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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12.13 부동산 대책 [인터뷰] "리츠로 주거안정·산업혁신 가능"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

“리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불안해진 주거 시장을 안정시킬 수도 있고, 기업들의 산업용 토지를 유동화 시켜 혁신을 촉진할 수도 있습니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장은 지난 19일 “리츠의 본질은 부동산”이라며 “리츠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상품일 뿐만 아니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익 추구 수단으로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간 부동산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일각에서는 나라의 부(富)가 부동산에 묶여버렸다며 ‘부동산 망국론’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한 정병윤 회장은 리츠를 통해 부동산 가치와 개인의 복리, 공익을 조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알짜 부동산을 유동화시킨 자금으로 실물 투자를 유도하거나 주거복지 범위를 넓히면서도, 국민에게 소액으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누릴 수 있게 하는 투명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상근회장 /한국리츠협회 제공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상근회장 /한국리츠협회 제공

― 리츠가 부동산 문제를 해결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

“주택 문제와 관련해서는 임대주택 공급에 리츠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리츠를 통해 임대주택 공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물론, 공급 후에도 리츠에게 임대주택의 운영을 맡겨 장기적·안정적인 수익처와 주거를 같이 제공하는 것이다. 이때 발생하는 수익은 특정한 소수에게 돌아가지 않고 리츠에 투자한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공공주택 개발에 항상 수반되는 특혜 논란이나 후분양에 따른 갈등을 피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방안은 한국에 아직 도입되지 않은 인더스트리얼 리츠(Industrial REITs), 산단(産團) 리츠다. 삼성·LG·SK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산업용지는 이제 노른자위 땅이 됐다. 이를 리츠로 전환하면 리츠에 투자한 국민에게는 꾸준한 수익처가 생기고,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해 연구개발(R&D)이나 신사업 진출에 사용할 수 있다. 국가 산업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기여하는 것이다.

개발을 원하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반대 여론에 밀려 난항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지역 주민들에게 리츠 우선 배분권을 주고 일정 수익률을 보장해준다면 주민들도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이처럼 공모 리츠를 지자체의 현안 사업이나 정부의 주요 프로젝트에 활용하면, 부동산 문제 해결은 물론 투기성 자금이 투명하고 건전한 투자 자금으로 환류될 수 있다. 국민 입장에서는 적은 돈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힘들게 초기 투자자금을 모으고 분양 위험을 지느니 공모 리츠로 더 편하게 금융 조달을 할 수 있다. 정부도 새로운 세입 수단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국민·기업·정부 모두 만족하게 된다.”

― 유사한 형태의 리츠나 제도가 존재하는데 그간 왜 활성화가 안됐나

“이미 임대주택 기반 공모 리츠가 있지만, 정부의 각종 규제에 (임대주택에 대한) 지분율이 낮은 편이다. 대토보상 리츠의 경우에도 세금 문제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토 리츠를 받는 것보다 기존처럼 보상을 받는 게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 리츠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뉴스테이 사업의 경우 향후 청산 시점에서 큰 이익이 발생해 정치적·사회적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데, 입주민들이 리츠 형태로 주택을 공유하고 퇴거 시 주택을 다시 리츠에게 팔게 한다면 양질의 임대주택이 계속 유지될 수 있다.”

― 리츠의 핵심은 편입자산이다. 투자자로서 주목할만한 편입자산이 있다면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리츠의 편입자산 중 가장 수요가 많은 것은 오피스다. 임대수익 구조를 봐도 프라임(Prime) 오피스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오피스 시장이 침체할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오히려 더 넓고 쾌적한 사무실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향후 주목해야 할 자산은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다. 물류센터는 코로나19 이후 물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전망이 밝다. 데이터센터의 경우 한국에서는 주요 통신사들이 데이터센터를 직접 보유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은데, 이를 리츠로 넘기고 그 돈으로 6G·7G 등 새로운 통신망 개발과 인프라 설치에 재투자하는 게 더 유리할 것이다. 정부도 이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밖에 헬스케어, 철도, 셀프 스토리지(공유형 창고) 등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하다.”

― 증권시장에서 공모 리츠에 주목해야 할 이유를 꼽는다면

“상장 리츠도 이미 18개까지 늘었다. 증권 시장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 나왔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대형 공모 리츠들이 연이어 흥행하면서, 올해도 공모 리츠 시장의 성장 추세가 계속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SK리츠의 성공 이후 다른 대기업들도 공모 리츠 시장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자산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 거시 변수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양질의 부동산만을 장기 자금으로 굴리는 리츠는 이같은 금융 환경의 격변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에 이런 시기에 투자 자산으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다만 개별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배당에 초점을 맞추고 공모 리츠의 부동산 자산과 임차인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주가 시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지난 12일 국토부에서 리츠 투자 활성화 대책이 나왔다. 이를 평가한다면

“앞으로 연금저축펀드도 리츠에 투자가 가능하게 된다. 그러면 18조원이라는 돈이 공모 리츠 시장으로 투자될 수 있다. 증권시장에게도 신사업 기회가 열린 셈이다. 워낙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다.

또 중복해 이뤄지던 공모리츠 인가와 공모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의 인가 심사, 그리고 등록 리츠의 심사 절차를 간소화한 것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 더 개선돼야 할 점들도 있다. 등록 리츠 뿐 아니라 인가 리츠의 심사·검토 절차도 더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인가 리츠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배당이 끊이지 않는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그러나 부동산 자산을 편입하기 전 정부가 사업계획을 검토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너무 길어 자산 편입 때까지의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

이것이 현재 최대 과제고, 이미 국토부와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편입자산 다양화를 위해 해외 부동산 자산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전례가 드물다 보니 이 경우에도 정부의 인가가 자꾸 지체되고 있다. 해외자산을 편입할 경우에도 제도적·행정적 장애물을 낮춰야 한다. 펀드의 경우 등록제 기반이라 의사결정이 빠르고 해외자산 편입도 활발한데, 리츠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또 현재는 배당이 1년에 1~4번 이뤄지는데, 월 배당제를 도입해 은퇴 준비를 위한 자산군으로 더 주목받도록 해야 한다. 안정적 배당을 위해서는 부동산 자산을 최대한 싸게 매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취득세나 종합부동산세 상의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봄 직하다. 일본의 경우 공모 리츠는 취득세를 면제해주고 있는데, 한국은 검토 이야기만 나오고 지지부진하고 있다.

임대주택 리츠의 경우 종부세 합산 대상에서 배제하고, 산단 리츠의 경우에는 산업입지법과 산업집적활성화법을 개정해 리츠에 산단 용지를 매각할 경우 의무 보유 기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제도 외적인 과제는

“가장 시급한 것은 낮은 인지도다. 리츠를 사모 펀드나 부동산 특혜와 연결 짓는 경우가 많다. 모든 국민이 리츠를 한주씩 보유한다면 어떨까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유튜브 채널 ‘K-리츠 TV’를 운영해 적극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비교적 소액으로 투명성이 보장되는 부동산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 방점을 둘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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