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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청년들 10명 중 7명 '주거권 문맹'
임대차보호법 등 기본지식 깜깜.. 말만 믿었다 사기당하기 일쑤
등기부등본-건축물대장 확인하고 반드시 집주인 계좌로 입금을
"정부가 권리 교육 적극 나서야"

[동아일보] 2030 청년들 10명 중 7명 ‘주거권 문맹’
임대차보호법 등 기본지식 깜깜… 말만 믿었다 사기당하기 일쑤
등기부등본-건축물대장 확인하고 반드시 집주인 계좌로 입금을
“정부가 권리 교육 적극 나서야”

《 자취방의 치솟는 월세에 시달리는 2030세대가 ‘주거 문맹(文盲)’이어서 더욱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자어가 많이 들어간 부동산 계약 용어나 법적, 관행적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 것. 피해를 보고도 마땅히 하소연할 곳을 찾지 못해 끙끙 속앓이만 하는 일도 많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 교육기관 등이 피해 방지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취업준비생 K 씨(27)는 월세 보증금 3000만 원을 어이없게 날린 생각만 하면 요즘 화가 치민다. 부동산 직거래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건물주인’과 2015년 계약했는데 올해 5월 갑자기 진짜 건물주가 나타나더니 “임대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으니 방을 빼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K 씨와 계약했던 사람은 집주인이 아니라 건물 한 층을 통째로 빌린 뒤 K 씨 같은 20, 30대 청년 20여 명에게 다시 세를 놓은 전대인(轉貸人)이었음을 뒤늦게 알았다. K 씨는 “실제 건물주가 계약에 참여하지 않아서 임대차보호법도 적용받지 못했다. 같은 건물 피해자들이 떼인 돈이 수억 원에 이른다. 등기부등본만 떼어봤어도 속지 않았을 텐데…”라며 고개를 떨궜다.

K 씨처럼 기본적인 임대차계약법이나 임차인으로서의 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른바 ‘주거 문맹(文盲)’인 2030세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각종 임대차 사기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이나 피해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2030의 상당수, 주거 문맹

15일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민달팽이 유니온’에 따르면 최근 2030세대 1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약 70%가 임대차 계약을 할 때 법적 관행적 내용이나 용어를 제대로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솔아 민달팽이 유니온 상담사는 “이 때문에 기본적인 지식만 있으면 예방할 수 있는 임대차 계약 피해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 ‘다방’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스테이션3’의 임규형 팀장은 “집을 구하는 청년들은 임대차 계약에 관한 기본지식도 없으면서 되도록 빨리 집을 구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 임대차 사기 피해에 더 쉽게 노출된다”고 귀띔했다. 이 업체의 주거상담 프로그램인 다방케어센터엔 하루 평균 20명 정도가 찾아오는데 이 중 상당수가 임차인과 임대인의 차이도 모른다는 것이다.

○ 청년 주거정책의 개선 필요

전문가들은 방을 구하기 전에 확인해야 할 내용들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해 두라고 조언한다. 계약 전에는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을 통해 계약서상 임대인과 소유주가 일치하는지, 집을 담보로 한 대출금액이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신청이 가능한지도 따져야 임대차보호법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계약서는 가급적 공인중개사와 함께 작성하고 계약금은 반드시 등기부등본상 집주인 이름으로 된 통장으로 입금해야 한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거 문맹인 청년들을 무지하다고 탓하기에 앞서 북미와 유럽의 선진국처럼 정부나 각종 교육기관이 주거 상담소를 운영하고, 관련 교육 콘텐츠를 널리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임대차계약법과 같은 주거권 교육을 하고 있고 미국의 대부분 대학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과정에 이런 교육을 포함하고 있다.

임경지 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은 “임대차 사기 피해를 당한 2030세대 대부분은 대응 방법을 모르거나 법적 절차가 부담스러워 그냥 참는 경우가 많다”며 “지방자치단체는 피해 상담센터를 열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행정적 법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이정윤 인턴기자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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