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의 핵심 상권인 종로와 신사동 가로수길, 청담동 등지를 돌아본 결과 임대 딱지가 붙은 상가를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다. 종로의 경우 대로변에 1층부터 꼭대기까지 텅 빈 상가도 눈에 띄었다. 종각역 사거리와 가깝고 청계천과 면한 코너에 있는 5층짜리 건물과 6층짜리 건물은 나란히 세입자가 하나도 없는 ‘통 공실’이다. 공실인 채로 상당 기간 방치된 한 건물 내부에는 노숙인들이 박스를 깔고 추위를 피하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종로 인근 부동산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에는 임차 문의가 한 달에 20명 정도 왔다면 지금은 많아야 5~7명 수준에 불과하다. 경기가 얼어붙고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급감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여기 있는 많은 가게들이 권리금이 반 토막 났다”며 “가게가 나가지 않아 기다리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제일 오래 기다린 가게는 2년 반 넘도록 가게가 안 나가 어쩔 수 없이 장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명품거리로 명성을 날리던 청담동 역시 1년째 비어 있는 상가가 즐비하다. 병원으로 사용되던 건물 한 동은 통째로 비어 있고 에스까다 등 명품이 자리했던 가게도 공실 상태다. 월세를 2,000만~3,000만원가량 낮춘 물건도 있지만 주인 찾기는 쉽지 않다.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수요자가 있으면 가격 조정이라도 해볼 텐데 찾는 사람이 아예 없다”며 “안쪽에 몇몇 가게를 제외하면 장사가 잘 안 돼서 임대료 조정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재계약 때면 월세의 10~20% 정도는 내려줘야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의 경우 메인 도로 약 680m를 걷는 동안 공실 점포 12곳을 찾을 수 있었다. 지난해 봄에 비해 빈 가게가 더 늘었다. 신사동은 지난해 가격이 크게 떨어진 후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메인 거리는 건물주들이 가격을 내릴 생각이 없어 공실 해소가 잘 안 된다”며 “2017년 세로수길은 권리금을 1억5,000만원씩 불렀는데 지난해부터는 1억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현재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대료 하락과 공실률 증가로 상가를 포함한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은 감소 추세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 건수는 2만7,822건으로 전월(2만9,619건) 대비 6% 감소했다. 전년 동기(3만7,135건)와 비교하면 무려 25% 줄어든 수치다. /박윤선·이재명기자 sepys@sedaily.com
Daum부동산은 제휴 부동산정보업체가 제공하는 매물 정보와 기타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제휴 업체의 매물 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 및 이와 관련한 거래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Kakao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