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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형평성 논란 휩싸인 'LH 매입임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한계차주의 주거지원을 위한 주택 매입임대사업을 실시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의 집을 LH가 사들여 소유권만 이전, 기존 집주인이 세입자 신분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것이다. 집주인 입장에서 보면 대출연체와 담보 경매처분 등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고 살던 집에 계속 살 수 있는 장점이 큰 사업이다.

하지만 사업 초기단계임에도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이번 사업은 이전 정부의 하우스푸어 리츠사업(희망임대주택)과 유사한 형태다. 2013년 이후 수차례 시행된 바 있지만 지원대상이나 방법 등을 놓고는 형평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불거졌다.
LH진주사옥. /사진제공=LH
LH진주사옥. /사진제공=LH

◆150세대 이상 새 아파트만 지원

이번 LH 매입임대사업은 문재인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및 경제정책방향에 따른 후속조치다. 주택도시기금이 출자한 국민희망임대주택 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가 하우스푸어의 아파트를 매입 후 재임대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이며 LH는 자산관리를 위한 주택매입, 임대운영, 청산업무를 담당한다.

LH는 총 400가구를 매입할 계획이다. 지난 11월 초 신청접수를 받아 지금까지 65건이 심사진행 중이라고 LH는 밝혔다.

문제는 지원대상과 조건이다. 경제불황에 따른 주거불안을 해소하는 게 목적인 만큼 지원대상을 저소득층으로 한정한 것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3인가족 기준 500만2590원) 이하인 1주택자, 공시가격 5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만 매각할 수 있다. 또한 실거주 중이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이 없거나 단순히 주택만 매각하려는 사람은 자격이 없다.

그런데 세부적인 조건을 들여다보면 훨씬 까다롭다. LH에 따르면 150세대 이상 대단지, 준공 15년 이내 아파트만 매각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대단지아파트는 관리자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관리상태의 차이가 커 이런 기준을 뒀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시한다. LH는 하우스푸어 지원 목적이 아닌 공공 임대주택 운영을 위한 매입임대도 운영하는데 이 경우 집주인이 퇴거하고 신혼부부나 저소득청년 등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빌려준다. 따라서 역세권 등 업무지구나 학교가 가까운 입지여야 하고 서민 주거안정의 취지에 맞게 주거환경이 일정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한계차주 지원사업의 경우 기존 집주인은 매각대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고 5년 동안 거주하다가 경제적 재기에 성공하면 주택을 재매입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갖는다. 따라서 굳이 지원대상에 한계를 둘 필요성이 적다는 지적이다.

일반 매입임대를 신청한 경험이 있는 A씨는 “준공 10년 미만의 수도권 아파트인데도 브랜드아파트가 아니라서 매입을 거절당했다”며 “공공 임대주택의 경우 실수요자의 선택유인이 필요하겠지만 하우스푸어 지원사업의 기준이 까다로운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정해진 기준으로 매입공고가 나 신청과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바꿀 수 없다”며 “하지만 추가매입은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업무기준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머니S
/사진=머니S

◆감정평가액 낮고 임대료는 비싸다?

만약 매각신청이 받아들여졌을 때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LH는 집주인의 매도 희망가격과 LH가 직접 선임해 의뢰한 감정평가사의 감정평가액 중 낮은 금액으로 매입하기로 정했다. 매도 희망가격이 감정평가액의 90% 이하일 경우 90% 수준으로 매입한다.

이를 두고도 반발이 많다.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감정평가액이 낮을 것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기존 매입임대사업을 보면 감정평가액이 시세 대비 지나치게 낮다는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LH는 국가사업인 데다 일관된 감정평가기법을 적용하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대다수 이용자는 터무니없는 감정가격이라는 주장이다.

한 이용자는 “집을 리모델링한 비용을 감안하고 가격을 깎아서 공인중개사를 통해 파는 것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해 민간 임대주택을 사들이고 이것으로 다시 임대장사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반 매입임대의 경우 LH가 소유권을 가진 이후에는 공공임대로 운영돼 주변시세보다 낮은 임대료가 책정되지만 하우스푸어 매입임대는 주변시세와 같은 수준으로 빌려준다. 당초 집을 살 능력이 있었던 하우스푸어에게 임대료까지 지원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하우스푸어의 부채상환을 지원하는 사업이므로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면서 “주거복지사업이라 사회적 지탄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매입임대사업 자체만 놓고 보면 공공 임대주택 확대나 하우스푸어 재기지원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는 필요한 정책이지만 일부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공적인 역할에 대한 요구와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부동산학계 관계자는 "LH사업 대부분이 민간 토지나 주택 등을 매입해 개발하는 방식이므로 감정평가액과 개발이익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LH 경영관점으로 보면 부채감축이 시급한 상황이라 과도한 이익에 대한 감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8호(2018년 11월28일~12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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