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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명의신탁의 유효와 무효
윤정웅
  • 법률, 정책, 투자, 평가
  • 現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
  • 세인종합법률 사무국장
요즘 다주택자들의 명의분산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집은 여러 채를 살 수 있지만, 명의가 없다. 한사람 명의로 여러 채를 사면 세무처리에 불리해서 사지 않음만 못하다. 자녀들까지 다 샀지만, 그래도 집이 남는다면 어찌해야 할까? 타인의 명의를 빌려 집을 사는 수밖에 없다.



부동산명의신탁이란 부동산이나 부동산에 관한 권리를 매수할 때, 돈 대는 사람 따로 있고 등기를 넘겨받는 사람이 따로 있게 되며, 이런 약정에 따라 물권변동을 일으키는 계약을 말한다. 즉 돈은 형부가 대고 등기는 처제이름으로 하는 식이다. 돈을 대는 사람은 신탁자요, 명의를 받는 사람을 수탁자라 한다.



이렇게 명의신탁을 하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재산을 잠시 은닉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에게 매도한양 이전해 두는 방법, 중복대출이나 1가구 다주택을 회피하기 위하여 무주택자인 사돈명의를 사용하여 분양받는 방법, 탈세를 하기 위하여 자녀명의로 재산을 마련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어설프게 아는 사이라고 명의신탁 해 두었다가는 수탁자가 신탁자 몰래 귀한 재산을 팔아먹고 도주하는 일이 종종 있어서 주위를 놀라게 한다. 요즘은 현대판 홍길동이도 있고, 최신판 봉이 김선달도 있기 때문에 아무튼 조심하시라는 말씀 외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



요즘 온갖 규제책으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자 다주택을 피하기 위해 명의를 빌려 분양받는 사람, 세금을 포탈하기 위해 처갓집 친척의 명의를 이용하여 부동산을 매수하는 사람, 증여세를 면하기 위해 자녀 명의로 부동산을 사는 사람, 부부증여로 재산을 쪼개어 세금 혜택을 보려는 사람 등 천태만상이다.



명의신탁은 엄격하게 해석하고 자금출처를 캐내기 때문에, 그 유형마다 유효와 무효가 다르다. 이게 1995년도에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이라는 법이 생겨서 명의신탁 약정을 무효로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 잘 하다가 한 번 실수하면 큰 손해를 보는 수가 있으니 유념하시라.



1) 2자간 명의신탁의 효력



甲은 회사 대표이사로서 3개월 후 부도가 예상되자 개인재산이라도 보존하기 위하여 강원도에 있는 땅을 乙에게 매도한 양 乙의 명의로 등기를 넘겨 버렸다. 이런 걸 가장매매라고 하는데 현행법에서는 매매자체도 무효이고, 등기도 무효로 보고 있다.



甲은 나중에 乙에 대하여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할 수 없는 것이고, 다만 乙을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하여 乙명의의 등기에 대한 말소를 구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야 소유권은 다시 甲에게 넘어갈 수 있는데, 만일 중간에 乙이 강원도 땅을 팔아 돈을 착복해 버린다면 甲과 乙은 지루한 법정싸움이 시작 될 것이고, 경찰서 신세도 지게 될 것이다. 乙로부터 땅을 매수한 丙의 행위는 선의이건 악의이건 모두 그 행위가 유효하다.



2) 3자간 명의신탁의 효력



A는 사정이 있어서 살고 있는 단독주택을 급매물로 내 놨다. 이게 머지않아 뉴타운지역에 편입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B는 자신이 매수하기로 작정하고, 1가구 2주택을 회피하기 위하여 무주택자인 친구 C에게 사정하여 그의 명의로 계약함과 동시 등기까지 마쳤다.



매도인 A와 실제 매수인 B와의 법률상 매매행위는 유효하다. 그러나 매도인 A가 C에게 등기를 이전해준 행위는 무효가 되는 것이다. 매수인 B와 수탁자인 등기명의인 C와의 명의신탁약정도 무효로 본다.



하지만 C로부터 다시 위 주택을 매수한 D의 행위는 실제 B가 사실상 소유자라는 사실을 알았건 몰랐건, 모두 유효한 것이다. A의 C에 대한 등기가 무효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소유권은 A에게 귀속된다고 봐야 한다.



3) 계약명의신탁의 효력



춘향이는 동생 향단을 데리고 이몽룡회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구경을 가게 되었다. 춘향은 욕심이 좀 많아서 대형주택에 살고 있음에도 견물생심이라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를 보니 욕심이 생겼는지, 투자목적으로 중형규모의 아파트를 분양받겠다고 했다.



그러나 DSR에 걸려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자, 같이 간 향단의 명의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춘향의 말인즉 입주 때, 시세차익을 보고 팔아서 너랑 같이 나눠 쓰자는 말은 했지만 글쎄, 그게 잘 될는지 모르겠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매도인 이몽룡과 신탁자 춘향의 매매계약도 유효하고, 수탁자 향단에 대한 이전등기도 유효하다. 그러나 춘향과 향단의 명의신탁은 무효라고 봐야한다. 역시 나중에 향단으로부터 아파트를 매수한 방자의 행위는 선의이건 악의이건 모두 유효하다.



입주 무렵 위 아파트에는 프리미엄이 2억 붙어서 분양가 3억 포함, 5억 원에 거래가 되고 있었다. 그러자 향단은 욕심이 생겨 팔자고 하는 춘향의 의사를 무시한 체 위 아파트를 돌려 줄 수 없다고 할 수가 있다.



춘향으로서는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해야 하는데 청구할 금액은 프리미엄까지 붙은 5억 원이 아니라, 분양가 3억 원만을 청구해야 하는 것이다. 무효인 명의신탁약정에서 수탁자 명의로 있을 때의 프리미엄을 돌려 달라고 할 수 없다는 취지가 되겠다.



4) 법조문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 4조 (명의신탁 약정의 효력)

1) 명의신탁 약정은 무효로 한다.

2)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행하여진 등기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은 무효로 한다. 다만,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그 일방 당사자가 되고 그 타방 당사자는 명의신탁 약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제 1항 및 제 2항의 무효는 제 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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