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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지별 > 신도시 과열지구만 '핀셋 규제'.. 강력한 한방 없어 약발 미지수 / 기존 청약조정 37곳에 3곳만 추가 / 투기 차단·실수요자 내집 마련 보장 / 규제 피한 투기 '풍선효과'땐 악순환 / 오피스텔·상가 등으로 돈 몰릴 수도 / LTV·DTI 강화 가계부채 잡기 역부족 / 도심지 영세사업자에 불똥 우려도

지난해 11·3대책의 연장선으로 풀이되는 ‘6·19부동산대책’은 과열된 시장을 그대로 둘 수는 없고, 그렇다고 급랭시킬 수도 없는 정부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기존 대책에 포함된 조정대상지역에 몇 군데를 추가하고, 재건축 조합원의 분양 규제 등을 보태는 방식으로 일부 과열지역만 콕 찝어 ‘메스’를 대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전국 40곳의 시군구로 한정된 이번 대책이 곳곳에서 날뛰는 투기수요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극약처방’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같은 ‘강력한 한방’이 나오지 않는 한 일부 규제 지역을 피한 투기의 ‘풍선효과’와 이에 따른 추가 대책 양산 등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새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거 밀집지역.
하상윤 기자
◆‘핀셋’ 규제인가 vs ‘미봉책’인가

6·19 대책은 집값 급등의 원인인 투기수요를 차단하면서도 경기침체를 피하고, 저소득·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보장하기 위한 ‘핀셋 규제’로 요약된다. 정부가 기존의 청약조정대상지역 37곳에 3곳만 더 추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지역에는 전매제한이나 1순위·재당첨 금지 등 청약규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경기 평택과 안양, 인천 송도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된 지역에는 갈 곳 없는 투자수요가 몰리며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 고덕국제도시의 경우 지난 11·3대책으로 화성 동탄2신도시의 분양권 거래가 전면 금지되자 ‘떴다방’과 투기수요가 한꺼번에 몰려와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1을 찍는 등 과열양상을 보였다.

오피스텔, 상가 등 규제가 없는 상품으로 돈이 몰릴 수도 있다. 현재도 위례·광교·하남 미사 등 청약조정지역에서 공급되는 오피스텔에는 투자수요가 몰리며 추첨 일정이 지연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투기세력이 주택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돈을 굴릴 데가 없어서다. 이런 세력은 어느 곳, 어느 시장으로나 차액만 얻으면 순식간에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래도 시장은 한동안 숨죽일 공산이 크다. 당장 규제대상 아파트가 많다. 이날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이달 이후 전국 청약조정지역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88개 단지, 9만1456가구(일반분양분 5만2649가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서울·광명 전역과 경기 고양·과천·남양주·하남·화성시와 성남시, 부산 기장군의 공공택지에서 분양돼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아파트의 일반분양분은 총 84개 단지 4만9930가구로 추산된다. 서울의 경우 49개 단지 2만605가구의 일반분양분이 대상이다. 

조합원 분양 규제 역시 이번 주택 시장 과열의 진원지로 꼽히는 재건축 투자 수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책에 따라 7월부터 재건축 조합원이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 수가 3채에서 1채로 줄어들어 재건축 예정 주택을 여러 채 구입해 놓은 투자자의 경우 주택 일부를 처분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재건축 조합원이 전용 60㎡ 이하 소형아파트를 분양받는 경우에는 보유 주택의 면적과 평가 가격 등의 범위 내에서 예외적으로 2주택까지 분양을 허용하기로 함에 따라 이 조항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편법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가구 보유자가 1가구는 전용 60㎡ 이하를 선택해서 총 2가구를 분양받거나 큰 조합원 지분을 전용 60㎡를 포함한 2개의 주택으로 나눠 받는 ‘1+1’ 방식 등이다. 오히려 이미 사업승인을 신청한 단지는 조합원 분양 가구 수가 제한되지 않고 종전처럼 3가구를 분양받을 수 있어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새 정부 첫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소 밀집 상가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하상윤 기자
◆위기의 근원 가계부채 감소 기대도 어려워

일부 지역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하고 집단대출에도 DTI를 적용하는 방안도 대책에 추가됐지만 이 정도로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잡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에 따르면, LTV·DTI 강화대상인 서울 지역 차주들의 평균 LTV·DTI는 각각 50∼55, 35∼40% 가량이다. 역시 강화대상인 경기도 지역 차주들의 평균 LTV·DTI는 약 50∼55, 30∼35%이고 부산 지역 차주들의 평균 LTV 50∼55%다. 서울과 경기도,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 LTV와 DTI를 각각 60, 50%로 줄여도 가계부채의 질과 양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화된 LTV와 DTI에 걸리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부)도 “40개 지역만 선별해서 대책을 내놓았다는 측면에서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바꾸기보다는 투기심리를 약간 낮추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서울, 부산 등 도심지에서 자영업을 하는 영세 사업자에게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부동산을 담보로 사업자금을 마련했던 자영업자들이 LTV와 DTI 적용을 안 받는 개인사업자 대출로 몰릴 수 있다. 이날 세계일보가 신한·우리·KB국민·KEB하나·IBK기업·NH농협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를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기준 시중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224조6845억원으로 지난해 11월 216조4757억원에 비해 약 8조2088억원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약 90%가 변동금리인 탓에 금리인상기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대출시장에서 내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8월에 발표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는 이들에 대한 금융지원 등 폭넓은 지원책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기천·염유섭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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