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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11.29 주거복지로드맵 LH 조직개편안 수개월째 표류

모·자 분리안 사실상 물건너가
주거복지 기능 되레 악화 우려
국토교통위 의원 대부분 부정적
"좀 더 신중하게 검토" 한목소리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LH 투기 사건 중간점검 토론회'에서 이강훈(왼쪽 첫번째)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LH 투기 사건 중간점검 토론회'에서 이강훈(왼쪽 첫번째)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 개편안의 해결 실마리를 수개월째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이달 내로 LH를 주거복지 기능을 모(母)회사로, 토지·주택 개발 분야를 자(子)회사로 하는 개편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 방안은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주 국회 공청회에서 LH 모자 구조의 수직분리 개편 방안을 최적안으로 제시했으나, 전문가 패널이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들 대부분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모회사가 주거복지 사업을 하려면 자회사로부터 자금을 받아와야 하는데, 규모가 훨씬 작고 인사권도 행사할 수 없는 모회사가 자회사를 제대로 제어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LH가 모자 구조로 개편되면 주거복지 기능이 오히려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개발 자회사가 경영 여건 등을 이유로 모회사로 올리는 자금을 줄이면 그만큼 정부 재정이 투입되거나 주거복지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거복지에 대한 국민의 요구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 투입돼야 할 예산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LH가 수행해야 할 주거복지로드맵, 중산층 통합임대 등 정부의 주거복지 신사업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위 위원들은 LH 조직개편 방안을 좀 더 신중히 검토하자고 입을 모았다. 일부 의원은 LH 조직의 틀을 유지하면서 견제와 균형을 이룰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이 때문에 LH 조직개편 검토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도 섣부른 조직 개편보다는 중장기 방안으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LH 사태는 공공주도 혹은 공공직접시행 등 정부 정책을 시행하는 선두주체가 국민에게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고 공기업에 대한 믿음을 깨뜨린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어떻게 해결되느냐가 중요한 데, 정부가 이렇게 손 놓는 모습을 보이면 정부나 여당에 대한 민심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H 개편안에 대한 정부의 생각이 명확하지 않다"라며 "투기에 가담한 직원들 수에 비해 대규모 인원 감축안은 적절하지 않으며, 조직 분리안도 방향성을 잃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LH는 본래의 목적대로 택지를 개발하는 토지공사와 그 지상에 건물을 짓는 주택공사, 지은 건물을 관리하는 주택관리공사, 도시재생공사 등 네 가지로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LH 투기 논란은 내부 정보를 개인 사익추구에 사용해온 잘못된 관행이 드러난 것"이라며 "때문에 섣부른 조직개편은 보여주기식 대책에 치우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그는 "보여주기식 대책보다, 사안의 본질인 내부정보의 사적 유용에 중점을 두어야 재발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철저하게 내부의 공익고발을 활성화하고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호와 보상을 극대화하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 LH의 기능에 대한 사회적 수요에 변함이 없는 상황을 감안해 좀 더 시간을 두고 개편 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필요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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