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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는집,빛나는집] ep9. 내가 원하는대로, 함께 사는 사회주택
[추적자 추기자] 상의하고 협의해서 지어진 집이 있습니다. 같이 사는 지금도 항상 정을 나누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도우며 힘이 됩니다. 누구와 이웃이 될지 모르지만 누구와 함께해서 좋은 그곳.

특히 지방이 아닌 서울에서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함께주택에서 만나는 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서울시내 11개 신규 단지에 행복주택 1479가구를 모집한다고 24일 밝혔습니다. 행복주택은 주변 전세 시세의 60~80% 수준으로 공급되는 임대주택으로 이번 공고의 전세보증금과 임대료는 각각 2790만~2억6240만원, 8만8000원~83만원으로 단지 유형·계층·면적별로 다르게 적용됩니다. 이처럼 값싸고 양질의 주택공급에 대한 수요와 정책에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오늘 가볼 곳은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함께주택'입니다. 함께주택 3호의 하얀집에 거주 중인 고양이 집사 김나리 씨가 주인공입니다. 함께주택은 협동조합 콘셉트의 공동주거형태입니다. 집에 입주할 예정자들이 집 짓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며 배우고 수정하고 보완합니다. 건축설계사와 직접 이야기해 현실적으로 반영 가능한 부분을 반영하고 어떻게 쓸지 고민하고 하며 오롯하게 내 집을 위한 고민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렇게 집을 짓는 데 걸린 기간만 2년입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주인공은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자평합니다. 혼자였다면 할 수 있었을까요?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2년간은 집을 짓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이웃을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함께 집을 짓기 시작했을 때 과연 잘 어울릴 수 있을지, 혹시 불편한 일이 생기지 않을지 우려가 없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부대끼면서 이웃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게 됐고 안전한 사람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내 집에 대한 안전감을 확보했습니다.
함께주택은 각자의 집은 물론 전체 건물의 설계와 시공 전 과정에 참여해 집을 짓는 것이 핵심입니다. 토지는 서울시 소유이며 함께주택협동조합이 입주자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최장 10년까지 임대해주는 방식입니다. 주인공은 항상 내가 살고 싶은 집에 대한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만큼 고양이와 함께 살기 좋은 집이었으면 했습니다. 어느 정도 필요한 공간은 넉넉하게 있고, 요리를 좋아해 부엌은 좀 더 넓었으면 했습니다. 또 안에서 식물을 키울 수 있는 그러한 집이었으면 했습니다. 무엇보다 단열이 잘되길 바랐습니다. 그렇게 원하는 조건이 하나하나 모여 지어진 집이 바로 함께주택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포함해 잘 지은 내 집인 만큼 애정 또한 무척 큽니다.
집이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미칠까요? 반대로 라이프스타일이 집에 영향을 미칠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이 질문에 주인공은 라이프스타일에 집이 차지하는 포션은 3분의 1이라고 답했습니다. 집 자체가 라이프스타일이 되려면 돈도 많아야 할 것이고 모든 것이 부족하지 않게 채워져야 할 겁니다. 하지만 돈은 필요한 만큼 들이고 내 공간을 원하는 만큼 확보하는 것으로 충분히 내 라이프스타일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집이 라이프스타일이 되고 라이프스타일이 집에 녹아가며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는 공간이 됐습니다.
주인공 역시 앞서 말한 대로 처음 시작할 땐 조금 불안했습니다. 만약 이상한 사람이 같이 거주하게 된다면 아예 시작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건축과정을 시작하면서 곧바로 이런 생각은 뒤바뀌었습니다. 결정적으로 각 가구가 어느 층 어느 동에 들어갈지를 놓고 이야기를 나눌 때 꼭 이 집에 들어가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누구는 다리가 불편하니 아랫집을 배정해주고, 이 집은 고양이가 있으니 그에 맞는 집을 배정하자. 이러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습니다. 다 같이 동의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끝없이 대화하고 소통하고 배려했던 과정이 주인공에게 이 집에 대한 확신을 주는 시간이 됐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그곳이 바로 함께주택입니다. 주인공은 그 역시 결국 분위기라고 합니다. 삭막하고 개인적인 아파트 등 일반적 공동생활에서는 굳이 다른 사람을 배려할 일조차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인사치레는 고사하고 층간소음 등으로 다투는 공간이 바로 공동주택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함께주택은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렇다보니 이런 마음가짐이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합니다.

김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러한 건축과정을 하나하나 공유했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일반 임대주택과 뭐가 달라요?" "그게 도대체 뭐예요?"라는 질문이 대다수였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포스팅을 하다보니 어떻게 그곳에 들어가게 됐는지를 알려달라거나 그런 집을 직접 설계하고 건축하고 사는 과정이 정말 멋지고 따라하고 싶다는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주변 온도가 변한 것이죠. 김씨 역시 거주 만족도가 어떻느냐는 질문에 갈수록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번엔 집을 살펴볼 시간입니다. 먼저 커뮤니티실로 가볼게요. 입구 상단에 큰 나무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거주 예정자들이 각자 집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간단하게 쓴 걸 그대로 나무에 새긴 것이라고 합니다. 글자는 삐뚤삐뚤하지만 내 힘으로 지은 내 집에 올릴 현판이니 그 의미가 남다르겠죠? 커뮤니티실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공간입니다. 11가구가 거주하는 만큼 거주자 회의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책장, 테이블 등 커뮤니티실을 구성하고 있는 용품 역시 누가 말하지 않아도 각자 알아서 거주자들이 기부한 물품입니다. 주로 아이들 놀이터로 쓰이는 만큼 말 그대로 다용도실입니다. 이를 사용하기 위한 규칙도 간단합니다. 다 같이 모여 있는 SNS 단체채팅방에 쓰겠다는 말을 하기만 하면 된다네요. 대신 다 쓰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단체채팅방은 당근마켓 무료나눔장터로도 쓰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과일이 생기거나 여유 있게 받은 물건이 있다면 커뮤니티실에 가져다놓고 나눔을 하는 것이죠. 이렇게 사랑이 꽃피는 곳이 바로 커뮤니티실입니다. 주택 옥상에는 제각각 크기가 다른 테라스도 있습니다. 날씨가 좋은 여름이나 가을에는 커피 한잔을 하고 여유를 만끽하는 공간이죠. 테라스 중 가장 넓은 공간은 현재 꾸미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로 꾸미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요. 김씨는 함께 쓰는 공간이 늘어나는 만큼 내 집의 크기도 커지는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11개 가구는 집 크기 역시 제각각입니다. 필요에 맞게 설계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 구조와 크기도 다릅니다.

김씨는 일부 사람들이 정치적인 성향 때문에, 공동체적 생활의 불편함 때문에 이러한 협동조합주택에 편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번 와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나눠본다면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죠.

부동산에 매몰돼 있는 현재 상황이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고 했습니다. 실제 사람들이 몰입해 있는 것보다 어쩌면 좀 더 과장되게 포장된 감도 없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주인공은 본인 역시 과거에 집을 생각하면 불안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내가 사는 집에서 쫓겨날까봐, 집이 없으면 제대로 살 수 없을까봐 그런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주인공은 힘주어 말했습니다.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갈 것이고 본인과 같은 주거형태가 확산될 것이고, 제도들이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인공은 집이란 '휴식'이라고 짧게 요약했습니다. 집은 에너지를 얻고, 비대면 시대에 일하는 공간이며, 고양이와 함께 행복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이렇게 집에 산다는 것은 삶을 산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집이 그 외 목적과 섞이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에게 집이란 무엇인가요?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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