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가 빈집, 도심의 흉물 재개발 구역

송태엽 2018. 9. 24.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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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 연휴에 준비한 집중 기획 시리즈입니다.

지난 2006년 전국적으로 부동산 개발 붐이 일면서 지방도시에도 재개발 구역이 많이 지정됐는데요.

수도권과 달리 주택수요가 적은 지방도시에서는 실제 개발로 이어지지 못하고 10년 이상 방치되면서 도심의 흉물로 변한 곳이 많습니다.

재개발 덫에 걸린 지방도시의 실태를 송태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주시 원도심의 한 재개발 구역입니다.

인적이 끊긴 골목에서 무너진 벽과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습니다.

지난 2006년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결성된 뒤 이곳의 시간은 멈춰버렸습니다.

전체 가옥 657채의 60%인 380채가 빈집이고 남은 주민들은 온갖 불편을 참으며 살고 있습니다.

버려진 지 오래돼서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아직 구조가 멀쩡해 자칫하면 범죄에 이용될 우려도 있어 보입니다.

장중태 씨는 애초 동네 사람들을 따라서 재개발에 찬성했지만, 이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31평, 100㎡ 남짓한 집의 보상을 받아도 60㎡대 아파트에 입주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장중태 (74세) / 전주 중노송동 재개발지구 주민 : 나는 이 집 갖고 어디 가서 살 수가 없으니까 돈도 없고 하니까 그냥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지. 살기는 편하니까.]

이 동네에 산 지 30년이 넘은 김한수 씨는 애초부터 재개발에 반대했습니다.

[김한수 (75세) / 전주 중노송동 재개발지구 주민 : 이 동네가 그것이 문제야. 나도 돈이 모자라고, 45평(148㎡)이라도. 다른 사람들도 돈이 모자라니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야. 지금은.]

이 동네가 후백제 왕궁터로 추정되면서 문화재 시굴조사가 계획돼 있어 사업시행인가가 날 지도 불투명합니다.

외지인들에게는 투자대상일 뿐이지만 이 동네에서 여생을 보내러 귀향한 오미화 씨에게는 떠나는 이웃을 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오미화 / 기자촌 재개발지구 주민 : 외부인들이 많이 사놨어요. 현지인들이 많이 떠났어요. 저도 이 게스트 하우스 서울사람한테 샀어요. 그러니까 현지인이 한번 판 거를 개발이 늦어지니까 그 양반이 여러 채를 사놨다고 했거든요.]

지난 2006년과 2007년 사이 전국에 승인된 주택재개발 사업 327개 구역 (서울 35개) 가운데 123개 구역만 준공됐거나 정상 추진되고 있고 60%가 넘는 204개 구역이 해제됐거나 진행이 멈춘 상태입니다.

주택수요가 적은 지방도시일수록 지지부진한 대단위 재개발 사업을 빨리 정리하고 다른 주거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송태엽[tay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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