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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철 세입자 현장 목소리
시중은행 전세대출 조이자
수도권 곳곳 전세난에 '발동동'
대출 못받아 계약금 날리기도
집주인, 대기 세입자 잡거나
전세보증금 줄여 반전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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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이 나올 줄 알고 계약했는데 전세대출이 안 나온대요. 집주인이 저희 때문에 다음 세입자를 못 구했다고 계약금도 안 주겠다네요. 힘들게 모은 목돈은 날리고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습니다."

경기도 동탄에서 전셋집을 알아보던 주부 김 모씨는 이달 초 은행에서 전세대출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고 어쩔 수 없이 전세계약을 파기했다.

김씨는 "전세대출이 안 나오는데 무슨 수로 수억 원 하는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면서 "2금융권도 알아보라지만 이율이 너무 높아 엄두가 안 난다. 어쩔 수 없이 월세살이를 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이어 김씨는 "정부가 집값은 다 올려놓고 이제 와서, 그것도 이사철에 이렇게 전세대출마저 막아버리니 서민들은 살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은행들의 대출 축소 여파가 가을 이사철을 맞은 임대차 시장을 흔들고 있다. 정부가 은행에 가계대출을 줄이라고 압박하면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집단대출을 비롯해 전세대출까지 조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을철 이사를 준비하던 실수요자들은 대출 불가 '날벼락'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출이 나올 줄 알고 전세계약을 했다가 계약금을 날리고 파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일부는 전세 보증금을 구하지 못해 반강제적으로 '월세살이'로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민 주거 안정의 일환으로 정부가 지원해주는 전세대출 축소는 결과적으로 실수요자들 주거 비용을 높여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해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전세 놓고 있는 임 모씨는 최근 두 번이나 계약이 파기되는 일을 겪었다. 임씨는 "전세가 귀하다 보니 세입자는 금방 구해지는데 하나같이 대출이 안 나온다며 계약을 취소했다"면서 "이제부터는 계약 파기를 대비해 '대기자'들도 받아달라고 중개사한테 부탁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세대출이 어려워지자 요즘 전세계약을 할 때 '전세대출이 안 되면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는 특약을 넣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세입자들이 전세대출이 나올 줄 알고 계약금을 보냈다가 대출이 안 나와서 계약을 파기하고 계약금을 날리는 사례가 많아지면서다.

경기도 수원에서 전셋집을 알아보는 이 모씨는 "대출 불가 시 계약 파기 조건 특약을 받아주는 매물만 찾고 있다.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기다리는 시간과 기회비용을 낭비한 셈이라고 특약을 안 받아주려고 해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현재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등 1금융권 일부 은행만 전세대출을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 대기 수요자들은 이러한 대출 축소가 은행권 전체로 번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올해보다 더 조여 4%대 증가율로 막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말보다는 연초가 대출받기 용이한 환경이지만, 정부가 가계부채를 타이트하게 조이는 만큼 내년 상황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전세 만기를 앞둔 직장인 양 모씨는 "은행에서 내년 상황은 내년이 돼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불안해서 미리 신용대출을 받아놨다"며 "1금융권 대출이 막힐 것을 감안해 2금융권과 외국계 은행 쪽 대출 상담도 미리 받아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일부 임대인들은 전세계약이 잇달아 파기되자 급한 마음에 전세 보증금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일부 사례일 뿐 대부분은 전세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추가하는 '반전세'로 돌리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워낙 전세도, 월세도 매물이 귀하다 보니 집주인들이 굳이 가격을 내릴 필요를 못 느낀다. 전세 보증금이 부족한 사람들은 월세를 더 내고서라도 반전세로 들어오니 반전세가 늘고 있다"고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1일 전월세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시행 후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비중은 법 시행 전 28%에서 법 시행 후 35%로 크게 늘었다. 이렇게 월세가 늘고 있는데 전세대출마저 막힌 서민들은 더욱더 월세살이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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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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