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는 지하, 열리는 공간] ①도심 곳곳 '지하 프로젝트' 시동
◆53년 만에 바뀌는 '광화문 지하'
최근 지하 개발사업이 이슈가 된 것은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프로젝트’ 국제설계공모의 당선작을 발표하면서다. 지난달 서울시는 당선작 ‘과거와 미래를 깨우다’(Deep Surface)를 공개하며 경복궁 전면에는 역사광장을, 역사광장 남쪽에는 시민광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세종대왕·이순신 동상 등을 이전하고 광화문광장을 지금보다 3.7배 크기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복합역사를 광화문에 추가신설해 파주 운정신도시-화성 동탄신도시를 잇는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렇게 되면 광화문역-시청역에 지하철 1·2·5호선, GTX-A, 신분당선 등 5개 노선을 환승할 수 있는 대규모 복합역사가 완성된다. 다만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와의 이견이나 시민 반발 등은 해결과제다.
광화문 지하보도는 광복 이후 국내 기술로 건설됐다. 1966년 준공돼 올해로 53년째를 맞는다.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가 가깝고 세월호 추모집회와 박근혜정부 탄핵 촛불집회로 대표되는 시민 문화운동의 상징 같은 공간이다. 이번 설계안에 따르면 미래 광화문광장 바닥에는 촛불집회 이미지를 재해석한 다양한 모양의 문양을 새긴다. 이로 인해 정치적 논쟁도 첨예하게 대립한다. 촛불집회에 대한 정치적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데서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당선작을 제출한 진양교 CA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는 “촛불 이미지를 상징하는 내용이 패턴으로 들어가는 것은 현대사의 의미를 담으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지하개발 프로젝트는 이미 여러차례 시도됐다. 박 시장은 지난해 7월 싱가포르 출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을 공개한 바 있다. 용산역과 서울역의 지상철도를 전면 지하화하고 한강을 사이에 둔 용산과 여의도의 오피스와 상업시설을 국제 마이스(Meeting·Incentive Travel·Convention·Exhibition) 단지로 개발하는 그림이다. 남북관계가 급진전하는 상황에서 서울역이 미래 유라시아철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계획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현재 전면 보류된 상태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박 시장이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지난해 7월 0.59%에서 8월 0.80%, 9월 2.85% 등으로 폭등했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화대책을 내놓은 시점이라 결국 사업을 보류하기로 했다.
현재 가시화된 지하도시는 강남 삼성역과 봉은사역을 잇는 지하 6층 규모의 삼성역 지하도시다. 국내 최대규모의 지하도시로 2023년 준공 예정이다. 축구장의 60배 이상 규모며 광화문 지하도시의 15배에 달한다. 삼성역 지하도시는 시민 휴식공간과 도서관, 박물관, 탑승수속대, 지하 버스환승센터가 건설된다. 전체 사업비는 1조3067억원이다.
지하 개발사업은 부동산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삼성역 상권 임대료는 지난해 1분기 대비 3분기 10.4%가량 급등했다. 강남 주요상권 임대료가 공급과잉으로 대부분 하락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상승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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