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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2019년 부동산 전망 전세금 '호가' 올려 버틴 집주인, 집값 하락 전조에 '벌벌'

[머니S리포트] 세입자보다 돈 없는 집주인 '부동산 뇌관' ① - 깡통주택 주인 연쇄 도산하나

[편집자주]글로벌 부동산·주식 거품이 잦아들며 자산시장에 경고가 울렸다. 특히 연소득의 수십배에 달하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과거의 ‘하우스푸어’ 사태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마저 커졌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무리하게 빚을 낸 갭투자자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는 경우가 속출했다. 실제 부동산 거래 현장에선 전세 실거래가가 하락한 단지도 생겨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대구 서구)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전세금을 떼먹은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3건 이상 대위변제한 사례는 129명에 달했다. 이들은 전세금을 떼먹고 심지어 연락도 두절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대구 서구)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전세금을 떼먹은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3건 이상 대위변제한 사례는 129명에 달했다. 이들은 전세금을 떼먹고 심지어 연락도 두절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1) 전세금 ‘호가’ 올려 버틴 집주인, 집값 하락 전조에 ‘벌벌’
(2) 실거래가 1억~2억씩 ‘뚝뚝’… 서울도 급매물 출현
(3) “악성 집주인 보증금 미반환 시 형사처분 필요해”
#. 2개월 전 아파트 전세계약이 만료된 A씨는 아직까지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집주인은 대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보증금을 못주고 있다만 했다. 이에 A씨가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물어본 결과 집주인이 매매가 인상을 이유로 전세금을 무려 70%나 올려서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얘길 들었다. 집주인은 전세금 반환 지연에 대한 이자 지급도 하지 않고 있어 A씨는 보증금 반환 소송을 걸었다.

#. 최근 다세대주택에 전세로 입주한 B씨는 이사 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다세대주택은 상대적으로 실거래가 정보가 부족해 이전 세입자의 전세금을 몰랐는데 알고 보니 자신이 30%나 올린 금액에 계약한 것이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신규 세입자와의 임대차계약도 임대료 인상률을 5%로 제한한다. 다만 B씨가 구청에 확인한 결과 2019년 9월 이전에 등록한 주택임대사업자의 경우 1회에 한해 5%룰이 적용되지 않음을 알았다.

무리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의 부작용으로 전세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 인상과 당국의 대출규제, 글로벌 자산거품 붕괴가 맞물려 집값 하락신호가 나타났지만 전세가격은 여전히 과열 상태여서다. 이는 전세수요가 뒷받침하는 게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출이 막히고 집값 하락 신호가 나타나자 일부에선 전세 실거래가 하락이 시작됐지만 무리해 빚을 낸 ‘갭투자’(매매-전세 차액만 내고 집을 매수) 집주인이 이자·세금 부담을 이유로 전셋값을 천정부지로 올리고 있다.


세입자 2160명, 전세금 떼였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피해를 입는 것은 새 집을 구하려는 신규 세입자만이 아니다. 전세만기가 지나도 ‘돈 없는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떼인 세입자가 수천명에 달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대구 서구)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들어 지난 8월까지 전세금을 떼먹은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3건 이상 대위변제한 사례는 129명에 달했다. 이들은 전세금을 떼먹고 심지어 연락도 두절됐다.

총 2160건의 전세금이 미반환됐고 금액으론 4284억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16.7건, 33억2000만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않은 전세금이 가장 많은 사람은 금액이 총 570억2000만원에 달했다.

피해자는 총 2160명으로 1459명(67.6%)이 20·30세대로 나타났다. HUG는 올 8월부터 주택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는데 이 같은 통계는 임대사업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전세사기 피해는 서울 외곽이나 경기 일대 신도시, 지방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서 더욱 발생하기 쉽다. 이번 조사에서 빌라 전세사기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도 서울 강서구 화곡동으로 나타나 피해 사례가 498건에 달했다. 전체 피해 건수의 23.1%다.



갭투자자 ‘공실 리스크’ 커졌다


‘전세 부실’이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그동안 부동산 경기를 지탱하던 아파트 매매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신고 건수는 지난 8월 4178건에서 9월 2034건으로 급감한 데 이어 10월 들어 17일 기준 276건을 기록했다.

현행 부동산 거래 신고기한이 계약일 후 30일 이내인 점을 고려해도 추세적인 감소현상이 뚜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어서 매매거래 위축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갭투자한 집주인의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갭투자는 집값 상승 시기에 매매 시세차익을 노리고 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무리한 빚을 낸 경우 연쇄 부실이 우려된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리포트에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에 한도가 절반으로 줄고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한 달 새 0.4%포인트 상승했다”며 “전세 매물이 늘어났음에도 규제와 높은 전셋값의 영향으로 월세 전환 여력이 없는 갭투자자 집주인은 역전세난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세금 일부를 반환해 월세 전환할 능력이 없는 갭투자자가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한 것이다. 그는 “역전세난 시 공실이 증가하면 다주택자가 금융비용을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역전세난의 원인이 되는 전셋값 하락 현상도 나타났다. 2016년 입주한 3658가구의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84㎡(전용면적) 전세 실거래가가 ▲8월 10억5000만원(26층) 9억4000만원(28층) ▲9월 9억8000만원(11층) 8억원(31층) ▲10월 6억6150만원(34층) 등으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면적 전세 호가는 여전히 9억~11억원에 형성돼있다.

서울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전세만기 후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집주인 입장에서 무리하게 높은 전셋값을 유지하다 보니 새 세입자를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고 설득해도 대출이자와 세금 부담이 커져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노향 기자 me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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