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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을 혼돈 속으로 밀어 넣은 ‘로또아파트’ 논란에도 정부가 더 강력한 분양가 규제책을 꺼내들었다. 일각에서는 무주택 서민과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분양가 규제제도가 오히려 부자들의 자산증식을 돕고 시장을 교란시킨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아파트 분양원가 자체에 거품이 있다고 주장하며 궁극적으로 분양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 등도 적지 않다. 문재인정부 3년차, 부동산정책에 전반적인 점검이 요구되는 상황에 분양가 규제로 인한 각종 부작용 완화 방안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분양가 규제’ 불편한 진실-①] 산정방식 바꿨지만… 여전한 논란

우리나라 아파트 분양가 승인의 열쇠를 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상한기준을 인근 평균매매가의 110%에서 100%로 낮췄다. HUG는 보증리스크 관리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아파트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고분양가로 판단되면 HUG의 보증심사 승인이 제한돼 아파트 분양가가 낮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는 결국 분양 뒤 '로또아파트'를 양산할 것이라는 지적. 시민단체는 분양원가 자체가 거품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어 분양가 산정을 둘러싼 논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또 아파트라 불린 래미안리더스원 견본주택. /사진=뉴시스 최진석 기자
로또 아파트라 불린 래미안리더스원 견본주택. /사진=뉴시스 최진석 기자

◆고분양가에 칼 빼든 HUG

HUG가 고분양가 사업장 해당기준과 관리지역에서의 분양가 산정방식을 지난달 초 바꾸고 같은 달 말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고분양가 사업장 해당기준 ▲평균분양가 산정방식 ▲비교사업장 선정기준에 대한 개선안이 마련됐다. 또 HUG는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판단하는 기준을 ‘지역기준과 인근기준’에서 ▲1년 이내 분양기준 ▲1년 초과 분양기준 ▲준공기준 등 3가지에 해당되는 경우로 확대했다.

HUG는 비교사업장을 1년 이내에 분양한 아파트로 하는 경우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비교사업장의 평균분양가를 초과하거나 당해 사업장의 최고분양가가 비교사업장의 최고분양가를 초과하면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이 경우 분양가는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 및 최고분양가의 100% 이내에서 심사한다.

비교사업장을 분양일로부터 1년이 초과된 아파트로 하면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에 주택가격변동률을 적용한 금액 또는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의 105%를 초과하는 경우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지정한다.

주택가격변동률은 한국감정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활용한다. 분양가는 평균분양가에 주택가격변동률을 적용한 금액 이내 또는 평균분양가의 105% 이내 기준 중 낮은 금액 이내에서 심사한다. 단 주택가격변동률이 하락할 경우 평균분양가의 100% 이내에서 심사가 가능하다.

비교사업장을 준공아파트로 하면 당해 사업장의 평균 분양가가 비교사업장의 평균매매가를 초과하는 경우 고분양가 사업장에 해당한다. 기존 준공아파트 평균매매가의 110% 초과에서 100%로 바뀌는 셈.

이밖에 고분양가 사업장의 평균분양가(또는 평균매매가) 산정방식은 기존 ‘산술평균+가중평균방식’에서 ‘가중평균방식’으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각 평형별·타입별 공급 면적의 평당 분양가를 산술평균한 가격을 평균분양가(또는 평균매매가)로 적용하고 각 평형별·타입별 공급면적의 평당 분양가를 가중평균한 가격을 산술평균 가격의 일정범위 내에서 관리했다.

반면 변경된 가중평균방식은 각 평형별·타입별·층별 공급면적의 평당 분양가를 각 평형별·타입별·층별 공급면적의 비율로 가중평균한 가격을 평균분양가(또는 평균매매가)로 일괄 적용한다.


◆시장은 "글쎄"… ‘로또·거품’ 설왕설래

HUG는 아파트 고분양가 사업장의 확산 차단을 통한 보증리스크 관리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했다고 설명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넘친다.

결국 ‘로또아파트’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다. HUG가 일반분양가를 최대 10% 더 낮추기로 하면서 인기지역에서 시세대비 싼 값에 분양받아 당첨되면 프리미엄이 붙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실현된다는 논리다.

지난해 10월 분양된 서울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의 경우 분양가가 시세보단 싼 3.3㎡당 4489만원으로 당첨만 되면 최소 웃돈이 ‘5억원’이라는 소문이 파다해 로또아파트로 불렸다.

시민단체는 분양원가 자체가 거품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5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북위례 아파트를 예로 들며 정부가 분양가를 심사할 때 실제 공사비를 추정하고 검증하지 않아 분양가 거품을 유발했다고 꼬집었다.

당시 경실련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북위례 아파트의 분양가심사 내용을 확인한 결과 건설사가 하남시에 분양가심사를 신청한 금액은 ▲포레자이 3.3㎡당 1863만원 ▲힐스테이트 1864만원이었는데 심사위원회는 각각 44만원, 31만원 하향 조정해 1819만원, 1833만원으로 승인했다.

경실련은 심사위가 포레자이와 힐스테이트의 분양가 심사 시 건설사가 제출한 건축비를 기본형건축비 이내라는 이유로 상세내용 등을 검증조차 하지 않고 전액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실제 건축공사 설계에 얼마가 책정됐고 과거 공사 등을 통해 얼마의 공사비를 사용했는지 파악해 실제 공사비를 추정, 검증하는 심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분양가 심사위원회의 역할 자체가 없는 심사로 평가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분양가 산정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일각에서는 HUG의 분양보증시장 독점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지적한다. HUG는 분양보증을 독점 발급하는 공기업이라 HUG의 분양보증이 있어야 금융권 대출을 받아 선분양을 진행할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분양보증 기관을 추가 설치해 경쟁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서울 강남 등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난 집값 상승 움직임에 대해 과열 양상이 보이면 즉각 후속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시장이 반응할지 주목된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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