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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재건축 연한 강화 등 앞두고 이번주 0.93%로 상승폭 둔화
ㆍ“매물부족 따른 호가 상승 탓”
ㆍ전문가들, 낙관 전망은 경계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주춤거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는 여전하지만 정부가 재건축 허용 연한 강화 등을 검토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에 나서고 있어 시세 추이가 주목된다.

19일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53%로 지난주(0.57%)보다 낮아졌다.

그간 서울 집값을 견인한 재건축 아파트값도 0.93% 올라 지난주(1.17%)에 비해 상승률이 떨어졌다. 서울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상승률은 0.68%로, 지난주(1.52%)보다 둔화됐다. 다만 송파, 강동, 서초 재건축 아파트는 각각 1.88%, 1.73%, 0.80% 올라 지난주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해 강도높은 8·2부동산대책 직후 하락세를 보이다 9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의 ‘50층 재건축’이 통과되면서 차츰 상승폭을 키워왔다.

이번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거렸다고 해서 향후 시장이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낙관하기는 이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일주일 새 5000만~1억원 오른 단지가 나오는 등 비정상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강남권 아파트 소유자들이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장기보유로 돌아선 분위기라 매물 부족에 따른 호가 상승 탓”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시사한 재건축 연한 강화(30년→40년) 등 시장을 직접 겨냥한 규제가 가시화하면 투기 수요를 차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 잠실의 한 공인중개사는 “원래 환금성이 가장 좋은 상품이 재건축 아파트로,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사업성이 더 커졌다”며 “재건축 연한 확대는 아시아선수촌이나 우성아파트 등 중층 단지로 확산 중인 투기열풍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정책을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는 재건축 수익률 하락이라는 의미로 규제를 내놨는데 시장에선 공급 부족으로 받아들이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부활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서울 집값 상승세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감정원은 이날 발표한 ‘2018년 부동산시장 전망’에서 과거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전후 아파트 가격을 비교 분석했다.

초과이익환수제는 2006년 9월25일부터 2012년 12월31일까지 시행됐는데, 2006년 연간 23.4% 치솟았던 서울 집값이 2007년과 2008년에는 7.0%로 상승폭이 낮아졌다. 2009년 2.5% 올랐던 서울 집값은 2010~2013년 0.4~6.7% 하락했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2007~2013년 대부분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감정원 측은 “최근 주택가격 상승의 주원인은 재건축 사업 시기가 앞당겨짐에 따라 미래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것”이라며 “과거 참여정부 시절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이후 가격 상승이 둔화한 것처럼 올해부터 가격이 둔화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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