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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많은 하우스푸어 집 사서 원주인에 빌려주고 5년후 되팔아
집값 급등에 재매입 50가구뿐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에 사는 A(71)씨는 대출 부담 때문에 5년 전 집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팔았다. LH는 A씨처럼 집이 있지만 빚이 많은 '하우스푸어'의 집을 사서 기존 주인에게 빌려주고 5년 후 주인에게 되파는 '희망임대주택' 사업을 하고 있었다. A씨는 집값으로 7억400만원을 받아 빚을 갚았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A씨는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LH가 되파는 가격으로 13억2000만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별다른 소득도 없는데 6억원 넘는 차액을 감당할 길이 없다.

과거 정부가 하우스푸어 구제 대책으로 내놨던 희망임대주택이 집값 급등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고 있다. 집값을 마련하지 못한 원주인(原住人)들은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다.

◇희망임대 507가구 중 재매입 50가구뿐

LH는 2013년 9월부터 3차례에 걸쳐 총 1069가구를 희망임대주택으로 샀다. 이 중 1차 507가구의 임대차 계약이 올해 9월 만료됐는데 원주인이 집을 되산 경우는 50가구에 불과했다. 이처럼 원주인 재매입이 저조한 것은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507가구 중 448가구(88%)가 수도권에 있고 그중 146가구는 서울에 있다. 2014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16.8%, 서울은 26.1% 올랐다.

LH는 시세의 90% 수준인 감정평가액으로 희망임대주택을 재매각한다. B(50)씨가 5년 전 6억700만원에 팔았던 일원동 우성7차의 최근 감정가는 10억4000만원이다. 오금동 대림아파트를 5억7500만원에 팔았던 C(50)씨는 집을 되사려면 9억1900만원을 마련해야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들끓고 있다. 한 청원자는 "희망임대주택이 '절망임대주택'으로 전락했다"고 했고, 다른 청원자는 "정부가 집값을 폭등시켜놓고 피해는 국민이 떠안고 있다"고 했다. LH 관계자는 "특정 임차인에게만 저렴하게 팔면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했다.

◇임대 연장됐지만 재매입 사실상 불가

반발이 심해지자 LH는 재매입 의사가 있지만 돈이 부족한 원주인 임차인에 한해 임대차 계약을 2년 연장해주기로 했다. 1차 507가구 중 90가구가 연장했고 내년 계약 기간이 끝나는 2·3차 562가구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彌縫策)이다. 계약 기간이 끝나는 2년 후, 원주인이 원한다고 해도 살던 집을 되사기는 어렵다. LH는 1차 희망임대주택 중 수도권 110가구를 7일 공매(公賣)로 내놓는다. 나머지도 순차적으로 팔 예정이다. 희망임대주택을 사는 사람은 원주인 임차인과의 최초 2년 임대차 계약은 유지하지만 그 사람에게 집을 되팔아야 할 의무는 없다. LH 관계자는 "2년이 지난 후 임대차 계약을 추가로 연장하거나 파는 것은 그 시점에 집주인과 임차인이 협의할 사항"이라고 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LH가 이익을 기대하고 희망임대주택 사업을 한 것이 아닌 만큼 원주인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며 "매각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더라도 임대 기간을 늘려서 장기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도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고 제도를 뒤집어서는 안 되지만 서민 고통을 줄일 대책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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