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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상황에 맞게 전세나 내집마련을 설계하라
예전에 같은 변호사사무소에서 일하는 부하 직원과 어느 날 술 한잔을 했다.
당시 27살이었던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전공(무역학과)과 관련 있는 직종에 취업을 하기 위해 팔방으로 뛰어다녔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그러던 중 큰아버지의 권유로 회사에 취업하는 것을 포기하고, 큰아버지 친구가 운영하는 변호사사무실에 오게 되었고 나의 직속 부하직원이 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다. 누구보다 성실했던 그는 남들보다 항상 일찍 출근해서 청소를 했고,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한 뒤에는 모든 뒷정리를 다 하고 퇴근했다.

같이 호흡을 맞춘지 서너 달이 되었을 쯤, 그는 나에게 고민거리가 있다며 상담 요청을 했고 술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조만간 결혼을 할 것 같다고 운을 띄운 뒤 집 문제로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금은 1천만원, 아버지가 2천만원을 결혼 자금으로 지원해 주시기로 해서 총 3천만원을 준비했는데 이 자금으로는 전세 얻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전세를 알아보기 위해 돌아다니던 중 전세 9천만원 하는 비교적 깨끗한 24평 아파트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과연 6천만원이라는 빚을 내면서 전세로 들어가는 것이 맞는지 도저히 결정을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나는 빚을 얻으면서까지 전세로 들어가는 것을 반대했다. 가장 큰 이유는 부부의 월 수입이 180만원이어서 소득 대비 이자 부담이 너무 컸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2년 후 전세 값이 상승한다면 저축해 놓은 자금이 많지 않아 또 다시 전세대출을 해야 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조언을 했다. 서울에도 반지하방을 4천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지역이 많으며, 전세 수요가 풍부해 매매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나중에 매도 시점에는 은행에 저축한 것보다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빌라도 많다고 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소액 투자를 하다 보니 소액 물건을 많이 임장(현장답사)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현장에서 얻은 지역의 정보와 조언을 원하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주었다.

신혼생활이니만큼 좋고 넓은 아파트에서 첫 시작을 하고 싶겠지만 한 살이라도 어리고 아이가 없었을 때 열심히 돈을 벌고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그 때 더 좋고 넓은 집으로 이사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결정을 위해서는 여자친구의 동의와 양가의 이해가 반드시 있어야 가능하다.

며칠을 고민하던 그는 여자친구를 어렵게 설득하고 필자가 알려 준 양천구 지역에서 급매를 알아보고 경매물건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10일 정도 지났을까? 방 2개인 16평 지하 빌라가 그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낙찰 받기 위해 3--4번 현장답사를 갔다 온 후 필자와 상의했다. 시세는 3천 8백 -- 4천 사이, 주변에 학군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어 전세는 활발하지만 매매는 많지 않은 지역이었다.

그 외 교통은 문안했으나 편의시설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건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입찰 할 집은 도배와 장판 등만 다시 하면 될 정도로 비교적 깨끗했었다. 방 구조가 좋지 않은 것이 살짝 아쉬웠지만 그 정도는 문제되지 않았다. 임차인이 있었으나 임차보증금을 전액 모두 배당을 받아가는 임차인이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실제 명도할 때 임차인이 이사비로 100만원 요구 했으나 협의 끝에 30만원에 명도를 했다).

4명이 입찰해 그가 2천 7백여만원에 낙찰을 받았고, 세금 및 부대비용으로 2백여만원이 들었다. 그 이후 가전제품 등 결혼 준비로 들어간 비용이 총 4백만원 들었다고 하니 총 3천 3백만으로 새로운 가정의 보금자리를 만든 것이었다.

그 이후 이 집은 재개발 지역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 인근지역에 위치하면서 가격이 덩달아 상승해 실제 작년 초 매도할 때 9천 3백만원에 매도를 했으며, 1가구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해 초기 자금의 3배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현재는 2천만원 대출을 더 빌려 23평짜리 1층 빌라로 이사해서 살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입지와 환경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사는 것을 희망한다. 다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처음부터 무리한 대출을 일으키기 보다는 상황에 맞게 작은 평수에서부터 시작해 조금씩 늘려가면서 자신의 목표에 한걸음씩 다가서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계획성 있게 대출을 받는 것은 재테크의 활용 측면에서 바람직하나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다면 그것은 전세대출이든 주택담보대출이든 삶 자체를 피폐하기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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