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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전세수급지수 9년만에 최저

[동아일보]

결혼을 앞둔 이모 씨(37)는 올해 9월 신혼집으로 충북 청주시의 한 아파트(전용면적·80m²)를 3억7000만 원에 샀다. 지금 사는 아파트의 전세금(2억1000만 원)을 빼서 잔금을 치를 계획이었다. 지난해 10월 전셋집을 구할 때만 해도 전세 매물이 귀했는데 1년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두 달이 넘도록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홀수 해마다 전세금이 들썩였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세입자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수도권 남부 등 입주물량이 많이 몰린 일부 지역에서는 역(逆)전세난 우려가 나올 정도다. 내년까지 더 많은 아파트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어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무색해진 ‘홀수 해의 법칙’

다음 달 1일 입주하는 서울 강동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 전세금은 몇 달 새 5000만 원 가까이 떨어졌지만 거래는 실종된 상태다. 조성귀 강동명문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13일 “전세금을 내려서라도 세입자를 구해 달라는 문의가 꽤 많다”고 말했다.

이른바 ‘홀수 해의 법칙’은 2년마다 계약을 하는 전세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홀수 해마다 전세금이 들썩이는 현상을 말한다. 원래는 ‘짝수 해의 법칙’이었다. 1988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전세 계약기간이 2년으로 정해지면서 짝수 해마다 전세금이 오르내렸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면서 2009년 전세금이 상승한 것을 계기로 홀수 해의 법칙으로 바뀌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올해는 홀수 해지만 전세금이 움직이질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입주물량이 몰린 수도권 일부 지역이나 지방에선 역전세난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다주택자인 A 씨(48·여)는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한 아파트(84m²)를 분양가보다 약 1억 원 낮은 가격에 전세로 내놨다. 그는 “2억5000만 원을 주고 산 수도권의 새 아파트인데, 전세금 1억5000만 원에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 내년까지 ‘입주물량 폭탄’ 예고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전세수급지수는 125.7이다. 2009년 2월 9일(122.4) 이후 약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는 전세 수요와 공급 현황을 비교하는 지표로 100이면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고 100을 상회하면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2012∼2016년엔 전세수급지수가 150∼200구간에 대부분 머물러 있었다. 올 들어 전세 공급은 늘고, 수요는 감소했다는 의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37만9619채(예정 물량 포함)에 이른다.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 중 12만6725채가 경기 지역에 몰려 있다. 2014∼2016년 부동산 활황 바람을 타고 대규모로 분양한 아파트들이 줄줄이 완공돼 입주 시기가 맞물린 것이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전세물량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내년까지 더 많은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에 전국에서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만 44만 채가 넘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세금이 올해 대비 0.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도 더욱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물량이 소화되기까지 향후 1, 2년은 ‘전세 풍년시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jaj@donga.com·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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