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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 양날의 칼](종합)
머니투데이 | 송선옥 기자 | 입력 2019.07.08 06:30 | 수정 2019.07.08 08:31

[편집자주] 서울 집값이 3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하향 안정화 흐름이 깨졌다. 진원은 강남 재건축이다. 매물이 잠긴 가운데 급매가 나오는 즉시 해소되면서 하락분이 단기에 회복됐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주변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단 분석이다. 결국 김현미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까지 시사하며 추가 부동산 대책이 거론됐다. 분양가 상한제의 명암을 들여다봤다.

"그렇게 눌렀건만"… 분양가규제 '양날의 칼'
[분양가상한, 양날의 칼]서울 분양가 1년새 최대 25%↑… 민간 확산땐 후분양도 무용지물, 공급위축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가능성을 시사하자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재가열 조짐에 언제든 칼을 빼겠단 시그널을 던졌으나 주택수급이 악화될 수 있다. 단기 과열조짐은 차단할 수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이 줄어 상승폭을 더 키울 수 있단 지적이다. 개발 이익을 청약 당첨자가 독식하는 '청약 로또' 현상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국토부는 지난 5일 공공택지 분양가심사위원회 위원회의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주택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달 26일 김현미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 강화 방침을 언급한 지 열흘만이다.

김 장관은 당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가능성도 시사했으나 이번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가열되면 언제든 추가 대책을 내놓겠단 입장이라 건설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엔 따르면 이미 서울 집값은 3주 연속 올랐고 강남에서 강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분양가 상한제란 새 아파트의 분양가를 땅값(택지비)과 건축비를 더한 기준금액 이하로 분양가를 제한하는 제도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공공택지에 도입된 후 2007년 민간택지로 확대됐으나 2015년 4월 민간택지는 조건부실시로 바뀌어 유명무실해졌다.

2017년 11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 이후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 우려가 있는 지역 중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국토부장관이 지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 지정된 곳은 없었다.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것이 기본 지정요건이다.

지난해 말부터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여 당장 지정요건에 해당된 곳은 광명과 구리다. 올해 2분기 집값이 각각 2.4%, 0.36% 올랐다. 최근 집값 오름세의 진원지가 강남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의 분양가를 누른들 정책효과는 미미하다. 실제로 칼을 빼든다면 상한제 적용요건을 느슨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추가 대책의 시기적절성 여부다.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일부단지들이 상반기의 낙폭을 회복했지만 추가 매수세가 따라붙은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체로 하반기에도 상승 전환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반면 최근 1년간(5월 기준) 서울의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12.53% 상승했다. HUG에 따르면 선호도가 높은 60㎡ 초과 85㎡ 이하 타입의 분양가는 같은 기간 1㎡당 663만원에서 833만6000원으로 25.73%나 뛰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1년간(6월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그 절반인 12.74%다.

특히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매매가격이 빠진 와중에도 꾸준히 올랐다. 지난해 12월 1㎡당 739만8000원에서 올해 5월엔 778만6000원으로 5.24% 뛰었다. 추가 대책의 칼끝이 '분양가'에 집중되는 이유다. 특히, 정부는 분양보증 승인을 통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관리가 미흡했다는 판단이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의 사업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후분양을 택한들 피해갈 구멍이 없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싸게 책정되면 분양받는 이는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으나 정비사업 주체인 조합원은 추가분담금이 커진다. 자칫 일반 분양가보다 조합원 분양가가 높아져 조합별로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정비사업이 늦춰지면 서울 같은 대도시권은 신규주택 공급 통로가 막히게 된다. 이미 서울에선 조합마다 분양 일정이 늦춰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분양을 예고한 개포주공4단지(개포그랑자이)는 분양 시기를 아직도 못 잡고 있다. 서초무지개(서초그랑자이)도 계획 대비 반년 늦어 이제야 분양에 돌입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한마디로 수분양자는 대박, 조합원은 쪽박"이라며 "개발이익이 개발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은 특정인에게 집중되는게 과연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했다.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주택품질의 하향화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 가격보다 인위적으로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면 주택 품질 향상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후분양 좇다 '뒤통수', 정비사업 올스톱 우려
[분양가상한, 양날의 칼] "서울 공급 줄어든다"… 급해진 강남 3구 실수요자


“후분양 얘기하는 조합원이 많다고는 하는데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생각을 더 해봐야지. 그동안 제도가 또 어찌 변할지 모르고…”(서울 반포 A재건축조합 관계자)

분양가 규제가 보다 강화되면서 재건축·재개발 조합을 비롯해 건설업계의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후분양으로도 분양가 통제를 비껴갈 수 없다. 분양을 앞둔 서울 강남 재건축 조합엔 비상이 걸렸다.

현재 아파트 선분양 시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이 필요해 이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분양가 통제를 받게 된다. 일부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은 HUG의 분양가 통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고심했으나, 이 역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선 무용지물이다.

특히, 국토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대상(정비사업 기준)을 기존의 관리처분계획인가 신청 단지에서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하는 단지'로 바꾸는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입주자 모집공고는 보통 일반분양 직전에 이뤄지는데 적용대상 기준을 바꾸면 일반분양을 준비 중인 모든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 사정권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 5월 분양을 하려다 후분양으로 돌아선 서울 삼성동 상아2차가 대표적이다. HUG와 조합은 3.3㎡당 평균분양가로 각각 4500만원대, 6500만원대를 제시했다. 무려 2000만원의 차이다. 조합은 HUG의 분양가 통제를 피해 후분양으로 돌아섰으나 다시 분양가 통제를 받을 상황에 놓였다.

분양가 통제가 강화되면 정책변경 등을 기대하며 자연스레 분양을 미루는 단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강남 일부 단지들 뿐 아니라 사업성이 떨어지는 재건축 단지들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금융비 확대와 사업성 위축의 기로에서 아예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정비사업이 신규 아파트 공급분의 대부분인 서울은 사업 지연과 중단이 공급위축을 불러 결국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택 수요자의 불안감도 크다. HUG의 분양가 심사 강화 전 마지막 강남 분양단지로 꼽히는 ‘서초그랑자이’의 1순위 청약을 마감한 결과 174가구 모집에 7418건이 청약해 평균 청약경쟁률 42.63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강남 분양단지 중 최고 경쟁률(41.69대 1)을 기록했던 '래미안리더스원'을 웃돈다. 한 청약자는 “강남 분양이 기약없이 미뤄질 것 같아 입지 등을 따지지 않고 이번에는 무조건 청약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고민도 상당하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체가 건설사들의 수익구조에 직접적 타격을 입힐 수 있어서다. 특히 중소 건설사들 대부분 대출로 건설 비용을 충당하는데, 공사 일정이 지연되고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제대로 융통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분양가를 강하게 통제하면 자금력이 약한 중견 건설사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선옥 기자

"분양가 심사위원회 못 믿어"… 그간 어땠길래

[분양가상한, 양날의 칼]건설사 직원이 셀프심사, 원가산정 모르고 원론적 발언도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던 격이죠."

정부가 지난 5일 분양가심사위원의 명단과 안건심사 회의록을 공개하고 등록사업자의 임직원이거나 퇴직 후 3년이내인 경우 공공택지의 분양가심사위원이 될 수 없도록 '주택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위원으로 건축학과 교수, 전기·기계분야 전문가, 혹은 건설공사비 관련 연구실적이 있거나 공사비 산정업무에 3년이상 종사한 자를 포함케 했다.

공공택지 분양가심사위원회는 그간 비전문가들이 분양가 산정에 개입하거나 이해관계에 얽힌 이들이 심사하며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앞서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 분양가 심사대상인 아파트 시공사의 직원이 위원에 위촉된 게 알려지며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주택사업자가 각 항목에 맞춰 분양가를 제출하면 지자체가 주택 관련 분야 교수, 주택건설 또는 주택관리 분야 전문직 종사자, 관계 공무원 또는 변호사·회계사·감정평가사 등 전문가 10명 이내로 구성해 심사한다.

하지만 심사위원들 중 시방서, 공사자재 등을 보고도 비용을 산정하지 못해 제대로 심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변호사, 회계사 등 심사위원들은 시공이나 원가 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모르고 원론적 발언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전문성이 없는 심사위원들이 설계도서에 기초한 공사비와 적정이윤을 검증하지 않고 단순히 국토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와 주변 시세 이내의 가격인지만 파악해왔다는 지적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분양가는 기본형건축비에 건축비 가산비용(토지 매입 이자나 연약지반 공사비, 주택 성능 개선, 친환경 시공 등 명목으로 붙는 추가 공사비), 택지비를 더한 값으로 산정된다. 여기서 택지비, 기본형 건축비는 이미 정해져있다. 이런 가운데 건축비 가산비는 거의 인정하지 않고 공사비를 따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정보공개청구로 받은 하남시 위례A3-1블록 분양가 심사내역을 보면 기본형건축비 항목은 전혀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가산항목에선 건설사가 제시한 금액이 설계에 기반한 적정금액인지를 보지 않고, 조달청의 평균 낙찰률을 일괄 적용했다. 심사위원 명단과 회의록은 공개하지 않았다.

장대섭 전국대학교부동산교육협의회장은 "분양가 심사가 제대로 됐는지 외부의 검증을 받게 할 필요가 있다"며 "지자체 담당자도 전문성을 키워 행정 지체로 인한 금융비용 및 분양가 상승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분양가 산정 때 꼼꼼한 절차를 거쳐 건축비 가산비 인정비율은 높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최근 강화된 기준에 맞게, 스마트홈 등 기술을 반영해 주택을 지어도 가산항목에서 관련 비용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구조는 건설사의 부실공사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위례 A3-1블록 분양가 심사내역/사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위례 A3-1블록 분양가 심사내역/사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박미주 기자

주변 집값 그대론데 신규 집값만 통제?
[분양가상한, 양날의 칼]전문가들, 하반기 부동산시장 '강보합' 예상… "분양가 상한제가 '로또분양' 키워"

"서울 집값은 경기가 아닌 정책 요인으로 움직이고 있다. 거래는 없지만 언제든 폭등할 수 있는 내재적 불확실성이 있다."

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의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낙폭을 만회하자 주택 가격이 본격 반등하는게 아니냔 얘기가 나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 택지에서의 분양가 상한제를 언급한 것도 상승 조짐을 조기에 누르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활기를 띈 부동산시장을 언제 폭등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내재된 시장으로 보고 있다. 정책적인 선택이 오히려 서울 중심권역 아파트의 희소가치를 높였다는 지적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을 경기 요인만 놓고 보면 추가 하락이 제한적이다"며 "지금은 가격이 낮아져있고 거래가 없지만 정책 변수 등에 따라 더 오를 수 있는 위험이 내재됐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거래는 뜸하다. 문제는 수도권 주요 단지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집값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부가 고강도 규제로 맞서고 있지만 시장은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것. 분양가 상한제 역시 시장의 기대심리를 낮추기엔 한계가 있다고 봤다.

분양가 상한제란, 땅값에 정부가 정한 건축비를 합쳐 분양가를 결정하는 제도다. 결국 분양가를 낮춰 집값을 내리겠단 의미다. 재건축 단지에서 분양가가 낮아지면 조합원이 내야 하는 분담금은 더 늘어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로 재건축, 재개발과 같은 정비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단지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수도권의 공급 과잉 우려와 대출 규제 등으로 일부 지역의 상승이 전국으로 확산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주택시장의 보합세 전망과는 별개로 분양가 통제로 주택시장 안정을 이루긴 요원하다고 입을 모았다. 분양가 규제는 신규 주택의 집값을 낮출 뿐, 구축 주택의 가격하락 요인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오히려 신축 단지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려 '로또 분양' 현상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처럼 주택을 200만가구 이상 다량으로 짓는다면 모를까 지금처럼 전체 1%미만의 물량을 공급하면서 90%의 집값이 안정되길 기대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 역시 "주변 시세는 그대로인데 분양가만 낮아지니 결국 투기적 수익만 높이는 꼴"이라며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려면 강남 등 주요 지역에서 공급 물량을 늘려 희소가치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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