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노래는 없고 장단만 친다.-
요즘 사랑에도 금도끼와 은도끼, 쇠도끼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금도끼는 한 번만 찍어도 넘어가고, 은도끼는 열 번을 찍어야 넘어가고, 쇠도끼는 아무리 찍어도 안 넘어가는 도끼라고 하더군요. 금도끼는 인품도 좋고 돈도 있고, 평생 보장된 직장이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에 “도끼도 도끼 나름”이라는 말로 응수를 하는데 그렇다면 지나 4년 동안 수없이 쏟아낸 부동산활성화대책은 은도끼일까요, 쇠도끼일까요? 설사 쇠도끼라고 해도 지금쯤 무슨 기별이 올 때가 됐는데 까딱없으니 말입니다.
국민들이나 중개업소에서는 이제 부동산대책이 나온다고 하면 두렵다고 하더군요. 손댈수록 시장은 자꾸 작아지기 때문에 나와도 걱정, 안 나와도 걱정이라는 것입니다. 상처는 손댈수록 덧나게 되고, 구멍은 손댈수록 커지는 게 일반적인 경험칙이거늘 왜 부동산시장만은 손댈수록 작아질까요?
물론, 부동산시장에 회오리바람이 일어나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람에게 바람이 일어나면 자식들이 눈에 보지지 아니하고, 부동산에 바람이 일어나면 무주택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인지라 사람 바람기는 부모가 무서워하고, 부동산 바람기는 정부가 무서워하는 걸 다 알고 있으니까요.
손댈수록 작아지는 이유와 헛발질을 하는 원인은 간단합니다. 2009년 9월경 부동산에 살짝 바람기가 일어나자 정부에서는 DTI규제책을 꺼내 옴짝달싹 못하도록 시장을 묶어 버렸습니다. 너무 성급했다고 봐야할까요? 그때 이후 여러 번에 걸쳐 활성화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게 대부분 쇠도끼였고, 경제여건으로 인해 매수심리가 얼어붙게 된 터에 보금자리 주택이 가세를 하게 된 때문이지요.
결국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명창은 기가 죽어 있는데 고수는 자꾸 노래를 내 놓으라고 장단을 치고 있는 형국이 아닐는지요? 아니면 산불은 무섭기 때문에 모닥불 정도로만 피어달라고 사정하지만 장작이 물에 젖어(매수심리가 얼어붙어) 불씨가 살아나지 아니하는 모양새일거고,
-건설사는 헛열매, 유주택자는 빈 봉투, 무주택자는 반 쭉정이-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건설사들이 그동안 무절제한 공급으로 일관해 왔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현재 전국의 미분양은 7만7천 가구이고, 이 중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4만 1천 가구거든요. 그게 누구의 죄일까요? 지난 4-5년 동안 신규분양이 뜸했던 지방을 보면 금방 답이 나올 겁니다.
욕심껏 분양가 매겨 큰 규모로만 지으려다 결국은 100대 건설사 중 42개 건설사가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신청을 해놓고 “뭐 마려운 강아지 울타리 뜯듯” 애를 태우고 있으니 앞일이 걱정됩니다. 살길은 하나, 살아나려면 미분양분과 입주하지 못하는 물량은 모두 거두어 공매처분을 함이 옳다고 봅니다. 팔리기 기다리고, 입주해주기 바라면서 버티게 되면 뭐가 남게 될까요? 금방 알게 될 것입니다. 손에 쥐게 될 것은 헛열매라는 사실을,
“재수 없는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은 여러분을 두고 하는 말일 것입니다. 어쩌다 대출받아 똘똘한 집 한두 채 사두었고, 곧 갈아타려고 했었으나 산이 막혀 못가고, 물이 막혀 못가고 있음이 사실 아닌가요?
지난 3년 동안 값은 내려 대출금만 남게 되었고, 내 돈은 간 곳이 없으니 앞으로 넘어져서 뒤통수 깨지는 격이 아닐는지? 옛날 투기꾼들은 다 빠져 나갔고, 투기라고는 “투”자도 모르는 자신이 원망스러울 것입니다. 팔려봤자 빈 열매뿐이겠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빚내서 전세살고 이자 꼬박꼬박 내시는 분들도 엄청 많습니다. 주택청약종합통장 1천만 명중 그래도 “나는 된다.”는 신념으로 금도끼 번쩍번쩍 갈아놓고 보금자리 기다리려하니 전세금 안 올려 줄 수 있나요? 결국 빚내서 올려 주었겠지요.
2년 후, 아니 4년 후~ 뭐가 남을까요? 반 쭉정이가 아닐는지? 이자 내고 살았으면 결국 여관에서 잠자는 식이로군요. 사람들은 부동산을 사놓으면 꼭 값이 올라야 한다는 계산속에 삽니다. 그러나 되돌려 받은 보증금 본전은 되겠지만 그동안 금융비용 계산하고, 화폐가치 떨어질 걸 계산해 보노라면 결국 반 쭉정이나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세상은 요지경인데 인걸은 간 데 없네.-
오사마 빈라덴은 죽었어도 세상은 어수선합니다. 살아 있을 때나 죽고 난 후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음이 그 사람 팔자일까요? 그 사람 죽고 나니 기름 값이 내렸고, 원자재 값도 내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낮기만 합니다. 서민들 사는 세상은 왜 더워도 춥고, 추어도 춥기만 하는지?
국내적으로는 구린내 나는 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군요. 서민들이 피처럼 아끼고 모은 돈 조직적으로 다 빼먹어버린 사람들도 있고(저축은행), 국민들이 차려놓은 밥상 밑에 숨어 있다가 맛있는 음식을 수십 억 어치 빼먹은 사람도 있고(세무공무원), 어느 창고지기(농협)는 쥐가 창고 문설주를 다 갉아 먹고 있음에도 방관하고 있다가 뒷북치는 곳도 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참, 요즘 우리나라 지도자들은 어디 갔을까요? 처음부터 두 패로 나뉘어 삐걱삐걱하던 중 한쪽 패는 밀어붙이기식으로 일하다가 촛불에 혼나기도 했었고, 다른 한쪽 패는 곁눈질만 하면서 즐기는 정치를 하고 있음이 사실이니까요. 세종시문제와 신공항문제 때 딱 두 번 입을 연 후 몸조심, 말조심을 해오고 있음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음 기회를 엿보려면 그래야 하는 것일까요?
부동산 문제만은 믿고 또 믿었던 정부~ 그 정부는 지금 4년째 부동산 값 오를까봐 떨고 있습니다. 쇠도끼보다 못한 수없는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그저 값이 하향안정세를 유지해주기를 바라는 모양입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건 거래원활인데~ 두고 보십시오. 앞으로 2년 후, 누군가는 부동산만은 확실하게 잡았다고 말 할 것입니다.
하지만 권력은 10년이고 인생은 100년인데, 어찌 앞일을 알 수 있겠는지요? 쌓이고 쌓였던 저수지 물은 한꺼번에 터지는 걸 봤습니다. 또 오동나무는 봄이 와도 꿈쩍 않고 있다가 5월에 접어들어야 겨우 조금씩 움을 트게 되고, 7-8월이 돼야 다른 나무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크고 푸른 잎을 너울거리지 않던가요? 봉(鳳)은 그 오동나무에 깃을 틉니다. 신부는 그 오동나무 장롱에 옷을 담고,
5월이 짙어 갑니다. 경기회복이 빠르게 일어나고 원화 값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외국인들이 서울에 부동산투자를 하고 있음이 묘합니다. 이젠 많은 식구들을 거느린 건설사도 살아야 합니다. 유주택자들도 살아야 하고, 무주택자들도 살아야 합니다. 요즘 정계도 진통을 앓고 있군요. 불쌍한 서민들 따습게 보듬고 갈 임자 어디 없소?