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이동희 기자 = #. "지난해에 주식으로 돈 좀 벌었다는 사람들 대부분 (주식에서 돈을 빼)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마포같은 경우 여의도와 달리 새 아파트인데다 출퇴근도 편리해 이곳(여의도)에서 일하는 동료 3분의 1은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 살고 있어요."
서울 여의도에서 증권업에 종사하는 30대 중반 A씨의 이야기다. 그의 연봉은 2억원 이상. A씨처럼 전문직 고액연봉자들이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 수억원의 현금 뭉치를 들고 일대 부동산시장을 휩쓸고 있다. A씨는 "부동산으로 재미를 좀 본 지인들의 고민이 (대출 등으로 돈을 더 마련해) 강남으로 넘어가야하나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권에 종사하거나 의사 등 전문직종의 30~40대가 도심 아파트의 주요 수요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값이 비싸고 시설이 오래돼 낙후된 반면 도심인 마·용·성은 접근성이 용이한데다 10년 이내 아파트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용·성 뿐만 아니라 동작구, 동대문구 등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더뎠던 곳까지 찾아나서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대출을 끼지 않고도 집을 살 수 있는 30~40대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대선장에서의 상승세로 인한 풍부한 유동자금과 소득증가로 분석했다. 이들은 강화된 LTV(주택담보대출비율)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새 아파트 공급 부족현상과 맞물리면서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하기도 한다.
동대문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성대 근처나 보문동의 전용 59㎡도 3.3㎡당 2900만~3000만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며 "현금을 들고 오는 매수자는 있지만 매물이 없는 상황이다"고 귀띔했다.
이어 "오히려 (이들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LTV와 DTI(총부채상환비율)가 40%로 제한되고 중도금대출 발급요건이 강화돼 실수요자들의 진입문턱만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강북 집값 상승을 발판 삼아 강남권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40대 초반 B씨 부부의 합산 연봉은 1억5000만원 넘는다. 이미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을 매입해 거주하면서 연초 임대사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할 경우 담보가액의 70~80%까지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전세를 끼고 강남권 아파트를 사들인 것이다.
실제 최근 거래된 강남권 부동산 중 상당수가 임대사업자 대출과 연관된 것이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최근 거래된 건수의 80%가 임대사업자 대출을 이용한 것이었다"며 "자산가들이 아니라 대부분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맞벌이 부부들이 임대사업자 대출의 틈새를 이용해 여러 주택을 알아봤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대사업자 등록 혜택의 이점으로 다주택자들이 쉽게 집을 사는 것을 막기 위해 신규 임대주택 등록에 대한 세제·대출 혜택 축소가 검토중이지만 이들에겐 큰 영향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LTV를 축소해도 현금 동원력이 충분해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시장에 유동성은 충분한데 경기가 하락세니 투자할 곳이 없어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이다"며 "지금 가격이 정상인지 아닌지 판단할 겨를 없이 고액 자산가들은 강남 아파트에 현금을 묻어두는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전문직종의 30~40대는 실수요 입장에서 도심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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