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차명 부동산으로 보이는 서울 한남동 상가건물이 최근 117억원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은 신 명예회장이 한때 보유하며 주소지를 뒀던 부동산으로, 이후 롯데알미늄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롯데알미늄이 매각했지만, 신 명예회장의 차명재산을 정리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롯데알미늄 소유의 한남동 지상 2층짜리 근린생활시설이 매각돼 지난달 12일 한 법인 명의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대지면적 860㎡에 연면적 460㎡인 건물로,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지상 1·2층은 사무실로 쓰이고 있고 지하1층엔 주차장과 창고 등이 있다. 매각가는 117억원으로, 3.3㎡당 5000만원 수준이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정보 플랫폼 업체 밸류맵의 이창동 리서치팀장은 “한남동은 매매 물건이 많이 안 나오는 지역이라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주변 상가건물이나 단독·다가구가 3.3㎡당 4000만~5000만원 안팎으로 실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세 수준에서 팔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건물은 신격호 명예회장이 보유해오다 1996년 롯데기공(현재 롯데알미늄)에 증여하면서 소유권이 옮겨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불용자산을 매각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의 해석은 좀 다르다.
롯데쇼핑 등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2012년까지 오랜 기간 이 건물에 자택 주소를 두고 있었고, 딸인 신유미씨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곳을 주소지로 한 적이 있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에 수많은 차명재산을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일 롯데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47.65%를 지니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임원지주회·관계사 등이 신 명예회장의 차명주식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번에 매각된 상가 건물도 신 명예회장이 롯데알미늄에 증여한 뒤 오랜 기간 신 명예회장과 신유미씨, 신동빈 회장 등의 거주지로도 등록된 적이 있는 만큼, 소유자는 롯데알미늄이지만 롯데 오너가(家)가 실제로 소유한 차명재산 중 하나일 것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배경이다.
롯데알미늄은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중요 고리 중 하나다. 롯데알미늄은 한국의 롯데 지주회사인 롯데지주(004990)의 보통주 6.4%를 지니고 있다. 롯데알미늄의 주요 주주는 일본 L2 투자회사(32.92%)와 광윤사(光潤社·22.84%), 호텔롯데(25.04%) 등으로 사실상 일본 롯데의 지배를 받고 있는 계열사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해당 건물이 신 명예회장의 차명재산이었다면 비상장사이자 순환출자 주요 고리 중 하나인 롯데알미늄이 이를 숨기기에 적절한 회사였을 것”이라며 “롯데알미늄에 증여된 시점이 이미 20여년 전이고, 신 명예회장이 한정후견인 지정을 받은 만큼 굳이 건물을 보유할 이유가 없어 정리한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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