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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월급은 그대로인데 짜장면 값이 많이 올랐다."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편의점과 김밥집 소득이 줄었다."
신문과 방송을 보면 서민들 삶이 팍팍해졌다고 걱정을 참 많이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이 의식주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동산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자들 걱정을 더 많이 합니다. 모든 걸 정부 탓으로 몰아갑니다. 

몇몇 기사 제목을 볼까요?

◆ “분양가 통제, 잦은 청약제도, 징벌적 시장 규제…인위적 시장개입의 비극”
분양가를 통제해야 그나마 서민들이 싸게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 주변 아파트값이 들썩이지 않는 등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도 있습니다. 청약제도 변경도 무주택자 비중을 높이는 등 집없는 서민을 위해서 변경된 겁니다. 이걸 ‘인위적인 시장개입의 비극’이라고 비판합니다. 집값이 너무 올라 아우성이 커지면 “정부가 손놓고 있다”고 비난할지도 모릅니다.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정말 ‘비극’입니다.

◆ “분양가 통제로 로또 아파트 양산…청약 시장 과열”
다시 말씀드리지만 분양가 통제로 무주택 서민이 그나마 시세보다 싸게 집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청약시장에 사람이 몰리는 겁니다. 무주택 서민이 많다는 얘기고 그만큼 열기가 뜨거워져도 괜찮은 것 아닌가요? (물론,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이 몰리는 부작용으로도 볼 수 있지만, 분양가가 너무 높아 서민들의 내집마련 장벽 자체가 높은 것 보다는 낫지 않나요?) 이같은 현상을 두고 어떤 기자는 이걸 ‘과열’이라고 하고 어떤 기자는 ‘훈풍’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너무 오른 공시가격에 세금폭탄”…“서울아파트 '보유세 폭탄' 결국 터졌다“
연초에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공개된 이후부터 많은 언론들의 단골 레퍼토리였습니다. 지난 주 아파트 공시가격이 나온 후에도 달라진 게 없네요.
정확히 표현하면 그동안 덜 냈던 세금을 이제 제대로 내게 하자는 게 이번 공시가격 인상의 취지입니다. 아파트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68%인데 반해 단독주택은 53%에 불과합니다. 아파트 주인은 자기 집의 68%에 해당되는 가치에 대해 세금을 내는데 반해 단독주택 집주인은 절반치만 냈던 겁니다. 오히려 아파트와의 균형을 맞추려면 단독주택에 대해, 지금보다 15%포인트 이상 시세반영률을 올려 집주인들이 세금을 더 내게 해야 합니다. 
또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8%나(한국감정원 기준) 올랐습니다. 재산이 늘었으면 그만큼 세금을 내는 건 당연한 겁니다. 국토부는 "시세와 격차가 컸던 고가 공동주택(시세 12억원 이상, 전체 2.1%) 중심으로 형평성을 제고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상위 2% 주택에 대해서만 공시가격을 크게 올렸다는 겁니다. 

◆“세 부담 10배 이상 늘어나는 소유자 속출”
일단 보유세는 작년에 냈던 것에 비해 1.5배 이상 늘어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10배 이상 오른다는 건 모두 합쳐 시세 20억원치의 주택을 몇 채 갖고 있는 다주택자의 4년 후 사례입니다. ('4년 후'가 아니라 '10년 후'로 조작해버리면 아마 100배 이상 세금이 늘어날 겁니다.) 보통 다른 기사들이 올해 낼 세금 증가분만 계산하는데 반해 아주 특이한 기사였습니다. 제목만 보고 기사를 자세히 안 보면 오해하기 쉽습니다.
(사실 보유세가 전년도 1.5배만 오르게 해 놓은 것도 문제입니다. 월급이 두 배 오르면 세금은 두 배 이상 떼 가는데 집값은 아무리 많이 올라도 1.5배만 내면 됩니다.)

◆‘관치' 논란 공시지가, 정부 사전개입 막는다…“공시가 40% 오를때 보유세 50% 뛰기도…세금만 뜯긴다"
“집값은 40%만 올랐는데 세금은 50%가 오르다니?” 세금을 더 많이 떼가는 것 같지만 우리나라가 채택한 세금체계가 누진제라 그렇습니다. 연봉이 높을수록 떼어가는 돈이 많은 것과 비슷한 겁니다. 특히나 다주택자는 "집으로 투기 말라"는 정부 기조에 따라 세금을 더 내야 합니다.
또 상승률이 아닌 실제 오른 부동산가치와 내야할 세금을 비교하면 헛웃음이 나옵니다. 한 기사에서 공시지가가 12억원에서 24억원으로 오른 사례를 들었습니다. 12억원이나 재산이 늘었는데 세금은 재산세, 종부세 합쳐 136만원 늘어났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0.001%입니다. 참 '행복한' 고민입니다.

“현금 부자들만 미분양 미계약 로또 아파트를 사들인다“
최근 들어 “미분양, 미계약된 아파트를 현금 부자만 사간다“고 난리입니다. 서민은 대출 규제에 막혀 못 산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들 대부분이 10억원대입니다. ”3억원 가진 서민이 대출을 못 받아 이 집을 못산다”는 기사도 있습니다. 7억원 대출 받아야 살 수 있는 건데 이게 정상인 걸까요? 마치 ‘아반떼’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대출로 벤츠를 살 수 있는데 정부 규제 때문에 못 사 안타깝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에선  “가계빚이 폭증하고 있다”고 걱정합니다.

◆ 전세값 하락으로 '깡통전세’ 비상
전세값이 떨어져 집주인들이 제때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목소리가 최근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소위 ‘전세 난민’ 등 전세 구하기 어려운 서민들 얘기는 별로 없습니다. 보증금을 못 내주면 아예 세입자에게 집을 팔든가 다른 사람에게 팔아 받은 돈으로 보증금을 내주면 됩니다. 집주인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겠지만, 가진 재산이라곤 보증금 밖에 없는 세입자가 더 억울한 처지에 있습니다.
이른바 ‘갭투자’에서 이런 사례가 많은데 투자든 투기든 자기가 책임지는 겁니다.

◆ '거래 절벽' 강남의 비명…3월 아파트 거래 90% 이상 급감
지금 아파트 거래가 안되는 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라 못 사거나 더 싸게 내놓지 않아서 안 사는 겁니다. 집값이 하락하고 있으니 더 떨어질 것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거죠. 
이같은 시장 흐름을 두고 "규제 완화 없이 출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표현한 기사도 있습니다. 양도세를 줄여주면 집주인들이 집을 내다팔거란 겁니다. 살 사람들은 가격이 낮아지길 원하는데 말입니다.
"인위적으로 가격을 누르는 정책 탓에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인위적으로 "세금은 줄여주라"고 합니다. '쓴 건 뱉고 단 것만 삼키겠다'는 것 같습니다. 

저와 친분이 있는 한 경제지 기자는 최근 이런 톤의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궁금해서 본인은 어떻게 사는지 물어봤습니다. "한달 60만원 원룸에 살고 전세대출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왜 기사톤이 그런지 물어보니 위에서(데스크와 선배) 본 시각에 맞춰 사례만 찾는다고 합니다. 자기도 “왜 내가 수십억 원 가진 부자들 걱정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이 진짜 걱정해야 할 건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입니다. 분양이든 임대든 되도록 적은 비용으로 서민들이 안정적으로 살 공간 말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크게 오른 서울 집값 문제, 서민의 주거 안정에 정부가 제 역할을 다 했는지도 들여다봐야 합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기사와 리포트가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 www.SBSCN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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