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서비스

금융

부동산 메뉴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는 철거도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조물이 안전하지 않은 데다, 국내에서 이 정도 초고층 빌딩을 철거한 사례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1994년 11월 20일 발파공법으로 폭파해체되고 있는 남산외인아파트의 모습. /한국정책방송원 e영상역사관
1994년 11월 20일 발파공법으로 폭파해체되고 있는 남산외인아파트의 모습. /한국정책방송원 e영상역사관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화정아이파크는 철거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건축물을 철거하는 공법은 폭약을 이용하는 발파공법과 중장비를 이용한 기계식 공법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발파공법은 기둥, 보, 벽과 같이 건물을 지탱하는 구조물을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해 파괴시켜 건물을 주저앉히는 방식이다. 폭약으로 지지물을 없애 건물이 중력에 의해 스스로 붕괴하도록 한다. 1994년 남산외인아파트(17층)와 여의도 라이프빌딩(17층), 2011년 인천 루원시티 상아아파트(15층), 2018년 한국가스공사 분당사옥(8층) 등이 발파공법으로 철거됐다.

발파공법은 소음, 진동과 같은 공해가 크지만 철거 시간이 적게 소요돼 경제적이다. 그런데 화정아이파크는 최고 39층의 초고층 건물로, 발파공법으로 해체된 국내 여러 건물 사례들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다. 인근 건물에 큰 진동을 주며 예기치 못한 피해를 야기하거나 자칫 옆으로 기울면서 쓰러지면 추가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화정아이파크1단지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이마트와 각각 도로를 하나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입지다. 화정아이파크2단지에서 반경 100m 거리엔 도나우프리아파트, 해광샹그릴라센트럴337아파트, 유탑유블레스 오피스텔 등이 있다.

인천 상아아파트를 발파공법으로 철거한 경험이 있는 김효진 LH토지주택연구원 건설기술연구실 실장은 “2001년 9·11 테러로 무너진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빌딩도 비행기가 들이받은 구간에 화재가 발생하며 고열로 철골이 녹아 수직 붕괴한 일종의 발파공법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건물이 제대로 설계됐으면 발파공법으로 초고층 빌딩을 수직 붕괴시키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다. 중력으로 무너뜨리는 원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화정아이파크는 공사 도중 붕괴할 정도라면 구조안전성이 담보돼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구조안전성이 불안한 초고층건물을 발파공법으로 철거하긴 쉽지 않을테고, 붕괴될 때 진동이 주변 다른 아파트들에 미칠 영향도 면밀하게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거 전문 국내 한 중소건설사 대표도 “발파공법이 가장 빠르게 해체할 방법이지만, 화정아이파크는 주변이 주거지라 발파공법 적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2019년 8월 크러셔 공법으로 철거가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모습. /조선DB
2019년 8월 크러셔 공법으로 철거가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모습. /조선DB

화정아이파크는 결국 중장비를 이용한 기계식 공법으로 철거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기계식 공법은 ▲집게 모양의 유압기로 하나씩 쪼아 눌러 부수는 크러셔(압쇄기) 공법 ▲두부 모를 자르듯 건물을 하나씩 잘라낸 뒤 들어서 내려놓는 절단공법(커팅) 등으로 나뉜다.

크러셔 공법은 초고층 건물 철거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이다. 크레인이 건물 옥상에 압쇄기 장비를 운반하고, 압쇄기가 옥상부터 한 층씩 내려오며 철거하는 공법이다. 서울 여의도 옛 전경련회관(20층),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15층) 등 다수 건물이 크러셔 공법으로 철거됐다. 그러나 화정아이파크는 외벽이 붕괴할 만큼 구조적 안정성이 떨어져, 압쇄기 장비가 옥상에서 철거작업을 할 때 하중을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실장은 “장비를 옥상으로 올려 최고층부터 해체하는 방법인데, 이 공법 역시 건물의 구조안전성이 담보돼야 한다”면서 “화정아이파크는 건물이 압쇄기 장비의 하중을 버티지 못해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국내 한 건설현장에서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공법으로 교량이 해체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국내 한 건설현장에서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공법으로 교량이 해체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즉 화정아이파크 철거에는 절단 공법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와이어인 ‘다이아몬드 와이어쏘(Diamond Wire Saw)’ 등 여러 절단기를 이용해 구조물을 두부 모를 잘라내듯 철거하는 방식이다. 정교한 절단이 가능하지만, 철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서울 아현고가도로, 서울 서대문구 유진상가(4~5층) 등이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공법으로 철거됐다.

김 실장은 “절단하며 철거하는 시간이 꽤 걸릴 테지만, 최소한 붕괴가 발생한 구간(24층 이상)은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등 절단공법으로 철거해야 한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철거 전문 국내 한 중소건설사 대표도 “무너진 층은 추가 붕괴 우려가 있는 만큼 장비를 올리는 게 위험할 것 같다”면서 “최소한 무너진 층은 다이아몬드 와이어쏘 공법으로 절단하고, 1~23층은 구조안전성 검토를 거쳐 크러셔 공법으로 철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오늘의 주요뉴스

더보기

    부동산 이슈보기

    베스트토론

    더보기

      부동산 토론 이슈보기

      서비스 이용정보

      Daum부동산은 제휴 부동산정보업체가 제공하는 매물 정보와 기타 부동산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제휴 업체의 매물 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 및 이와 관련한 거래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사 또는
      글쓴이에 있으며, Kakao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opyright © Kakao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