 안내문이 빼곡히 붙어있었다. 문 넘어 중개업소 안은 매수 문의 전화가 쉴새 없이 울렸다. 이날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싱가포르에서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로 지하화 계획을 밝힌 다음 날이었다. 한강로2가 Y공인 관계자는 “어제 박 시장 발표 이후로 오늘 오전까지 전화 열댓통은 왔다”며 “재개발 매물은 대지지분 3.3㎡ 7000만~8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호가해 10억원 밑으로는 투자하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용산민족공원·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재료에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로 지하화까지 가세하면서 용산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용산역 주변 재개발 매물은 대지지분 3.3㎡당 1억원을 호가한다. 이촌동 주요 단지들도 지난달 줄줄이 신고가를 썼다. 다만 20~30년 걸리는 시간이 투자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서울 용산역 전경. 한경DB


◆국토부 “20~30년 걸리는 장기과제”

국토교통부는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로 지하화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철도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취지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지역 일대를 완전히 뒤바꿔놓는 대형 사업인 만큼 20~30년 걸리는 장기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연구 용역부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하화에 많은 자금이 필요한 만큼 자금 회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연구 용역도 이런 제반사항들을 모두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3년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연말께 연구 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울역~용산역 사이 구간 철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공원과 MICE 단지, 쇼핑센터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싱가포르에서 “철로 상부 공간을 덮고 대학 캠퍼스, 도서관, 병원이 들어서게 한 프랑스 파리의 ‘센 리브고슈’ 프로젝트와 유사한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철로 지하화 수혜 지역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4호선 신용산역~삼각지역 사이 재개발 구역과 이촌동을 철로 지하화의 수혜지역으로 꼽는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4호선, 신분당선 등이 모이는 통합 역사가 들어서면 교통망이 개선되는 데다 철도 지하화로 유동인구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돼서다. 4호선 삼각지역과 신용산역 사이 한강로1가(한강로구역), 한강로2가(신용산역부측제1구역, 용산역전면제2구역, 국제빌딩주변특별1구역) 재개발 매물은 이미 3.3㎡당 7000만~8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호가한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설명이다. 한강로2가 K공인 관계자는 “대지면적 39㎡ 매물이 13억원에 나와 있다”며 “대지 지분이 커서 투자금액 10억원 아래로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하나로 통합되는 동부이촌동 서부이촌동 등도 수혜지역으로 거론된다. 원효로 효창동 용문동 등도 단절구간이 사라지면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런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용산구 소재 아파트는 지난달 줄줄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촌동 ‘현대한강(전용84㎡)’은 지난달 11억5000만원에 실거래됐고, ‘용산시티파크1단지(전용116㎡)’도 같은달 올해 최고가인 15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동아그린’, ‘아스테리움용산’, ‘한강대우’ 등도 최근 거래일인 5월 기준으로 신고가를 다시 썼다. 동부이촌동 J공인 관계자는 “어제는 계약을 앞두고 매도인이 5000만원 더 받겠다며 매물 거뒀고 현재 매수 대기자들도 10명은 족히 넘는다”며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어 동부이촌동으로 문의가 많이 온다”고 전했다.

◆‘환골탈태’하는 용산… 대규모 개발 ‘속속’

기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 주변 재개발사업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이르면 다음달 ‘용산 마스터플랜’을 발표한다. 서울역 일대부터 용산역까지 349만㎡ 부지를 복합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코레일은 2013년 무산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도 재개한다.

코레일은 사업 재개를 위해 2016년부터 ‘용산역세권 개발 기본구상 및 사업 타당성 조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5월엔 용산구와 종합의료시설을 건설한다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같은달 토지 소유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개발 뒤 용산철도정비창 부지(44만2000㎡) 일대는 관광·문화·금융 허브로 거듭난다. 코레일 관계자는 “용산 마스터플랜이 나오면 이후 실시계획인가 등 각종 인허가를 마치는데 1년 6개월 정도 소요되고 2020년 착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산역 주변 고층 건물과 주상복합단지 개발은 마무리 단계다. 용산역 전면 맞은편에 위치한 국제빌딩 주변 4구역에는 주상복합단지(효성센트럴파크 해링턴스퀘어) 5개 동과 업무시설, 1만7615㎡ 규모 공원(용산파크웨이)이 들어선다. 2020년 6월 준공 목표다. 용산구는 용산역과 용산파크웨이를 잇는 ‘문화공원’ 지하에 오는 2022년까지 연면적 2만2298㎡ 규모 지하광장을 만들 예정이다. 국제빌딩 주변 제1구역에는 지상 22층 높이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작년 말 들어섰다. 제2구역의 LS용산타워(옛 국제빌딩의 리모델링) 공사도 마무리됐다. 제3구역엔 주상복합 ‘센트레빌아스테리움’이 들어서 있다. 국제빌딩 주변 제5구역은 오는 16일까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받는다. 지하 8층~지상 39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사업이다. 

양길성/서기열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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