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옮겼는데 집값 떨어진 평택
'이주 늘면 값 상승' 통념과 반대
용산은 개발 호재로 1억 안팎 뛰어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집주인이 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여 물건은 적지만, 주택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 평택시 용이동 e편한세상 평택 84㎡는 지난달 2억6250만원에 팔려 연초 대비 3000만원가량 내렸다. 같은 기간 인근 팽성읍 송화지구우미이노스빌 80㎡도 2000만원 하락했다.
주한미군기지 이전 사업을 진행 중인 용산과 평택의 최근 주택시장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주한미군사령부는 73년 만에 용산을 떠나 평택 시대를 열었다. 부동산 시장에서 인구 유출(유입)은 부동산값 하락(상승)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두 지역은 이런 패턴과 정반대다. 오히려 미군이 떠난 용산은 집값이 오름세를 타고 미군이 옮겨온 평택은 내리막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두 지역 모두 미군 이전 재료가 수년 전 집값에 반영됐고, 요즘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뭘까. 용산엔 미군 이전이란 악재를 상쇄할 만한 개발 호재가 넘친다. 미군이 이전하는 자리(243만㎡)에 용산민족공원이 조성되는 게 대표적이다.
2013년 좌초됐던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커졌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던 국제업무지구는 용산역 뒤편 철도정비창 부지에 주거·업무·문화시설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지난 5월 사업 무산에 따른 2심 소송이 마무리됐다. 서울시는 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해 용산역 일대 349만㎡의 개발 밑그림인 '용산 마스터플랜'을 하반기에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평택의 미분양 주택은 1056가구로, 지난해 말(837가구)보다 26% 늘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평택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한 상태다. 평택 비전동의 S중개업소 대표는 "평택 전체에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소사벌지구 등 공공택지 내 입주를 앞둔 단지엔 분양가보다 1500만~3000만원 싼 '마이너스 피(프리미엄)' 분양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집값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도심과 가깝고 한강을 끼고 있는 입지 여건에 대형 개발 호재까지 갖춰 용산 집값은 오르겠지만, 평택은 입주 물량이 풍부해 내년까진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은 지난해 말부터 매매가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전셋값도 내림세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투자는 삼가라고 조언한다. 최성호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용산공원 조성 등은 개발계획 단계인 만큼 사업이 어느 정도 진척된 후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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