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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으로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된 5층 건물
조선일보 | 이지은 땅집고 기자 | 입력2021.12.27 17:34 | 수정2022.02.08 09:42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서 도산공원 쪽으로 2차로를 따라 40여m 걸어가면 5층짜리 건물이 눈길을 잡아끈다. 지상 1~2층 일부는 통유리로 처리해 시원스런 느낌을 주고 상층부는 세련된 검은색 패널로 마감했다. 한 이탈리아 명품 신발 브랜드 매장이 지하 1층~지상 5층 전 층을 통째 빌려 쓰고 있다. 명품 매장과 편집숍이 몰린 도산공원 상권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랜드마크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 건물이 원래부터 잘 나갔던 건 아니다. 2016년 빌딩을 매입한 A씨는 1년 반 넘게 임차인을 찾지 못해 애를 태웠다. 고민 끝에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찾았다. 쿠시먼 측은 “건물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승산이 없다”고 했다. 원래 스파 매장으로 쓰던 건물이어서 외관은 꽉 막혔고, 그나마 가시성 좋은 건물 측면은 대형 주차장(5대)으로 사용해 매장이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당초 화장품 브랜드 스파 매장이었던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 건물을 리모델링한 건물. '골든구스'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2019년부터 10년통임대 조건으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당초 화장품 브랜드 스파 매장이었던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 건물을 리모델링한 건물. '골든구스'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2019년부터 10년통임대 조건으로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A씨는 리모델링을 결심했다. 우선 주차장 일부를 건물 뒷편으로 뺐다. 1~2층 코너는 대형 통유리로 마감해 행인들 시선을 붙잡았다. 그 결과 2019년 이탈리아 명품 신발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유치에 성공했다. 송진욱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사는 “도산공원 상권에서 해당 매장은 최고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며 “인기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면서 건물 가치가 크게 올랐고, 10년 임대차계약을 맺어 안정적인 수익까지 올리고 있다”고 했다.

최근 집 대신 중소형 빌딩에 투자하는 자산가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건물 운영 노하우 부족으로 원하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건물주가 적지 않다. 땅집고는 중소형 빌딩 가치를 극대화하고 싶은 건물주를 위해 ▲임대차 ▲유지관리 ▲매입·매각 ▲절세 등 다양한 전략을 소개하는 ‘중소형빌딩 자산운영관리 설루션’ 1기 과정을 다음달 개설한다.

◇'건물 몸 단장’이 임대차관리의 시작

건물 가치를 좌우하는 첫째 요소는 임대차관리다. 어떤 임차인을 들이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된다. 해당 상권에서 건물 위상마저 달라진다. 송 이사는 “누구나 입점하고 싶을만한 건물을 만드는 것이 임대차관리의 첫 단추”라고 했다.

건물 외관은 주기적으로 도색하고, 로비·화장실·계단 등 공용공간도 늘 깔끔하게 유지해야 한다. 송 이사는 “오래된 건물은 가스나 전기설비가 낡고 용량도 부족하다”면서 “일반 음식점이 들어올 수 있는 수준으로 설비를 갖춰놓으면 다른 업종을 유치하기도 쉽다”고 했다. 50평 공간이라면 전기용량은 80~100㎾를 확보하고 도시가스와 급배수기도 설치하면 좋다. 이탈리아 명품 신발 브랜드가 입점한 도산공원 건물처럼 과감한 리모델링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골든구스'의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골든구스'의 플래그십 스토어 내부.

이면도로 건물이라면 명확한 빌딩 콘셉트를 정하고 임차인 유치 전략을 세워야 시간과 비용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송 이사는 “‘내 건물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건물주가 많은데, 모든 건물에 ‘스타벅스’가 들어설 수는 없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SNS(소셜미디어)에서 핫한 개인 식당이나 편집숍 위주로 채우는 것이 유행”이라고 했다. 입지가 좋지 않으면 아예 노래방·주점 등 유흥 콘셉트 건물로 운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이 경우 임대수익은 괜찮아도 건물이 빠르게 손상되는 리스크는 각오해야 한다.

◇10년 내다보고 임대차 계약서 작성해야

임대차계약서 작성도 건물 수익률을 가르는 요소다. 임차인과 한번 계약하면 짧게는 5년, 상가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계약 갱신을 고려하면 10년까지 유지되기 때문이다. 건물주는 ‘10년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생각하고 계약서를 써야 한다.

최근 공실을 우려해 이른바 ‘렌트프리’(무상임대)와 ‘인테리어 지원금’(TI) 카드를 꺼내는 건물주가 적지 않다. 문제는 임차인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면 건물주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 계약서에 렌트프리 기간을 따로 명시하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입점 초기가 아닌 입점 1~2년 후나 계약를 체결한 해의 연말로 정하는 식이다. 매출액 상승이 점쳐지는 점포라면 월세 대신 ‘임대료 매출액 연동 계약’을 고려해볼만하다. 매장에서 한 달 동안 올린 수입의 일정 비율을 건물주가 월세로 가져가는 방식인데, 매출 급감 리스크를 감안해 최소 임대료를 함께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민성식 에이커트리 팀장은 “같은 건물에 입점한 임차인들에게 임대료 인상 시기를 통일하면 건물 운영이 훨씬 편해진다”며 “이런 건물은 추후 매각할 때도 유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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