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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 후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통보 가능
통지 3개월 뒤 임차인, 중개보수 부담없이 퇴거
일부 임대인 "불합리..보증금 안주면 그만"
임대사업자는 1년내 해지면 임대료 인상 손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임대차계약을 연장하는 경우 세입자는 언제든 계약을 중도해지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집주인과 세입자간 갈등이 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약자인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지만 일부 임대인 입장에선 손해가 생길 수밖에 없고, 세입자들도 현실적으로 권리를 챙기기가 쉽지는 않아 앞으로도 분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전·월세 계약을 연장한 경우 세입자는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통지 후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 원래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묵시적 갱신에만 적용되던 규정이 지난해 임대차법 개정으로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계약에까지 확대된 것이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의 전셋값 급등으로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고, 해당 규정도 점차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간 새로운 갈등 촉매제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이 규정을 사용하면 임차인은 사정이 생겨 이사를 나가야할 때 집주인에게 3개월 전에만 통보하면 다음 세입자를 구하기 위한 공인중개사 중개보수 등을 전혀 부담하지 않고 보증금을 돌려받아 나갈 수 있다.

일반 임대차 계약은 임차인이 중도에 나가려면 중개보수나 손해배상 등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 부담이 사라지는 것이다. 실제 국토부가 최근 발간한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집 사례를 살펴보면 세입자가 전세계약 중도해지를 통보해 발생한 분쟁에서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손해배상 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임대인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해당 규정을 두고 ‘지나친 임차인 보호’라는 반발이 나온다. 한 집주인은 "임차인이 계약기간을 못채워 나가는데도 중개보수까지 임대인이 져야 한다는 것은 너무하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일반 임대인은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서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리면 되지만 임대료 인상이 제한되는 등록임대사업자는 손해가 더욱 크다.

등록임대사업자는 임대차계약을 맺은 뒤 1년이 지나지 않으면 세입자가 바뀌더라도 임대료를 올릴 수 없다. 이 때문에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계약을 연장한 지 1년도 안 돼 해지를 통보할 경우 중개보수를 전액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 새 세입자를 받아 2년이 지날 때까지 최대 1년간 임대료 인상 기간이 늦춰지게 된다.

그렇다보니 일부 임대사업자들은 "계약기간 1년이 지나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버티는 경우도 생긴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A세입자는 "급한 사정이 생겨 최근 해당 규정에 따라 해지를 통보했으나 집주인이 소송을 가더라도 보증금을 못준다고 버텨 속이 타들어간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방법으로 임차인의 계약해지를 방해하는 경우 딱히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임차인은 보증금을 받기 위해 분쟁조정위나 소송으로 가야 하는데 분쟁조정은 사실상 효력이 없고 소송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상대적으로 임대인에게 유리하다.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 경우에서 임차인이 해지를 통보하고 3개월이 지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보증금과 지연 이자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임차인이 보증금을 늦게 돌려받아 매매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등 다른 손해가 생겼을 때는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어려워 손해배상 받기가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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