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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첫 규제 완화 정책으로 '분양가 상한제' 폐지 기대
조합원 이주비 등 가산비 항목 미세조정에 그칠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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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3일 새 정부의 첫 부동산 정책으로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을 다음 달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번에 없애기에는 부작용이 커서 신중하게 접근하되 지나치게 경직되게 운영되지 않고 시장 움직임과 연동되도록 개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의 기대와 달리 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는 폐지가 아닌 미세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주택시장 과열이 심각해지자 2017년 '8·2 부동산 대책'에서 민간 택지에 대한 분양가 통제 카드를 꺼냈습니다. 2019년 '12·16 대책'에서 집값 상승 선도지역과 정비사업 이슈 지역으로 꼽은 서울 강남 등 13개 구와 경기 3개 시(하남·광명·과천) 322개 동을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도입으로 시세 대비 일정 수준 이하로 분양가를 제한해 왔습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공사비), 가산비로 구성됩니다. 업계에서는 가산비 항목을 현실화하는 것을 유력한 개편 방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합원 이주비와 조합 사업비 금융이자 영업보상, 명도소송 비용을 가산비로 인정해주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올들어 공사비가 20% 가까이 뛴 만큼 가산비 항목 개선이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미세 조정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과 민간사업의 공급 확대책으로 부족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여전히 시세와 차이가 큰 데다 공사비 충당에도 모자랄 수 있어서입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인상, 정비사업 갈등 확산 등으로 분양가 상한제 제도를 폐기하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습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토지를 수용해서 민간에 공급하는 공공택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데 큰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민간택지는 좀 다릅니다. 사유 재산에 대한 침해 문제가 우선 제기될 수 있습니다. 또 정비사업 등에서 택지비 조성원가를 평가하는데 애로사항이 적지 않습니다. 공시가격에 바탕을 둔 감정평가를 하는데 실제 주변 실거래가에 비해 크게 적은 게 사실입니다. 제한된 건축비로 인해 품질 차별화와 고급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입니다.

최근 수도권 가격은 약보합세를 보이는 등 다소 진정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등 긴축 공포와 경기 침체 우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1년)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매물이 늘고 거래는 뜸한 상황입니다.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는 데다 금융 규제도 여전해 일시적 냉각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규제 완화는 활황기 때는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에 준하는 수준에서 검토해봄 직합니다. 서울에서 정비 사업지들이 이런저런 문제가 많아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다고 해도 한꺼번에 봇물 터지듯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 가격이 높아질 경우 수요자가 외면할 수도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인수위 때부터 시장 불안을 이유로 규제 완화에 대해 뒷짐을 지는 분위기입니다. 정부 초기 국민에게 정책의 방향성을 설명하면서 규제를 풀어나가면 일부 시장 불안 요인이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습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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