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에도 국내 아파트 브랜드를 선보이게 될 날이 올 겁니다.”
지난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난 김경수 현대건설 자카르타 지사장(사진)은 고급주택 수요가 많아 현대건설 브랜드가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풍부한 아파트 건설 노하우와 다양한 특화설계, 고급화 전략 등이 현지 주택수요를 공략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
글로벌 부동산업계는 인도네시아 부동산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본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지난 6월 발행한 이슈리포트에서 도 인도네시아(I) 부동산을 베트남(V) 필리핀(P)과 함께 ‘VIP’ 부동산이라고 평가했다.
빠른 인구증가와 높은 경제성장률, 꾸준한 외국자본 유입 등이 인도네시아 부동산시장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7000만명으로 세계 4위, 면적은 190만4569㎢로 세계 15위다. 매년 대구시 인구와 맞먹는 230만명이 새로 태어난다.
주택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수급불균형이 심각하다. 세계 부동산시장 조사업체 ‘글로벌프로퍼티가이드’(Global Property Guide)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주택가격은 만성적인 수급불균형으로 최근 10년간 매년 7% 이상 상승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14년 취임 당시 매년 100만가구의 서민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 건설물량은 △2015년 70만가구 △2016년 80만가구 △2017년 90만가구 수준이다.
김 지사장은 “최근엔 인도네시아 경기침체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다”면서도 “땅값은 계속 올라 개발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건설업체가 진출하긴 쉽지 않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자국기업 우선정책으로 주택은 대부분 현지 건설사가 시공하고 중국 건설사들이 저가수주 공세에 나서기 때문이다.
김 지사장은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50층 이상 초고층 주택이나 특화설계가 적용된 고급주택은 현지 건설사들이 시공한 경험이 없어 우리 기업들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경기부양책 가운데 하나로 100억루피아(7억7000만원) 이상 고급주택에 매기는 사치세(20%) 폐지를 검토하면서 건설시장의 기대감도 높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인도네시아 고급주택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지 발주처와 공동투자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김 지사장은 “아직은 인지도가 약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우리 브랜드로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