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의료비, 고령화 시대 폭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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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에 다니는 김모 씨(48·여)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80)의 병원비 간병비로 최근 5년 동안 7000만 원을 썼다.
조명기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모의 노후 의료비 문제로 빚에 시달리거나 가족관계까지 불편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투병 기간이 길어지면 간병비 등 간접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 노후 의료비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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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부모 병원비에 허리 휘는 자녀 세대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부모의 의료비와 장기 요양비를 걱정하는 자녀 세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부모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자녀 중 82%는 가계 소득이 줄어든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을 처분해 병원비 등을 충당했기 때문이다. 이는 자녀 세대의 노후 준비 부족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고령자 의료소비 실태’ 보고서를 20일 내놓았다. 이는 6월 5∼11일 최근 5년 내 65세 이상 부모의 의료비와 간병비로 1000만 원 이상을 지출한 경험이 있는 성인 4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응답자들이 밝힌 평균 의료비는 3228만 원, 부모의 평균 투병 기간은 약 6년이었다. 노후 준비가 부족한 부모들은 의료비의 47%를 자녀에게 지원받았다. 보험금으로 비용을 충당한 비율은 18%에 그쳤다. 보험을 제외한 금융자산(11%)과 배우자 소득(9%)으로 의료비를 댔다는 답이 뒤를 이었고, 부동산을 처분해 병원비를 마련했다는 응답도 8%에 이르렀다.
부모 세대는 의료비 마련의 필요성을 몰랐거나 빠듯한 살림에 여윳돈을 쌓아두지 못했다. 어머니의 암 치료비를 100% 부담한 경험이 있는 이모 씨(49)는 “부모님이 2남 4녀를 키우는 데 바빠 노후 의료비 준비는 생각한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부모의 의료비 부담은 자녀들의 부담으로 전가됐다. 금융자산을 처분하거나 생활비를 줄여서 부모 의료비를 마련했다는 응답자는 각각 60%(복수 응답)에 달했다. 19%는 빚을 내기까지 했다.
○ “의료비 부담 대물림하지 않을 것”
하지만 응답자들은 부모 의료비를 대는 부담을 자신의 자녀들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응답자의 82%는 ‘나의 노후 의료비를 자녀가 부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출산율 저하로 자녀 한두 명이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들 중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48%에 불과해 노년기의 경제적 어려움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고서는 이 같은 노후 의료비 부담 때문에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의 ‘은퇴준비지수 2018’ 조사에 따르면 25∼74세 비은퇴자의 68%는 ‘연명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꼴로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조명기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모의 노후 의료비 문제로 빚에 시달리거나 가족관계까지 불편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투병 기간이 길어지면 간병비 등 간접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 노후 의료비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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