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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조치 이후 투자 수요가 규제를 피해 경매시장으로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경·공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의 '2025년 3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97.5%다. 이는 전월(91.8%) 대비 5.7%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2022년 6월(110.0%) 이후 약 2년 9개월 만의 최고치다.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재지정하고 확대했다. 이에 따라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고가 낙찰 사례가 잇따랐고 평균 낙찰가율 상승을 이끌었다.

토허제에서 아파트를 경매로 낙찰받은 경우 실거주 의무와 같은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실제 지난달 31일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131㎡ 물건이 31억 764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감정가보다 6억 원 이상, 매매 최고가(28억 7500만 원)보다도 약 3억 원 높은 가격이다.

경쟁도 치열해졌다.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10.6명으로, 전월(8.9명)보다 1.7명 늘었다. 이는 2021년 2월(11.7명) 이후 약 3년 만의 최고치다.

반면 서울의 경매 진행건수는 172건으로 전월(253건)보다 약 32% 줄었다. 이는 토지거래허가 해제 후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채무 상환 또는 경매 유예 사례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낙찰률은 41.9%로 전월(42.7%) 대비 소폭 하락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정책 변화에 따라 경매시장이 단기적으로 수요의 대체 통로 역할을 하면서 낙찰가율이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 지속 여부에 따라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5.1%로 전월(84.7%)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며, 평균 응찰자 수는 8.3명으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