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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양가상한제 시행 윤석열 후보 '청년원가주택' 공약..세대간 형평성 논란은 못 피해

[2022 대선 콕! 이 공약]원가로 분양 뒤 5년 지나면 매각차익 70% 보장
청년재산 형성 지원 취지..무주택 중장년층 불만 클수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호 공약으로 내놓은 부동산 정책 청사진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청년원가주택’이다. 윤 후보는 지난 8월말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면서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고 결혼과 출산을 기피해 인구절벽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며 “청년 주거문제 완화를 위해 5년 임기 내 청년원가주택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원가주택은 무주택 청년이 원가로 주택을 분양받은 뒤 5년 이상 거주하면 매각 때 시세 차익의 70% 이상을 보장받도록 한 주택이다. 여기서 원가는 택지 조성원가와 표준건축비, 이자 비용 등을 합한 수준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공공분양주택보다 분양가가 낮은 수준이다. 대신 입주자가 매각할 때는 시장이 아니라 정부에 매각하도록 하되, 매매차익 중 70% 이상은 입주자에게 돌아가게 해 재산 형성을 지원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윤 후보 캠프는 싱가포르의 사례를 연구하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원가주택 공급 계획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주택인 청년원가주택은 공공택지에서 공급된다. 3기 새도시, 광역교통망 역세권 고밀복합개발, 교통여건이 양호한 신규택지 등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규택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구축과 연계해 서울 도심에서 출퇴근이 가능한 30~40분 이내 거리에 조성한다는 게 윤 캠프 쪽의 설명이다.

목돈이 부족한 청년층을 위해 청년원가주택에는 파격적인 금융지원도 이뤄진다. 입주자가 분양가의 20%를 내면 나머지 80%는 장기저리로 빌려줘 원리금을 갚아나갈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분양가격이 3억원짜리 주택인 경우 입주자가 6천원만 내면 2억4천만원은 대출이 가능하다.

윤 후보가 당시 원가주택 공약을 내놓자 즉각 비판에 나선 쪽은 경쟁 상대였던 국민의힘 유승민 후보 캠프였다. 유 후보 캠프는 “시세 대비 공급가액의 차액에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최초 공급시점에만 250조원으로 추정된다”며 “재정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 캠프 쪽은 “원가 3억원 아파트 30만호를 다 합쳐도 90조원”이라며 “원가주택 초기 투입 비용은 나중에 주택을 분양해 회수되고, 금융비용도 원가에 산정된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공급하는 공공분양주택은 건설원가에 적정 이윤이 더해진 분양가상한제 가격으로 공급되며, 이 경우에도 시세 대비 차액이 상당하지만 이를 손실로 간주하지는 않고 있다. 공공주택의 분양가격을 어떤 수준으로 정할 것인지는 사업주체와 수요자 사이에서 개발이익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청년원가주택은 문재인 정부가 도입한 신혼부부 전용 주택 ‘신혼희망타운’과 기본 설계나 구조에서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현재 분양가격 3억7천만원 이상 신혼희망주택은 입주자의 자금조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의무적으로 수익공유형 모기지(30년 장기대출)를 이용해야 하며, 입주자가 전매 제한기간(5~10년) 이후 주택을 시장에서 매각할 때는 모기지를 제공한 주택도시기금이 수익(시세차익)의 최대 50%까지 환수하게 된다. 반면 청년원가주택은 입주자가 매각할 때 엘에이치 등 공공기관이 수익의 30% 이하로만 환수한다는 게 신혼희망타운과 다른 점이다. 또 입주자가 원가로 분양받았던 주택을 매각할 때는 반드시 공공기관이 사들이도록 한다는 점에서는 이른바 ‘변창흠표’ 공공자가주택인 ‘환매조건부 주택’과도 닮아 있다.

시장에선 윤 후보가 ‘청년원가주택’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것은 자산과 소득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인 20~30대 청년층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고 본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 공공분양주택보다 가격을 더 낮춘 ‘원가주택’은 국가가 앞장서 청년층의 자산 증식을 지원하겠다는 취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엘에이치가 공공주택을 원가로 공급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부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청년원가주택이 차기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된다면 엘에이치의 자본금을 대폭 확충하고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허용해 청년원가주택과 공공임대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교차보전하는 방식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해 있는 실수요자인 중장년층 무주택 가구를 도외시한 채 역대 최저가 수준인 원가주택을 청년층에만 몰아주는 방식이라면 세대·계층간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장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역세권 등 입지가 양호한 곳에 청년과 신혼부부만을 위한 원가주택이 공급된다면 소수만 혜택을 누리는데 대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며 “이럴 경우 다른 공공분양주택도 원가로 공급하지 않을 수 없고, 원가주택에 준해 서민용 공공임대주택 임대료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지는 등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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