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휴전선 인근 땅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열린 올해 첫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동안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휴전선 접경지역 토지 거래시장이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향후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성과에 따라 올해 상반기 때처럼 과열 양상이 빚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6월 접경지 땅값 76%…급등 재현되나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와 강원도 고성군 등 휴전선 접경지역에는 최근 토지를 사려는 투자자들의 문의와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파주시 파평면 A공인 관계자는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소식이 전해진 이달 초부터 시세를 물어보는 문의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며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판단하자는 심리 때문에 거래가 활발한 정도는 아니지만 호가가 다시 뛰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휴전선 접경지 일대는 남북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땅 거래가 늘고 가격도 출렁거렸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계획을 발표했던 지난해 7월 접경지 토지 거래량은 6194건으로 전달보다 600여건 늘어났다. 이후 소강 상태였다가 지난 3월 대북 특별사절단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하고 판문점 정상회담을 발표한 것으로 계기로 토지 거래량이 6254건으로 전달보다 2000건 넘게 증가했다. 판문점 정상회담이 있었던 4월에도 6000건 이상 거래됐다.
한국감정원 통계 자료를 보면 파주시 등 접경지 땅값은 지난 4~6월 석달 새 무려 76%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5~6월 들어서는 거래건수가 5000건대로 줄면서 다시 주춤한 상태다. 이후 남북 관계에 별다른 진전 사항이 없자 최근까지 거래 소강 상태가 이어졌다.
3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진 이후 매수 다시 문의가 줄을 이으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에 내놓았던 매물을 일단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파주시 현지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실제 개성공단이 재개될 경우 가장 수혜를 받을 곳으로 꼽히는 파주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 토지 가격은 올해 2분기 수준 호가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 토지 중위가격은 지난 2분기 3.3㎡당 13만~18만원대를 형성하다가 거래가 뜸해지자 더 이상 오르지 못했다.
강원도의 휴전선 접경지도 비슷한 양상이다. 특히 강릉~제진 104.6㎞ 구간에 철도를 연결하는 동해선 철도 연결사업의 요충지인 고성군 일대 땅값이 서서히 들끓고 있다. 현재 정부는 강릉~제진 구간 철도 연결사업이 남북 경제협력 관련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항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다. 고성군 현내면 B공인 관계자는 “일대 땅값이 3.3㎡당 30만~40만원 수준을 호가하고 있는데 매수 문의가 지난달보다 2배가량 늘었다”며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지난 4~6월 때보다 더 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접경지 토지 투자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진우 오비스트 대표는 “남북 관계 개선을 계기로 기획부동산 등 투기를 부추기는 세력이 접경지 일대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수요자들은 기획부동산 등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거래에 신중해야 하고, 정부는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지역 땅값을 안정시키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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