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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2029년 '강남 지도'가 바뀐다 ② - 설계변경 대기.. 105층 층수 낮추나?

[편집자주]한국산업개발연구원(KID) 조사에 따르면 2019년 5월 2일부터 6일까지 닷새 간 열린 ‘C페스티벌 2019’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1947억원에 달했다. 이 중 97억원은 세수효과다. 국내·외 관람객 155만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고용 인원은 1115명이었다. 1988년 국내 1세대 마이스(MICE, 회의·관광·전시·이벤트) 센터로 개장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는 연간 전시회 개최 순수 면적이 75만4680㎡다. 개장 당시 한국의 무역 규모는 1000억달러 수준이었고 33년이 지난 현재 1조달러(10월 26일 기준)로 3분기 기준 세계 8위를 기록했다. 전시 공간이 부족해 열리지 못하는 면적은 매년 160만㎡씩 늘고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잠실 마이스 사업이 완료되면 이처럼 공간 부족으로 인해 행사를 갖지 못하는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높이 569m, 105층의 마천루를 계획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사업이 수년째 수익성 논란과 설계변경 가능성이 제기돼 외부에선 공사가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높이 569m, 105층의 마천루를 계획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사업이 수년째 수익성 논란과 설계변경 가능성이 제기돼 외부에선 공사가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두산·LG 잠실 홈구장, 한화가 짓는다
(2) [르포] 골조 못올리고 공회전 하는 GBC, 공사비 2.5조→5.5조
(3) 강남 영동대로 기점 세로축 개발 밑그림은?

국내 최대 마이스(MICE) 밸리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지하철 주요 노선인 2·9호선이 만나고 국내 1세대 마이스센터 코엑스와 각종 국제회의·전시공간이 밀집한 이 곳에 잠실 롯데월드타워 부지보다 넓은 7만9341㎡ 규모의 공터가 있다. 2017년 1월 한국전력공사 사옥이 철거된 후 5년째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인 공사장 안엔 여러 대의 크레인이 움직이고 현장 근로자들이 크고 작은 기초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골조를 1m도 올리지 못했다.

높이 569m, 105층의 마천루를 꿈꾸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사업이 2022년엔 진전을 이룰 수 있을까. 사업비가 수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보니 수년째 수익성 논란과 설계변경 가능성이 제기돼 외부에선 공사가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지난 12월 6일 실제 확인해본 현장은 터파기 공사를 비롯해 각종 기초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시행사인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착공허가를 받은 지 1년 반 이상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본착공을 시작하지 못한 게 사실이고 정확한 예상 시점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설계변경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대 쟁점 ‘층수 변경’


현대자동차 사옥과 함께 호텔·문화·업무·상업시설 등을 짓는 GBC 사업은 2014년 현대차그룹의 부지 매입 당시 땅값 10조5500억원을 포함, 총 사업비가 14조85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공공기여금만 1조7941억원에 달하고 시공사인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의 공사금액은 2조5604억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사업이 지연되며 3년 만인 2017년엔 예상 사업비가 17조3130억원으로 2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다시 4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투자은행(IB)업계가 추정하는 예상 사업비는 땅값을 제외해도 5조5000억원 이상이다.

GBC는 지난해 5월 착공허가를 받고 기초공사를 시작했지만 실제 착공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쟁점은 층수 변경을 골자로 한 설계변경이다. 만약 내년 초 본착공을 하더라도 사업계획 상 완료 시점인 2026년 준공은 빠듯하다. 현대차그룹의 당초 설계안이었던 105층 마천루는 준공 후 20년 동안 약 253조원의 경제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그룹의 GBC 개발계획과 한국도시행정학회의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 GBC의 예상 고용 효과는 공사 과정 7만9000명, 준공 후 약 113만7000명이다.

하지만 건축에만 4조원 이상이 추산되는 GBC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그룹 내부적으론 국내·외 전문가들을 접촉하며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층수를 50~70층의 2~3개 동으로 낮추고 외부 투자자로부터 건축비를 조달해 공동개발하는 방안 등이 예상된다. 이는 여의도의 서울국제금융센터(IFC) 등 도심 재개발 등에서 활용된 적 있는 사업 방식이다.

문제는 관할 지자체인 강남구와 구민 등이 당초 허가대로 105층 높이 설계를 주장하고 있다. GBC 공사 현장 밖엔 ‘GBC 층수 변경 반대’를 주장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GBC 계획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자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GBC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올 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해 “서울을 대표할 랜드마크 빌딩의 확보와 관광객 유치 등 경기 활성화를 위해 초고층 건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와 주민 등은 설계변경 시 일자리 창출과 경제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자금조달 위해 일부 분양·매각 가능성


그룹 차원에서 볼 때 조단위 재원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있을 수 있다는 게 외부의 시각이다. 이미 여러 차례 인·허가 등의 지연으로 2014년 부지를 매입한 후 5년 만인 2019년 건축허가서가 발급됐고 이 과정에 사업비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한 상태다. 설계변경 역시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터파기 공정은 높이, 면적, 동 수 등 해당 건축물의 설계 방향이 확정돼야 진행할 수 있다.
IB업계는 현대차그룹이 GBC 사업 자금조달을 위해 자체적으로 자산 매각을 진행하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외부 투자유치 등의 방식을 다각도로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PF의 경우 개발 후 분양이나 매각 등 예상 가능한 현금흐름이 발생해야 하는데 GBC는 사옥과 임대사업이 주를 이뤄 쉽지 않다는 문제점도 지적된다. 이에 따라 사옥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을 분양이나 매각하는 것으로 정할 경우 외부 자금조달 유치가 유리해질 수 있다.
현대차 GBC 공사장 뒤 나나랜드 /사진제공=강남구청
현대차 GBC 공사장 뒤 나나랜드 /사진제공=강남구청



삼성동 상권도 침체


GBC 사업의 새로운 방향성은 내년 상반기 결정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견해다. 재계는 현대차그룹이 더 이상 GBC 사업을 미루기 어려운 여건임을 감안, 내년에 사업 방향을 새롭게 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안이 없는 만큼 내년이라고 단정해 말할 수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 시기에 맞춰 GBC 홍보관 건립도 추진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GBC 사업을 위해 서울시에 지불한 공공기여금으로 짓는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도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착공이 시작됐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는 수도권 동서남북을 잇는 광역급행철도(GTX) 노선과도 연계돼 향후 교통환경 변화에도 적잖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초고층 빌딩은 터파기 공사 후 4~5년의 공정이 진행된다. 부지 매입 후 현재까지 7년 동안 건축이 본격화되지 않으면서 삼성동 상권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점도 현대차그룹에는 부담이다.

강남구는 올 6월 GBC 공사장 뒷면 봉은사로108길 250m 바리케이드에 이국적인 경관의 이미지와 맛집·카페 등의 간판을 그리고 의자·화분·조명 등 소품을 배치해 ‘나나랜드’ 거리로 꾸몄다. 장기간 착공 지연에 따른 골목상권 침체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협업해 주민참여 방식의 사업을 기획한 것이다. 일대 음식점 정보를 ‘더강남’ 앱과 연동해 제공하고 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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