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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규제 푼다는 그린벨트가 뭐길래..

[ 양길성 기자 ]


도심의 허파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당·정·청은 최근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으려면 그린벨트라도 해제해 공공택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서울시와 환경단체는 도심 허파 역할을 해온 녹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차례 규제·해제 반복한 그린벨트

그린벨트는 개발제한구역이다. 도시 주변 녹지공간 개발을 제한해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취지로 1950년대 영국에서 시작됐다. 한국은 1971년 서울을 처음 그린벨트로 지정했다. 과밀도시 방지, 자연환경 보전, 대기오염 예방, 상수원 보호 등이 목적이었다. 이후 1977년까지 8차에 걸쳐 14개 도시권이 그린벨트로 묶였다.


그린벨트는 과거 수차례 해제됐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다. 김대중 정부는 1999년 제주 등 7개 중소도시권 그린벨트를 풀기로 했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위례신도시, 광교신도시, 하남 미사지구 등 대규모 주택단지가 그린벨트에 들어섰다. 노무현 정부는 국민 임대주택을 늘린다는 목적 아래 54㎢의 그린벨트를 해제했다. 보금자리주택지구, 뉴 스테이 등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그린벨트가 활용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국 그린벨트 면적은 3854㎢다. 1971년부터 1977년까지 지정된 그린벨트 5397㎢ 중 1543㎢가 해제됐다. 현재 서울의 그린벨트 면적은 149.13㎢다. 서울 전체 면적(605.61㎢)의 24.6%에 이른다. 경기도의 그린벨트 규모는 2016년 말 기준 1172.1㎢에 달한다.

“도심 허파” vs “집값 잡아야”

문재인 정부도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고려하고 있다.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는 집값이 잡히지 않아서다. 이는 부동산도 상품인 만큼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논리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27일 국토부는 “그린벨트 해제 등 방식으로 수도권에 공공택지 14곳을 추가로 개발해 2022년까지 총 36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다만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녹지 보존을 이유로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마지막까지 고민해야 할 영역”이라며 “유휴지를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고 부족하면 다른 대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10일 “과천이 신규 주택 공급 대상지로 확정되면 성장동력을 잃고 서울의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정부는) 서울 지역의 집값 폭등 문제를 과천시의 희생으론 결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환경단체들도 그린벨트 해제에 비판적이다. 그린벨트를 개발하면 도로, 철도 등 기반시설을 다시 깔아야 하는 데다 출퇴근에 따른 대기오염이 심해져 미세먼지 해소에 역행하는 까닭이다.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생태보건국장은 “후손을 위해 남겨놓은 그린벨트를 집값이 오를 때마다 훼손할 수는 없다”며 “그린벨트를 그대로 유지한 채 부동산 문제는 도시 재생으로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책 실효성 논란도 그치지 않고 있다. 그린벨트 지역이 대부분 수도권 외곽에 있어 수요 분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핵심 지역은 강남 일대와 재개발로 주변 인프라가 대폭 개선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도심 지역이다. 예컨대 3만3000㎡ 규모 도심 부지의 용적률을 200%에서 300%로 올리면 그린벨트 3만3000㎡를 해제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토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해야 할 도심 노후 주거지는 재건축·재개발을 하지 어렵게 묶어 놓고 외곽을 고밀도로 개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서울지역의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부터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 NIE 포인트

주요 국가의 그린벨트 정책은 어떤지 알아보자. 서울 노후지역의 재건축·재개발을 막으면서 수도권 외각의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게 타당한지 토론해보자. 그린벨트 해제가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지도 생각해보자.

양길성 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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