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남권·서울 대규모 택지 공급 사실상 어려워..집값 잡기 또 실패하나

박상길 2018. 9. 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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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환경보존가치가 낮은 3등급 이하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택지를 공급할 예정이라 준강남권 과천 지역은 택지 지정이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은 과천 일대 전경<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정부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앞세워 추진했던 신규 택지 공급 대책이 사실상 '실패 작'이다. 서울시가 결국 그린벨트 해제는 하지 않겠다고 확정 지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서울 주택이 모자라 촉발된 집값 과열 현상을 진정시켜 줄 준강남권, 서울 내 대규모 택지 공급이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그렇다면 21일 공급 대책을 발표하더라도 서울 집값이 잡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49개월째 치솟은 집값에 되려 날개만 달아준 꼴이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신규 택지 후보지로 유출된 곳들은 서울에서 30∼40㎞ 떨어진 곳이 대부분이다. 서울시가 유휴부지를 활용해 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부지가 크지 않아 폭발한 내 집 마련 수요를 달래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유휴부지도 후보지가 공개되면 신규 택지 후보지처럼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결국 서울 시내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 택지 공급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시는 17일 청와대에서 가진 국토부와 관계대책에서 그린벨트 해제는 끝내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서울 도심 유휴용지 등을 활용한 6만 가구의 신규 주택 용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대안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지들은 400㎡로 대규모 주택 공급이 어려워 서울 지역 집값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일 것으로 점쳐진다. 결국 이번 대책도 '실패 각'이다.

최근 수도권 신규택지 공급 후보지로 공개된 곳들은 지역 주민의 반발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으며 그린벨트 등급이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벨트 해제 요건에도 맞지 않아 기준 미달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9·13 대책에서 환경보존가치가 낮은 3등급 이하(3∼5등급)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택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후보지로 꼽히는 곳 대부분이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신규 택지 유력 후보지는 광명 노온사동 일원, 시흥 하중동 일원, 안산 상록구 장상동 일원 2곳, 의정부 복양동 일원, 과천 선바위역 일원, 성남 수정구 신촌동 주민센터 일원, 의왕 월곶판교선 청계역 일원 등 8곳이다. 이들 지역 중 3등급 이하 지역은 광명(3·4등급), 의정부(3·4등급), 성남(3등급) 등 3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1·2등급으로 환경보전가치가 높은 곳이다.

이들 후보지 중에는 미분양 물량이 있고 집값이 하락하는 등 분양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어 신규 택지로 지정해 주택을 공급하더라도 인구 유입이 쉽지 않을 곳으로 예상되는 곳이 있다. 바로 안산이다. 올해 집값이 -2% 하락했으며 올해 입주 물량이 6810가구로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서울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 유휴 부지 및 철도부지 대부분이 400㎡ 이하여서 수용 가능한 인원이 많지 않다. 수요 대비 공급이 적은 만큼 현재의 로또 청약 단지처럼 자금력이 있는 수요자들만 당첨돼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양극화에 따른 부작용이 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임대주택으로 건설할 경우 주변 임대료나 집값을 떨어뜨려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업계는 21일 발표되는 공급 대책에 특별한 내용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 관련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박원순을 상대로 정부가 직권을 강행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큰 그림만 그리며 내놓으나 마나인 공급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클 것이란 지적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번에 이어 또다시 구체적인 지역이 거론되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과열 현상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의 정책 방향만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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