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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회장 선거 앞두고 내분
현 회장, 업무방해·명훼 혐의로
부회장·대의원의장 직무정지시켜
반대파, 절차 문제삼아 법 호소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10만명 회원을 거느린 우리나라 부동산업계 최대 단체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오는 11월 회장 선거를 앞두고 협회 내 세력 다툼이 본격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거래 절벽에 내몰린 다수의 공인중개사들은 회원 권익 보호보다 권력 잡기에만 혈안이 된 모습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황기현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 15일자로 강은주 부회장과 성석진 대구지부장을 비롯해 대의원 8명(대의원 의장 포함), 일반회원 4명 등 총 14명에 직무정지 처분 공문을 발송했다. 협회는 이들이 황 회장의 임기 시작 때부터 현재까지 모든 협회 업무에 대해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회원들을 선동해 협회에 대한 불신과 분열을 양산함으로써 협회는 물론 전체 회원들에게 유무형의 정신적·물적 피해와 고통을 줬다고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협회 측은 “이러한 행위에 대해 방치하거나 선처와 인내를 지속할 경우 협회 설립 취지와 목적을 해함은 물론 존립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협회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행위가 최정점에 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강은주 부회장에 대해 회관 매입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업무방해, 협회 공금을 유용한 사전 선거운동 등의 이유로 직무정지 결정을 내렸다. 성석진 지부장의 경우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 업무협약 허위사실 적시 및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 협회 내부 문서 유출로 인한 업무방해 등이 협회의 징계 사유다. 대의원총회 의장인 김용은 공인중개사를 포함한 대의원 8명에 대해서는 불법 대의원총회 소집, 불법 대의원총회 동조 및 참석에 따른 업무방해, 한방 광고대행사 공개경쟁입찰 선정단 회의 업무방해, 회장 당선무효소송 탄원서 제출에 따른 업무방해 등을 개인별 징계사유로 들었다.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당사자 측은 즉각 반발했다. 협회의 운영에 대해 각자의 맡은 바 역할 아래서 궁금한 부분을 질의하고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일반회원들의 생각을 물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협회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대의원 대표인 대의원의장을 직무정지 대상에 포함시킨 점, 이번 직무정지 요청이 이뤄진 회의가 일부 대의원에게만 연락돼 소집됐다는 점 등에서 이번 처분이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강은주 공인중개사협회 부회장은 “부회장, 지부장, 대의원 등 회원들이 뽑은 사람을 회장 직권으로 직무 정지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윤리위원회를 정식으로 열고 절차대로 했다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윤리위원회를 열지도 않고 직무를 정지시켰다. 법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협회장 선출 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황기현 회장 측과 재선을 막으려는 반대파 대의원 간 갈등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대의원총회 의장 선출과 분과위원장단 선출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의장이나 분과위원장단을 협회장 지지 세력으로 채우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대의원들이 협회장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 때문에 회장 지지 세력이 선관위를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협회 회원인 한 공인중개사는 “각종 규제에 따른 부동산 거래 절벽으로 공인중개사들의 수입이 크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 회원들의 이익과 편의를 높이는 데 매진해야 할 협회가 내홍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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