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서비스

금융

부동산 메뉴

한국은행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의 소공별관 매각에 실패했다. 옛 상업은행 본점 건물이었던 이 건물 공매의 최초 최저 입찰가는 1479억원이었다.

한국은행 소공별관의 과거(왼쪽)와 현재 모습. /조선DB
한국은행 소공별관의 과거(왼쪽)와 현재 모습. /조선DB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서 진행된 이 건물의 공매는 유찰됐다. 공매 대상은 지하 1층∼지상 13층의 건물과 구분 소유 중인 주차건물 등 총 2동(1만5753.1㎡), 그리고 토지(2372.9㎡)였다.

이 건물은 1965년 12월 옛 상업은행 본점으로 준공됐다. 2004년 리모델링을 거쳐 2005년 3월 한국은행이 사무공간을 확충하기 위해 본관과 마주하고 있는 이 건물을 매수했다. 당시 소공별관 시가는 약 700억원 수준. 한국은행은 회현동 부지와 현금 220억원을 지급하고 이 건물을 매입했다.

한국은행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통합별관이 내년에 완공되면 소공별관은 공실이 될 것으로 보고 매각을 추진했다. 현재 소공별관은 한은 경제통계국과 외자운용원, 경제연구원 임직원이 쓰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입찰이었지만 입찰 참여자는 전혀 없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정도 규모가 되는 건물을 매각하려면 기업이 본사로 쓰는 것이 가장 좋지만, 과거 이력상 꺼리는 이들이 많다는 점도 감안된 결과라고 봤다.

이 건물의 최초 주인인 상업은행은 외환위기를 직격타로 맞았다. 1997년 1월 한보그룹을 시작으로 기아, 진로, 해태 등 대기업이 줄줄이 쓰러지면서 상업은행도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해 위기에 빠진 것이다. 결국 상업은행은 이듬해 한일은행과 합병됐고,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구조조정 당하고, 본점 건물도 매각됐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그 이후로도 주인이 네 번이나 바뀌었는데, 그 과정에서 한국은행 소공별관은 풍수지리적으로 나쁜 기운이 돈다는 소문도 많았다”고 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감안하면 최초 매각가(1479억)가 다소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초 최저 매각가는 3.3㎡당 4억2000만원 수준이다.

토지·건물 정보제공업체 밸류맵의 이창동 리서치팀장은 “2020년 10월 서울 중구 남대문로90의 상업업무지구 건물이 3.3㎡당 4억원 수준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시세를 반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다소 꺾였다는 점, 금리가 이전보다 올랐다는 점이 감안돼 유찰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한국은행의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낙찰 가능성이 더 떨어졌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각하고 빅스텝을 했으면 유찰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이야길 업계 관계자들끼리 했다”면서 “인허가 문제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가격이 조정돼 나오는 다음 번엔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오늘의 주요뉴스

더보기

    부동산 이슈보기

    베스트토론

    더보기

      부동산 토론 이슈보기

      서비스 이용정보

      Daum부동산은 제휴 부동산정보업체가 제공하는 매물 정보와 기타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제휴 업체의 매물 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 및 이와 관련한 거래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Kakao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opyright ©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